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18.05.23(수)19:35
 
 
 
   
   
   
   
"박능후 장관님, 저는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입니다"
[기획] SMA 유일한 치료제 '스핀라자' 급여 위해 손편지 쓰는 부모·어린이들
각 정부 관계자와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사례‥희귀질환 환자들의 이례적 행보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18-05-14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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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우리 언니 낫게 해주세요. 저 얼른 낫고 싶어요"
"빨리 걷고 싶어요"
 
 꼬깃꼬깃한 글씨를 꾹꾹 눌러담아 기자에게 도착한 편지를 보자, 알 수 없는 감정이 휘몰아쳤다.
 
기자는 `척수성 근위축증(SMA, Spinal Muscular Atrophy)`이라는 질환에 대해 인지한지 고작 몇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취재를 하면서 통상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암환자의 삶`이 더욱 주목받고 있을 뿐, 희귀질환은 외면받고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감했다. 환자수가 적고, 희귀질환 치료제는 비싸다는 이유때문이었다.
 
유일한 치료제인 바이오젠의 `스핀라자(뉴시너센)`가 국내에 도입된다는 소식에 SMA 환자 가족들은 나의 자식이 `목을 가누고, 걸을 수 있고, 말을 할 수 있게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일상의 조그만 변화일지라도 SMA 환우회는 희망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희귀질환자들에게 '치료제 급여'는 중요한 문제였다.
 
그래서 총 38명의 SMA 환자와 가족들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22명에게 손 편지 427통을 보냈다. 제 11회 세계 희귀질환의 날이었던 지난 2월 말의 일이다. 또 지난 4월 말에는 46명의 환우와 가족들이 모여 50통의 편지를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에게 발송했다.
 
희귀질환 치료제도 '급여'와 관련한 여러가지 정책이 개선되길 바라면서 말이다.
 
◆ 만 2세가 되기 전 사망하는 SMA‥치료제 빨리 사용할수록 좋아
 

SMA는 척수와 뇌간의 운동 신경세포 손상으로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신경근육계 희귀질환으로, 영유아 사망을 야기하는 가장 대표적인 유전 요인이다.
 
SMA가 신생아 유전 질환 중 사망원인 1위로 꼽히는 이유는, 전체 신경근육계 기능이 약화되면서 호흡 근육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 감기일지라도 폐렴으로 악화돼 사망에 이르게 한다.
 
SMA 환자의 경우 인지는 정상이지만 온 몸의 근육 긴장성이 저하되고 신체의 모든 근육이 발달하지 않아, 호흡이나 삼키기 등 생존에 필수적인 행동조차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SMA는 발병 시기에 따라 편의 상 1~4형으로 나뉘는데 1형은 생후 6개월 이내, 2형은 생후 18개월 이내, 3형은 생후 18개월 이후, 그리고 4형은 성인기에 발병한다. SMA는 전 연령에서 발병할 수 있지만 영유아기에 증상이 발현될 경우 중증도가 심해 만 2세가 되기 전에 사망할 확률이 높다.
 
이 SMA는 상염색체 열성 질환(Autosomal Recessive Disease)으로 전체 출생 수 10만 명 중 1명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경우 환자 수가 정확히 집계되진 않았지만, 2016년 심평원 4단 상병 통계 결과 SMA 1형 환자수는 49명, 2형-4형 환자 수는 정확한 확인이 어려웠다. SMA로 인한 영유아 사망률이 높다보니 질환을 진단 받기 전에 폐렴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을 감안하면, 매년 10명 내외로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에 SMA 환자는 약 150여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불과 최근까지 SMA를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이 개발되지 않아 환자들은 숨을 쉬기 위한 호흡치료와 근육과 척추, 관절의 형태 변형으로 인한 장애를 줄이기 위해 실시하는 물리치료, 재활치료 등으로 목숨을 연명해왔다.
 
그러던 와중 2016년 12월에 SMA의 유일한 치료제인 바이오젠의 `스핀라자(Spinraza)`가 미국 FDA의 허가를 받았고, 약 1년 만인 2017년 12월 29일 국내에서도 크리스마스의 선물처럼 신속하게 승인됐다. 바이오젠은 지난 4월 말 스핀라자의 보험급여 등재를 위한 서류를 심평원에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급여에 있어서는 아직 확신을 할 수 없다. 스핀라자의 1회 당 주사 가격이 미국 기준으로 12만 5000달러(한화 약 1억 35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이기 때문이다. 스핀라자는 6회를 맞아야 하는 첫 해에는 약 7억원, 그 다음해부터는 4개월마다 1회씩 맞아야 해 매년 약 4억원 가량이 소요된다. 따라서 급여 적용 전 신약의 혜택을 받고 있는 환자들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희귀의약품의 보험 등재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긴 우리나라의 경우엔, '급여'에 있어서는 더욱 오리무중이다. 
 
SMA 환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점점 나빠진다. 그렇기에 스핀라자는 빨리 맞을수록 효과가 더 좋다. 또 SMA 환자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원인이 동일하기 때문에 스핀라자를 투약받으면 누구나 우수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이에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의 SMA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스핀라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 측에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 약 500통의 손편지‥"조그만 날갯짓이 희망의 바람으로 돌아오길"
 


희귀질환은 질환의 희귀성으로 인해 진단과정이 매우 어렵다. 어렵게 진단을 받더라도 치료제가 없거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희귀질환 치료제가 대부분 고가여서 급여가 되지 않으면 환자 가족의 가정 경제는 파산에 이르게 된다.
 
