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C형간염 퇴치 목표‥우리나라 3가지 과제

대한간학회 양진모 이사장 "학회 노력만으론 한계…정부가 함께 협력할 때 가능"
90% 이상 치료율 보이는 신약 이미 나와‥"질환 인식 제고 및 국가검진 해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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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WHO가 2030년에는 C형간염을 종식하겠다고 목표를 내걸었다.
 
여기엔 조기 치료만 받으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한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Direct Acting Antivirals, DAA)`가 출시된 것이 큰 몫을 했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C형 간염은 페그인터페론 주사제에 리바비린까지 병용해 6개월에서 1년 간 치료가 필요했던 까다로운 질환이었다. 그럼에도 치료 효과는 유전자형 1형에서 50~60%, 유전자형 2형에서 70~80% 정도로 그리 높지 않았다. 특히 유전자형 1형에 있어서는 치료 실패에 대한 부담도 꽤 높았었다.
 
현재는 높은 효과는 기본, 하루 1알~2알씩 12주만 복용하면 90% 이상은 치료가 가능해졌다. 초기에 매우 높았던 치료 비용 또한 신약들의 급여 적용으로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흐름에 맞게 2030년 C형간염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다.
 
첫째, C형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좋은 약이 나와있다고 알리는 것. 둘째, C형간염은 만성질환이 아니라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라는 인식을 제고하는 것. 셋째, C형간염을 적어도 40대부터라도 국가검진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C형간염이 이제 완치가 되는 질환인 이상, 간경화로 넘어가기 전 조기 발견으로 치료만 해도 의료비 자체가 크게 감소한다. 이는 결국 국가적 재정부담에서도 벗어나는 길이다. 이에 국내 관련 학회 및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정부 측에 C형간염을 국가검진에 포함시켜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C형간염 완치 치료제 나와‥'만성질환'의 개념 벗어나
 
C형간염은 B형간염에 이어 간암 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어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질환이다.
 
C형간염은 흔히들 술을 많이 마시기 때문에 걸린다고 오해하지만 사실 대부분은 혈액으로 전염된다. 불결하거나 허가받지 않은 의료시술 및 침술, 타투시술, 마약 투여를 비롯해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면도기, 손톱깎이 등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다행히도 C형간염은 이제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개중에는 C형간염에 걸리면 '만성질환'처럼 관리를 해야한다는 것때문에 두려워하는 환자들도 있으나,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현재는 치료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DAA(Direct Acting Antiviral Agent,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가 개발돼 있어 조기 치료 시 90~95% 완치가 가능해졌다.
 

대한간학회 양진모 이사장(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은 "페그인터페론을 통해 C형간염을 치료했을 때에는 복용방법이 너무 복잡했다. 게다가 너무 힘든 치료였기 때문에 환자분을 다독이기까지 했는데, 지금은 DAA 제제 덕분에 치료가 매우 간편해졌다"고 말했다.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내놓은 新기전 약으로는 ▲BMS의 '순베프라+다클린자(아수나프레비르+다클라타스비르, 이하 닥순요법)' ▲길리어드의 '소발디(소포스부비르)', '하보니(소보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MSD의 '제파티어(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애브비의 '비키라(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엑스비라(다사부비르)'가 출시돼 있다.
 
그런데 C형간염의 전 유전자형(geontype)인 1~6형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복합제도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치료율도 자그마치 99%다.
 
애브비의 '마비렛(Maviret)'은 글레카프레비르(glecaprevir, ABT-493)/피브렌타스비르(pibrentasvir, ABT-530)'의 복합제다. 제3상 EXPEDITION-1 연구에서 유전자형 1, 2, 4, 5, 6형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99%에서 12주 지속 반응을 달성했다고 보고된다. 
 
이와 비슷하게 길리어드는 전 유전자형을 아우르는 '보세비(Vosevi)'를 개발했다. 엡클루사(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에 `복실라프레비르` 성분을 추가한 3제 단일정 복합제다. 
 
약제 선택은 치료효과나 환자 특성, 임상데이터 등을 고려해 이뤄진다.
 
지금까지 출시된 DAA 제제들의 경우 치료율이 5% 내외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모두 높은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무엇보다 치료제 처방 시 중요한 것은 약물 순응도다. 환자가 약물을 꾸준히 잘 복용할 수 있도록 의료진의 정확하고 자세한 복약 지도가 필요한 것은 이유때문이다.
 
더불어 치료제의 가격 또한 많이 낮아졌다. C형간염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시중에 나온 치료제들은 모두 급여권에 들어와 있다.
 
