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환자 위해 250km사하라 사막을 달리는 간호사

[사회 공헌에 기여하는 보건의료人] ② 김보준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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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생사(生死)를 넘나드는 치열한 중환자실. 체력이 필수라는 이곳에 조금 색다른 방법으로 환자를 돕는 이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는 이미 유명한 '사막을 달리는 간호사', 김보준 간호사다.

김보준 간호사는 지난해 4월부터 5월까지 소아암 환자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6박 7일 250km 사하라 사막 마라톤 완주에 도전해 성공한 집념의 간호사다.

김 간호사는 도대체 어떤 사연으로 사막을 달리게 된 걸까?
 

◆ 가슴 뛰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시작한 사막 마라톤
 
김보준 간호사<사진>는 서울아산병원 외과계 중환자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도 자랑인 세계적 수준의 간이식 수술을 끝마친 환자들을 케어하는 것이 그의 임무다.

다양한 장기이식 중에서도 약 12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큰 수술인 간 이식은, 이식 수술 후에도 환자감염 관리 등 간호·간병에 큰 관리가 필요하다.

김 간호사는 베테랑 간호사들도 치를 떤다는 중환자실에 직접 자원해 2015년 겨울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그는 "중환자실이 어렵다는 편견이 있는데, 남자 간호사로서 더욱 특수한 곳에서 일하고 싶어 지원하게 됐다. 특수하고 조금 더 위중한 분들도 많고, 생사의 경계에서 일하면서 박진감 넘치는 업무로 힘들기도 하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힘들고 어려운 중환자실 업무지만 일한지 약 1년여가 지나고 어느 정도 업무가 손에 익을 무렵 그는 가슴 뛰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떠올리게 됐다.

김보준 간호사는 "신규로 일하면서 오늘 하루만 잘 넘기면 된다는 하루살이 같은 삶을 사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목표를 정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대학 시절 우연히 들은 사하라 사막 마라톤에 도전해보자고 정하게 됐다"고 사하라 사막 마라톤에 참가하게 된 계기에 대해 소개했다.

◆ 소아암 환우를 위한 마라톤 레이스를 기획하다

김보준 간호사는 대학 시절 간호학과 봉사동아리 창단멤버로, 다양한 봉사단 활동을 통해 봉사와 나눔의 기쁨을 느꼈다고 한다.

이에 단순히 사막 마라톤을 도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소아암 환우에게 희망을…나눔 프로젝트, 사하라 사막에 피는 꽃'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사하라 사막을 뛴 거리 1km 당 1만원, 250만원(250km)을 목표로 기부금을 모금하는 기부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그는 "병원에 근무하며 바라본 환자들 중 가장 마음이 아린 환자가 소아암 환자였다. 끊임없이 꿈꾸고 환하게 미소 지어야 할 나이에 병마와 싸우는 그들을 보며 꼭 그들의 꿈과 환한 미소를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크라우드 펀딩 스토리를 전했다.
 

이처럼 색 다른 도전에 의미를 부여하자 많은 이들이 지지를 보냈고, 애초 250만원으로 계획했던 펀딩 금액은 117%로 초과해 최종 294만원을 달성했고, 참여 서포터만 84명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측에서 직원들의 끝전 모으기 캠페인 `모아사랑 기금`을 통해 크라우드펀딩 금액과 1:1 매칭으로 294만원을 추가로 소아암환우를 위해 기부하여 나눔의 크기를 더했다.

이렇게 펀딩으로 모금한 금액은 후원자에게 전하는 리워드 제공금액을 제외하고 서울아산병원을 통해 전액 소아암 환자에게 기부되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아암 환자들의 치료비 및 수술비로 사용됐다.

◆ 시간을 내는 것도, 체력 단련을 하는 것도‥험난한 준비과정

결론부터 말하면 그의 250km 6박 7일의 사하라 사막 레이스는, 완주로 성공했다. 하지만 완주를 향한 과정은 쉽지 않았다.

먼저 바쁜 중환자실 업무 속에 6박 7일의 나미비아 사하라 사막 레이스에 참가하는 일정을 빼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고 한다.

그는 "레이스는 6박 7일이지만, 왔다 갔다 하는데 하루 이상을 잡아먹다 보니 2주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에 마라톤을 하게 된 이유와 크라우드 펀딩 스토리 등에 대한 15장 분량의 기획서를 작성해 수간호사 선생님께 브리핑을 했고 긍정적 피드백을 받아 신혼여행으로도 빼기 힘든 2주의 휴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웃음 지었다.

이렇게 병원에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인터넷 상에도 자신의 사하라 사막 출사표를 던진 김 간호사는 이제 돌아갈 곳은 없다는 마음으로 본격 마라톤 준비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운동을 따로 한 것도, 단거리 마라톤 한 번 달려본 적도 없던 그는 일단 근무 전 후, 틈이 날 때 마다 서울아산병원 앞 한강을 달리기 시작했다.

250km의 사막을 달리기 전 생전 처음으로 춘천 국제 마라톤 대회 풀코스(42.195km)에 도전하며 체력을 길렀다.

그리고 서울 동아 국제 마라톤 풀코스를 배낭을 메고 완주하는 등 체력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 환상적인 사막의 풍경‥자신과의 싸움에 승리

2주간의 휴가를 위해 아프라카로 떠나기 전에는 근무 마라톤을 해야했다는 김 간호사였지만, 막상 도착한 사하라 사막의 열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김 간호사는 "이제 아무 생각 없이 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굉장히 신이 났다. 하지만 6박 7일 동안 식량, 침낭, 응급물품이 든 15kg의 가방을 들고 뙤약볕이 내리쬐고,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사막을 매일 마라톤 풀코스 거리만큼 뛰는 것은 상상한 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리고 4월 30일에는 39km, 5월 1일에는 40km, 5월 2일에는 43km 그리고 5월 3일과 4일은 무박으로 81km를 5월 5일 40km, 마지막 6일에는 7km를 뛰어 결국 결승점에 도달했다.

그는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매일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움직이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에 후원해 주신 분들의 성함을 명찰로 만들어 가방에 달고 뛰면서 힘들 때마다 나를 도와준 분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결국 완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한 질문에 그는 가장 힘들었을 것 같던 4일차 80km 무박 마라톤 때를 언급했다.

그는 "밤새 자지도 않고 달리다가 너무 힘들어 잠깐 아무데나 주저앉아 하늘을 봤는데, 정말 우유를 뿌려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은하수를 보고 모든 힘든 것이 씻겨내려가는 기분이었다"고 그대를 떠 올렸다.
 

◆ "나의 도전으로 세상에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어 행복"

김보준 간호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하나의 개인인 자신이 세상에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한다.

김 간호사는 "대학생 시절에도 봉사단을 하며 봉사의 기쁨을 느꼈지만,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나의 도전이 조금은 기부 문화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갖게 하고,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나로 인해 불우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기부 문화에 다가서게 됐다는 사람들의 반응에 행복했다"고 전했다.

당장 인터뷰 다음주에도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의료봉사를 간다는 김보준 간호사.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김보준 간호사는 "그 전에는 바쁜 일상에 치여 정말 소중한 것,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잊고 살 때가 많았다. 정말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쏟아 도전하면서 나를 도와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을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도전으로 주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 것으로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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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 간호사 2018-02-12 16:53

    정말 훌륭하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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