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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현지조사-확인' 통합, 불가능한 것일까?
건보법상 근거 없어 사실상 폐지 가능 vs 공단 운영목적에 부합하는 제도로 적법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17-01-12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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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지난해 안산 비뇨기과 개원의에 이어 강릉 비뇨기과 개원의까지 유명을 달리하면서, 최근 의료계에서는 '현지확인'과 '현지조사' 제도에 대한 문제점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시행하는 현지확인이라는 제도자체가 법적근거가 없기 때문에 이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해 건보공단의 현지조사를 앞둔 한 비뇨기과의 의사가 새해가 되기 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의료계는 이를 두고 현지확인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건보공단 측에서는 이 같은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지만, 개원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전혀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지방에서 의원을 운영 중인 A씨는 "평소대로 진료를 보다가 갑자기 공단 직원의 전화를 받게 되면 상당히 당혹스럽다"며 "실제 작년에 전화를 받고 당혹스러워서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친한 후배를 찾아가 조언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그저 동네주민들을 치료해오던 의사들은 해당 제도에 대해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공단 직원들이 요청하는 자료를 다 준비해서 줄 수밖에 없고, 현지확인 후 결과 통보나 정부의 현지조사까지의 대기 기간이 길기 때문에 그 사이에 압박감과 불안감도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개원의 B씨는 "올해 있을 기획재정부의 보건의료 공공기관의 기능조정이 공단의 과잉 현지확인을 만들어낸 것"이라며 "방만한 인력, 특히 전국 지사에 많은 직원들에게 '실적'의 압박을 주면서, 고스란히 의사들이 그 피해를 모두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재부에서는 공공기관들의 중복 업무나 재정 누수 등을 없애고, 업무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 '기능조정'을 시행 중이며, 올해 건보공단과 심평원이 그 대상이어서 각각 기관들이 재정 효율화와 업무 강화에 몰두하는 상황이라는 것.
 

이어 B씨는 "대부분 현지확인을 통해 적발되는 사례를 보면 건강보험 급여기준 등 제도 변화를 숙지하지 못해 발생한 청구거나, 의료진 및 행정직원 등의 착오나 실수 등"이라며 "정작 공단 직원들이 잡아내야 하는 '사무장병원'은 수법이 날로 교묘히 발전하고 있어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고 꼬집었다.
 
즉 '사무장병원'의 급속한 팽창을 막지 못해 건강보험의 엄청난 재정 누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사소한 실수나 소소한 부분들을 잡아내고 있는 데 혈안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개원가에서는 공단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의아해하고 있다. 과연 진료기록부 등을 보고 교과서적 진료, 적정진료 여부를 공단 직원이 파악할 수 있냐는 의문이다.
 
실제 개원가 현장에서도 심평원에서 심사, 삭감, 현지조사 등을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의료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비교적 적대심이 덜한 상황이다.
 
심평원의 한 관계자는 "심사와 삭감은 의사들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때문에 심평원도 지속적으로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의사, 간호사를 관련 부서에 충원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위원회 등을 통해 의료계 이야기를 듣고 있다"면서 "사후관리라는 이름 하에 행해지는 현지확인은 공단 업무기 때문에 제대로 알 수 없지만, '전문성' 논란의 여지는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확인이 이같이 다양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동시에 현행 건보법상 건보공단의 현지확인에 대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당당하게 '철폐'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개원단체에 속해 있는 한 임원진은 "건보법을 확인해본 결과 정확하게 '현지확인', '방문조사'를 건보공단에서 시행할 근거가 없다"면서 "공단의 자료제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들이닥친 직원을 막아서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보공단 측은 건보법상 '건강보험의 재정을 운영 및 관리하는 기관'이므로, 건강보험 재정 누수 중 하나인 부당청구를 막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또 그 과정과 절차는 의료계와 합의한 '지침(SOP)'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공단은 건보법 95조에 '요양기관 등에 대해 건강보험사업을 위한 필요한 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부분과, 서울행정법원의 판례인 '부당이득 징수권의 행사를 위하여 요양기관의 부당청구 사실을 독자적인 견지에서 조사, 확인할 수 있다(2004구합1094)'를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현지확인이라는 '거름망'장치로 무분별한 현지조사를 막을 수 있어 의료계에서는 더욱 긍정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만약 현지확인 제도가 없다면,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종결될 수 있는 작은 사안들까지도 모두 현지조사를 하게 돼 의료계가 더욱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건보공단 관계자는 "현지확인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이중, 삼중이 아닌, 하나의 프로세스로 봐야 한다"고 제도의 수용을 당부했다.
 
공단은 이처럼 제도 지속성에 대해 완강한 입장이지만, 건강보험 전문가 측에서는 현지조사와의 통합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입장이다.
 
보험자 기관 직무경험이 있는 한 전문가는 "사실상 의료계에서 지속적으로 폐지에 대한 요구가 나온다면, 건보공단도 법적 근거가 명확하게 없는 한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의료계 목소리가 거세지고, 그 근거가 명확하다면 '폐지' 가능성도 있는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상황이 극으로 치닫을 땐 그만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쌓여 폭발한 것"이라며 "공단 내부에서 지나친 실적 주의와 의료계에 대한 강압적 분위기 조성 등을 금지하고, '일벌백계' 형태로의 전환 등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지금처럼 대규모의 현지확인이 아니라, 정말 주요한 사안에 대해 적발해 엄벌해 처하도록 해서 '경찰효과'를 기대해야 할 때라는 의미다.
 
새해벽두부터 극으로 치닫던 의료계와 공단의 갈등이 지난 10일 공단 이사진과 의협 임원진의 만남을 기점으로 합의문을 발표하는 등 다소 누그러진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의료계 일각에서는 더욱 날선 목소리로 '철폐'를 외치고 있어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귀추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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