양 이사장은  "지난해 국내 출시된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복합제와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다사부비르 제제의 경우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복합제에 비해 가격은 절반정도의 수준이면서 치료 효과는 동등하거나 더 우수하기 때문에 환자분들께 더욱 적극적으로 권하는 경향이 있다"며 "새로운 C형간염 치료제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치료제간 가격 경쟁이 일어나 약가가 내려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한 번 보험급여 적용을 받으면 재치료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사들은 신중하게 치료제를 처방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한간학회에서는 질환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최신 치료제 및 보험급여 사항 정보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제작할 계획이다.
 
◆ 숨어있는 C형간염 환자 발굴 및 조기발견, '국가검진' 도입의 이유
 
그런데 이들 치료제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되려면, 급여문제 해결에 이어 C형간염을 빨리 발견할 수 있는 '조기검진'이 선제조건이다.
 
양 이사장은 "국민 보건을 위해 국가가 나서 C형간염 환자를 발굴해야하는데, 지금과 같은 노력으로는 많은 환자를 찾아내기가 어렵다. 대부분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는 B형간염과 달리 C형간염은 한번의 치료로 90%~95%까지 완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WHO가 내건 2030년 C형간염 박멸은 대한간학회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는 정부가 함께 협력할 때 실현될 수 있다.
 
물론 정부는 '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C형간염은 좋은 치료제의 개발로 인해 완치가 가능한 만성질환이 됐고, 시간이 지나 간경변, 간암 등으로 발전했을 때는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 중 하나는, C형간염 검사 자체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서서히 진행되는 C형간염의 특성 상 60대 이후에 검진을 하면 이미 간경화로 진행한 환자가 많아 검진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 이에 국가검진을 연령을 크게 낮춘다면 12주의 약 복용만으로 큰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정부는 지난 한 해 동안 높은 C형간염 발생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범사업을 토대로 C형간염 국가검진 포함 여부를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C형간염 국가검진 '단계적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정부와 달리, C형간염 관련 전문가들은 '전면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양 이사장은 이에 대해 "정부에서 가장 걱정하는 것은 아무래도 비용 문제일 것이다. C형간염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검진 외에는 환자를 찾아내기 어렵다. 따라서 별도 검진을 통해 감염 여부를 알게 되지 않는 이상 환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위험을 늘 안고 있다. 또한 C형간염을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소요된다. 지금 당장 비용이 들더라도 선제적으로 검사를 통해 숨은 환자를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WHO로부터 B형간염 유병률을 10%에서 2%대로 성공적으로 낮춘 국가다. 이는 1995년 국내에서 영유아를 대상으로 시행한 B형간염 백신 국가예방접종사업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현재 B형간염 환자들 중에는 어린 아이들은 거의 없고 국가예방접종 사업 이전에 감염된 연령대 높은 환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선제적 대처로 B형간염을 성공적으로 퇴치할 수 있었던 것처럼, C형간염도 더 늦기 전 국가적인 차원에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양 이사장은 "이제 C형간염이 `완치 가능`한 질환이 된 만큼 선제적으로 환자를 발굴하고 치료로 연결시켜야한다. 늦은 대처로 막대한 사회적 의료 비용을 부담해야했던 일본의 사례를 따라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20대부터 국가점진 사업이 부담이 된다면, 40대부터라도 연령층을 확대해야한다고 바라봤다.
 
양 이사장은 "우리 전문가들은 사회적 활동을 하는 20대부터 C형간염 검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20대에 C형간염에 감염됐을 경우 20년 후 40대에는 더욱 심각한 간질환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다. 과거 인터페론이 표준요법으로 사용됐을 때와 달리, 지금은 안전한 약물로 부작용 없이 간편하게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아를 제외하고는 전연령대에 C형간염 치료를 적극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실제로 C형간염은 40대 미만 환자도 꽤 있지만, 우선 순위를 고려했을 때 최소한 40대부터라도 C형간염 검진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해 완치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적극적으로 환자들을 찾아내고, 찾아낸 환자들은 모두 부담 없이 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대한민국 C형 간염 퇴치'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간학회는 C형간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있다.
 
지난해 대한간학회에서 일반인과 의료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대중은 물론 의료진들 마저도 C형간염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밖에 국가검진 도입은 정부와 협력해야하는 부분인만큼 2월에 의료정책 간담회도 기획하고 있으며, C형간염과 관련해 좀 더 자세한 자료를 꾸준히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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