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 이기는 新항생제‥한국서는 그림의 떡?

미국은 항생제 개발 촉진법 이후 신약만 5개‥약제내성 문제 커지고 있는 국내, 정부 관심 절실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항생제 내성'(Anti-Microbial Resistance, AMR)으로 생겨난 `슈퍼박테리아(항생제 내성균)`를 이기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하고 똑똑한 항생제가 필요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슈퍼박테리아 감염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70만명 정도이나, 2050년에는 연간 820만명인 암 사망자를 추월해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슈퍼박테리아'를 이기기 위한 항생제 개발은 제약사들의 도전과제로 자리잡혀 있다. 다행히 현재 이를 막을 수 있는 항생제가 출시가 됐고, 이외에도 여러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수년 내에는 30여종의 새로운 항생제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전세계가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와중에 우리나라에서는 실질적인 움직임이 미미하게 느껴진다. 물론 슈퍼박테리아는 결국 항생제의 과도한 사용으로 생겨난 일이므로 우리나라 역시 트렌드에 맞춰 '항생제 적정 사용'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국내에서 내성을 막을 수 있는 항생제의 도입이 더디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新 항생제가 5개나 출시가 됐는 말이다.
 
미국은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부터  항생제를 개발하면 신속 허가와 시장독점권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하는 '항생제 개발 촉진법(GAIN Act)'을 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새로 개발돼 감염질환인증제품(QIDP, Qualified Infectious Disease Product)으로 출시된 항생제는 모두 5개.
 
그렇지만 국내에서 이 슈퍼박테리아를 이길 수 있는 항생제를 만나기란 힘들어 보인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4년 FDA에서 '급성 세균성 피부 및 피부 연조직 감염'에 허가받은 항생제는 3개다. '달바반신(Dalbavancin)', '테디졸리드(Tedizolid)', '오리타반신(Oritavancin)'이 그 주인공.
 
이중 유일하게 국산신약인 동아에스티의 '시벡스트로(테디졸리드)'가 국내에서 허가를 받고 급여를 획득했으나 아직 판매는 되지 않고 있다.
 
이외에 2014년 12월 FDA에 승인된 '저박사(Ceftolozane-tazobactam)'는 복잡성 복강내 감염, 복잡성 요로감염에 적응증을 받고 얼마 전 국내에서 허가됐으나 급여관문이 남아있다. 2015년에 승인된 '세프타지딤-아비박탐' 역시 저박사와 같은 적응증으로 출시됐으나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은 상태.
 
이처럼 新 항생제에 대한 출시가 더디자, 한가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치료가 급하지 않은걸까?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슈퍼박테리아(항생제 내성균) 가운데 가장 심각하다고 알려진 `CRE(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 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가 국내 전수 감시 대상이 된 지 세 달 만에 1,800여건이 발생·신고되는 등 급증 추세이기 때문이다. 카바페넴은 현재 '최후의 항생제'라고 여겨지는 약물이다.
 
WHO는 '다제내성 그람음성균'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엔 다제내성 녹농균·다제내성 아시테토박터·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이 포함된다. WHO가 지난 3월 항생제 개발이 가장 중대한 병원균으로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Acinetobacter baumannii),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 3세대 세팔로스포린 내성 장내세균을 지정한 것도 같은 맥락.
 
특히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1년간(2016년 5월∼2017년 4월) 국내 항생제 내성을 감시한 결과, 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의 경우 73.4%가 카바페넴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중환자실에서 더 심각했다.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국내 중환자실을 대상으로 한 전국의료관련감염 감시체계(KONIS) 조사에서는 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의 90.2%가 카바페넴 내성으로 보고됐다. 반면 일본에서 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의 카바페넴 내성률은 5% 미만이다.
 
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은 인공호흡기 장착 중환자실 환자에서 감염을 잘 일으키는 세균이다. 결론적으로 아시네토박터균의 확산은 항생제 선택을 매우 어렵게 하며, 임상적으로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카바페넴`은 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 감염증을 비롯, 항생제 치료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카바페넴의 내성이 발생하면 선택 가능한 항생제의 범위가 제한될 뿐만 아니라, 50%에 달하는 높은 사망률이 보고된다. 현재로서는 이 카바페넴의 내성까지 가지 않는 선의 항생제 사용이 중요시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국내에는 얼마전 미국의 QIDP 인증을 받은 MSD의 '저박사(세프톨로잔-타조박탐)'가 허가를 받은 상태. CRE 감염에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는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저박사의 허가는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 新 항생제가 국내에 완전히 출시가 되기까지는 여러 관문이 남았다. 국내에서 신약에 대한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쉽지는 않기때문이다. 
 
새 항생제의 약가 결정 시,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수십 년 전 출시된 항생제 및 그 제네릭 가격과 비교하는 일률적인 약가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한 예로 신규 항생제가 비용효과성을 입증하려면 '카바페넴'이 대체약제가 된다. 그런데 카바페넴은 장내 세균감염 시 가장 최후에 사용하는 항생제이지만, 이는 30년 전인 1985년에 개발된 오래된 약이다.
 
이와 비슷하게 국산 신약 항생제인 동아에스티의 '시벡스트로'는 미국과 유럽시장에 진출했지만 국내에서는 시판허가와 급여목록 등재 이후에도 판매되고 있지 않다. 이는 신약의 가치에 비해 낮은 약가를 부여받아 시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이에 약제내성균에 효과적인 새 항생제 개발 및 치료 현장으로의 신속한 도입에 정부의 관심이 촉구됐다. 중환자의 경우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가 부족해 마지막 수단인 '카바페넴'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카바페넴에 내성이 생기면 더이상의 방안은 현재 없다.
 
K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존 항생제에 듣지 않는 내성질환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는 치료가 더 어렵고 치료 기간도 길어지게 한다. 아직까지 내성과 관련한 약제가 많지 않다는 점도 애로사항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최근 나온 약일수록 기존 치료제에 듣지 않는 환자를 초점으로 한 경우가 많다. 특히 항생제 내성으로 생명의 위협을 겪을 수 있는 중환자의 감염 치료에는 새 항생제가 절실하다. 신규 항생제가 해외에서는 사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출시조차 힘든 상황으로 국가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2017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
'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 메디파나뉴스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이메일 기사목록 인쇄
기사속보

이 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메디파나 클릭 기사
  1. 1 희귀필수약센터, 약국개설자·판매업자 제외 근거 만든다
  2. 2 신규 혁신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 5개소 선정‥18억원 투입
  3. 3 전공의 14일 총파업 참여에 환자 우려‥"필수유지업무 지속"
  4. 4 [돋보기]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일본식 경영 탈피 글로벌 체계 변신?
  5. 5 건재한 제약업계 원로들… 창업 1세대 여전히 활발한 행보
  6. 6 송도 세브란스병원 개원 연기?… 인천시, 항의
  7. 7 의료계 총파업… 복지부 "의협과 대화 의지 충분"
  8. 8 '의료 총파업' 젊은의사 참여, 2000년 이후 최대?
  9. 9 '의료계 총파업' 앞두고 행정명령 검토…고민빠진 개원가
  10. 10 책임감 없는 정부 정책에 '경종' 울린 의대 교수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포토
블로그
등록번호 : 서울아 00156 등록일자 : 2006.01.04 제호 : 메디파나뉴스 발행인 : 조현철 발행일자 : 2006.03.02 편집인:김재열 청소년보호책임자:최봉선
(07207)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로21가길 19, B동 513호(양평동 5가 우림라이온스벨리) TEL:02)2068-4068 FAX:02)2068-4069
Copyright⒞ 2005 Medipana.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