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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된 허가신청에 날린 시장선점 기회, 제약업계 '주시'
우판권 도마 위… 피르페니돈 우판권 획득 실패가 남긴 이슈
송연주기자 brecht36@medipana.com 2017-10-1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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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반려된 허가 신청건으로 우선판매품목허가권(우판권)을 못 받게 된 영진약품의 사례에, 제약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반려'의 법적 성질에 대한 업계의 판단을 깨는 것이고, 이번 선례가 다른 제약사의 우판권 획득을 막기 위한 '재 뿌리기' 악용 사례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식약처는 최근 최초 특허 회피 및 최초 허가신청의 우판권 요건을 갖춘 영진약품의 희귀의약품 '파이브로정(성분명 피르페니돈)'에 우판권을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초 허가신청'의 요건을 만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과거 삼오제약이 동일 성분의 '피르페니돈 서방정'을 허가 신청했다가 안전성·유효성 자료 미비로 '반려'된 적 있는데, 삼오제약이라는 최초 허가신청자가 있기 때문에 영진약품은 최초 허가신청자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논란은 반려된 건도 허가신청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영진약품뿐 아니라 제약사의 특허팀 관계자들은 이번 식약처 결정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A제약사 특허팀 팀장은 "반려는 허가신청이라는 사실 자체가 요건을 갖추지 못해 그 사실을 되돌려 주는 것"이라며 "따라서 흔적이 남지 않는, 아예 그 같은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번 피르페니돈 사례는 혼란스럽다"고 의아해했다.
 
물론 식약처도 고심했다. 영진약품이 우판권을 신청한 것은 2016년 11월, 특허심판 승소 심결일은 올해 6월 23일로, 7월부터 약 3개월간 식약처는 파이브로정의 우판권 부여 여부를 검토했다.
 
식약처가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은 약사법 50조 8에 근거한 것으로 이 조항은 '통지해야 하는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자 중 가장 이른 날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자'를 최초 허가신청자로 규정하고 있다.
 
또 삼오제약의 허가신청이 비록 자료 미비로 반려되긴 했으나 허투루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온전한 허가신청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안전성‧유효성 입증을 못하긴 했지만 최대한 자료를 준비해 허가신청했고 심사 과정에서 반려 결정이 났다. 신청요건을 아예 갖추지 못한 케이스와는 다름에도 '반려'라는 단어 하나로 아예 신청이 없던 거로 봐야 하는가. 법률 검토도 마쳤다"고 설명했다.
 
◆ "악용 사례 얼마든지 남발될 수 있다"
 
그러나 식약처 결정은 여전히 첨예한 논쟁거리를 남기고 있다.
 
만약 반려되거나 취하된 허가신청을 최초 허가신청의 지위로 인정한다면 부정한 목적을 가진 경쟁사가 준비도 안 된 허가신청을 남용하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식약처는 이 같은 악용 사례를 가려내 최초 허가신청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국내 제약업계 수준이 그 정도로 낮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 부분이 제약업계의 판단과 상당한 편차를 보인다.
 
B제약사 특허팀장은 "드러나는 상황은 누군가 신청했다가 반려됐다는 것뿐이다. 제대로 준비했는데 반려된 건지, 아니면 불의한 목적으로 대충 허가신청해 반려된 것인지 파악할 수 없다"면서 "약사법에 근거 조항도 없어 기본적인 상식에 의해 판단해야 할텐데 식약처의 재량권이 너무 많아지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식약처의 판단과 달리, 다른 제약사의 우판권 획득을 방해하는 재 뿌리기 전략도 쉽게 남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PMS 기간이 없는 품목은 언제든 허가신청이 가능하다. A사가 최초 특허심판 요건을 만족해 허가 신청을 하려는데, 동일 품목을 준비 중이지만 심판을 하지 못한 B사가 반려를 각오하고 허가신청을 먼저 하면 A사의 우판권 획득을 완전히 봉쇄할 수 있다.
 
그는 "실제로 악용할 만한 품목들이 꽤 있고, 다른 회사의 우판권 획득을 저지하기 위한 전략은 제약사들이 집중 연구하는 분야인데 식약처가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실익없는 행정심판
 
업계는 이번 사안이 행정심판으로 다퉈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영진약품이 식약처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제기해 승소한다고 해도 이미 우판권 시기를 놓쳐 실익이 없다. 소송하는 1년 동안 후발 제약사(코오롱제약)가 제품을 출시할 것이고, 선점 기회는 없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식약처의 결정이 최종 결정이나 마찬가지인 일종의 단심제인 상황에서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거치는 등 좀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했다"며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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