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치료에 '유전체 분석' 접목, "경계할 점도 분명히 존재"

전문가들, 한계론 제기‥"기대 만큼 철저한 검토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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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암 정복을 위한 진단과 치료제 개발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정밀의료'라는 큰 패러다임을 맞이해 '유전체 분석'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도입도 이와 같은 맥락 중 하나다.
 
물론 유전체 분석은 암 치료와 진단에 있어 새로운 포문을 연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높은 기대감 대비 분명히 경계해야할 점이 있다는 신중함을 보였다.  
 
질병에 따라 개인의 유전체정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희귀유전질환`이다.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희귀유전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에 개인의 유전체를 분석하면 진단이 가능하고 동시에 치료방법을 고안할 수 있다.
 
특히 난청이나 망막세포변성증, 골이형성증과 같이 여러 가지 유전자의 다양한 돌연변이가 동일한 표현형을 보이는 경우 수백 개의 후보유전자에서 수백만 개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각 환자에서 돌연변이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 대용량 유전체분석기술이 개발된 이후 가장 먼저 적용된 임상분야가 희귀유전질환 분야이기도 하다.
 
유전체정보가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에는 `암 정밀의료`도 포함된다. 암은 DNA의 돌연변이에 의해 유발되며, 이러한 원인 돌연변이를 찾아 표적항암제로 정확하게 치료하면 난치암 환자에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암에는 원인 돌연변이가 수백 개의 유전자에서 수천 가지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만약 대용량 유전체분석기술이 적용되면 이를 동시에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이 암 정밀의료에서 유전체 정보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또한 돌연변이가 일부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경우 초정밀 유전체분석기술을 통해 0.1%까지 돌연변이 분석과 진단이 가능하다.
 
관련 학회에서 만난 S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차세대 시퀀싱 기술의 비용 절감 및 효율성 증대로 인해 암에서의 유전체 변이의 전반적인 특성이 암 종별로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과 정보는 연구를 넘어 임상적 진단과 치료 등에 이용하게 되는 시점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지금껏 유전체 정보가 표적치료에서 극적인 개선을 가져온 몇가지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치료제 분야가 유독 두드러진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imatinib)', HER-2 양성 유방암에 대한 약물인 '허셉틴(trastuzumab)', EGFR 돌연변이에 양성인 폐암치료제인 '이레사(gefitinib)'와 '타쎄바(elotinib)' 등이 그 예. 향후 이처럼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표적치료제는 더 많은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기술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 아직도 연구할 분야가 산적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대감이 높은만큼 조급함으로 인한 시행착오를 우려하는 목소리다.
  
전반적으로 유전체 분석은 임상 종양학에서 정밀 암치료의 근간이 되고, 그 길을 열어 줄 가능성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관련 학회에서는 '한계'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S교수는 "치료의 표적이 되는 유전자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다양한 성질의 암세포들의 군집 특성이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 유전체 분석에 회의론자들은 종양 샘플의 분자 분석이 종양 샘플의 다른 부분을 대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특정 분자 경로를 타깃으로 하는 점에 잠재적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성에 기여할 수 있는 종양미세환경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상태에서 유전제 분석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어 그는 "또 다른 전문가들은 정밀의학은 값이 비싸고 복잡하며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실제 유용성과 가치를 뒷받침하는 증거 기반이 제한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아울러 표적치료와 면역요법과의 병용전략을 고려하려면 보다 세밀한 연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정밀 암 치료의 가치에 `예방`과 `스크리닝`이 포함돼야한다는 것은 의료계와 학계에서는 모두 동감하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정밀 암 치료의 초점이 치료 영역에 있었지만, 앞으로는 위험 평가, 선별 검사, 조기 진단, 현재 치료요법 수정 및 잔류 질환 평가를 통해 암치료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는 전망.
 
하지만 필요한 것은, 이를 위한 충분한 검토다.
 
S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예방, 진단 및 치료에 이르기까지 정밀 암 의학의 경제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함께 진행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비용 및 효과를 검토해 진정한 그 밸류가 제안돼야한다. 더불어 새로운 기술이 탄생해 안정적으로 일상생활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과도한 기대나 성급한 도입은 경계하고 충분한 검증과 검토가 반드시 전제돼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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