이 가운데 미국, 유럽의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의 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은 현저히 떨어지며, 일반 신약보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보험급여 등재율이 낮고 등재 기간도 훨씬 오래 걸린다.
 
현실을 직시한 SMA 환우회는 이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나섰다. 의원들에게 보내진 손편지는 그 예다.
 
다행히 환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긴 편지가 의원들에게 도착하자, 몇몇 의원들이 SMA 환자 가족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 양승조 의원은 SMA 환자와 가족들을 직접 의원실로 초청해 직접 고충을 듣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기도 했다.
 


양 전(前) 위원장은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환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본인의 SNS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유일한 치료제인 스핀라자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박인숙 의원 또한 SMA 환자 가족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박인숙 의원은 치료제의 임상 데이터, 스핀라자의 급여 심사 현황 등을 꼼꼼히 챙겨보며 환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열심히 돕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4월 말에는 기도절개로 24시간 호흡기에 의지하며 누워있는 환아들과 가족 46명이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에게 50통의 편지를 보냈다.
 

"하루하루 눈에 띄게 증상이 나빠지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언제 적용될지 모르는 스핀라자의 보험 급여를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가 없었다. 환자 가족들이 한 마음으로 염원을 담아 정말 많은 편지를 보낸 만큼 정부에서도 치료제의 급여 등재를 위해 빠른 응답을 주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님과도 연락이 닿아 하루 빨리 면담을 진행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편지를 받은 보건복지부는 환자 가족 모두에게 "제약사와의 수 차례 면담을 통해 조속한 급여신청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였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 해외에서는 이미 여러 지원책 가동‥단순히 '말'로만 끝나지 않아
 
SMA의 유일한 치료제 스핀라자가 세상에 나온지 이제 고작 1년 6개월. 해외에서는 이미 이 스핀라자의 사용에 대해 다양한 방안들이 도출되고 있다. 그만큼 오래도록 치료제가 없었고 SMA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점을 잘 인식한 덕이다.
 
이중 미국, 유럽의 여러 국가, 홍콩, 일본 등에서는 정부 주도하에 기존의 관습적인 보험급여 심사 과정을 탈피해, 자국의 SMA 환자들이 신속하게 스핀라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두 손가락으로 탄원서 쓴 SMA 환자 만나 급여 약속
 
특히 홍콩의 경우,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엄지와 검지 2개 손가락만 움직일 수 있는 홍콩의 SMA 환자의 제안서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연은 이렇다. 23살의 SMA 환자가 스핀라자의 홍콩 도입 필요성을 담은 22페이지의 제안서를 작성해 보건당국에 발송했고, 여기에 큰 감명을 받은 홍콩의 캐리 람(Carrie Lam) 행정장관이 환자를 방문해 급여를 약속한 것.
 
이에 홍콩은 올해 3월 1일부터 스핀라자의 건강보험급여 등록 절차가 시작돼 현재 진행 중이다. 아울러 홍콩의 보건당국은 5억 홍콩달러(한화 약 683억원)를 초고가 의약품 커뮤니티 케어 펀드(Community Care Fund for Ultra-expensive Medicines)에 투입해, 스핀라자의 급여를 지원하기로 했다.
 
크로아티아 보건당국 또한 크로아티아 건강보험 펀드(Croatian Health Insurance Fund, HZZO) 리스트에 스핀라자를 올려 다른 의약품 대비 빠르게 심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국립임상보건연구원(NICE)과 영국 국민건강보험(NHS)도 스핀라자를 개발한 바이오젠과 관리급여 계약(Managed Access Agreement, MAA)을 맺고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바이오젠 역시 가만있을 수 없었다. 치료제의 사용이 시급한 전 세계 SMA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상지원 프로그램(Expanded Access Program, EAP)을 운영하며 다양한 대안을 마련중이다.
 
스핀라자의 급여를 위해 보여진 사례들은 '치료 받을 권리'를 주장하는 환자들의 적극적인 호소와 이에 대한 정부 보건당국의 관심과 응답, 그리고 환자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제약사의 협조라는 3박자가 맞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정부가 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빠르고 유연한 급여 등재 방식에 대해 응답할 차례이다.
 
국내 척수성 근위축증 환우회는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바이오젠 역시 보다 많은 국내의 5q SMA 환자들이 스핀라자의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사명감으로 임하며, 정부에 협조 의지를 밝혔다.
 
그 예로 바이오젠 코리아는 최근 국내에서 무상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조사 결과,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경북대병원 등에서 약 15명의 SMA 1형 환아가 무상지원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돼 치료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위급한 SMA 환자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경우 바이오젠의 무상지원 프로그램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다만 척수성 근위축증 환우회는 이 무상지원 프로그램에 SMA 1형만 일부 포함돼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전해왔다. 급여 문제는 그정도로 시급한 사안이었다.
 
환우회는 "지워프로그램에 선정된 일부 SMA 1형 환아 가족은 기쁜 마음과 동시에 다른 환아 가족에 대한 미안해하고 있다. 선정되지 못한 2형과 3형 환아 가족들은 축하하는 마음과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에 힘겨워하고 있다. 하루 빨리 스핀라자에 급여가 적용돼 모든 SMA 환자들이 비용 걱정 없이 행복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바이오젠 코리아 관계자는 "정부와 보건당국의 협의 요청에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임할 준비가 돼 있다"며 "관련 기관이 다각도로 스핀라자의 급여 기준을 신속하게 검토할 수 있도록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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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시간 : 2018-05-14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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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2018-05-14 14:30    답글 삭제
희귀질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겠네요...
 
간절한 기도  2018-05-15 09:42    답글 삭제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희망이 꺾여서는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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