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18.08.18(토)22:46
 
 
 
   
   
   
   
"폐기능 검사 지금도 제대로 안 하는데, 검진에 포함?"
의료계·학계 , 필요성 제기에 소비자 측 적정성평가 근거로 의문 제기
복지부·질본, 학회와 비용효과성 및 근거 여부 검토中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18-05-1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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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미세먼지, 흡연 등으로 인한 천식, COPD(만성폐쇄성폐질환)이 급증하고 있어 의료계·학계에서는 건강검진에 '폐기능검사'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해당 질환으로 치료를 위해 병의원을 찾는 환자들에게조차 폐기능검사를 시행하는 비율은 30%도 되지 않아 검진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이 제기됐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최근 개최한 호흡기질환 조기발견을 위한 미세먼지 토론회에서 단체별 우선순위가 달라 이 같은 대립된 분위기가 형성됐다.
 

현재 미세먼지 증가로 대기질이 나빠지면서 호흡기관의 질병의 위험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실제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10μg 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오염원 규명이 어렵고 문제 해결에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호흡기계 질환 환자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호흡기학회에서는 건강검진체계 내에 호흡기관에 대한 검사, 특히 '비용효과성'을 근거로 폐기능 검사의 도입의 필요성을 적극 강조하고 나섰다.
 

건국의대 유광하 교수(호흡기학회 간행이사)는 "COPD는 나이와 흡연, 공해 뿐 아니라 미세먼지와 연관되며,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1조 4,000억원에 달한다"면서 "공해가 증가하고 초고령화사회로의 진입이 머지않은 시점에서 앞으로 사회·경제적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면 조기발견과 관리로 입원을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일반검진 항목에 폐기능 검사를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회에서 비용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고위험군(10갑년 흡연한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일반검진 항목에 폐기능 검사를 포함하거나 56세 이상 대상으로 10년 주기 건보공단 건강검진을 시행할 경우 연간 72억여원이 소요돼 국민건강과 의료비 및 사회경제적 부담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가톨릭의대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도 "천식이나 COPD는 앞으로 유병률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관리가 필요한 위험한 만성질환인만큼, 폐기능검사를 검진항목에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이 같은 학계 요구에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에서는 경제성 평가를 시행 중이며, 검사 시행 필요성과 대안 등을 검토 중이다.
 
복지부 정영기 건강증진과장은 "검진항목을 포함하기 전 살펴봐야 할 부분이 많다. 검사 후 치료방법이 있는지, 무작위 검사가 필요한 중요한 질환인지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하며,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만 국회도 시민들도 검진 항목 추가에 따른 비용 지불을 동의할 수 있다"면서 "학회 의견을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소비자·시민사회단체 측 "그간 일선 병의원 노력 미미..검진 포함 능사 아냐" 지적
 
하지만 정작 아파서 병의원을 찾은 환자들에게는 폐기능검사를 시행하지 않는 비율이 높으며, 미세먼지와 관련한 위험이 가장 높은 임산부들에게는 홍보나 교육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즉 지금 제도 내에서 시행할 수 있는 COPD에 대한 예방 및 치료도 제대로 하지 않고, 새로운 검진만 포함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소비자권익포럼 조윤미 운영위원장은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 호흡기 질환자의 발견 가능성을 높이는 것보다,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진료 양적·질적수준을 높이는 것이 먼저"라고 반박했다.
 
조 위원장은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 결과 자료를 보면, 병원에 증상이 있어서 방문한 천식환자의 폐기능 검사 시행률은 20%대에 그치며 COPD 환자들은 62%고, 흡입스테로이드의 처방 비율도 각각 30%, 71% 등으로 낮은 편"이라면서 "더욱 문제는 1차의료기관인 의원에서의 시행률은 매우 낮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흡연자 금연실천 교육 및 지역사회 금연 프로그램의 적정성 평가 연계 필요성을 제기해왔지만, 병의원에서는 수가 등을 언급하면서 난색을 표한 바 있다"면서 "환자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진찰료에 이미 포함된 필수행위임에도 별도 수가를 주장하며 정보제공을 회피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증상이 있는 환자조차 수가가 없다는 이유로 제대로 검사하지 않거나 치료하지 않는 지금의 현실에서 검진 항목에 폐기능 검사를 포함하라는 의료계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의사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는 점은 알지만, 현재 국민들도 극도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많은 비용을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호흡기질환에 사용하는 만큼 보건의료계의 자발적인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검진항목 확대 전 의사들 스스로 적정 진료를 위해 지켜야 할 정확한 프로토콜을 지키고, 폐질환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진단과 처치를 위한 진료프로세스를 새롭게 다듬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기석 한림대의료원장(前질병관리본부장)도 이 의견에 대해 "의료계가 반성할 여지가 있다. 진료행동요령에 대한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 김민수 공동대표 역시 의료계의 입장과 다른 우선순위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미세먼지로 인해 국민들이 많은 질환에 대한 발병 두려움을 안고 있지만, 의료계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에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었다"면서 "의료계와 정부가 함께 미세먼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어느정도 농도에서 얼마정도의 시간까지 어떤 영향이 있는지, 어느 정도의 노출이 가능한지 등이 제시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미세먼지는 태아일 때 영향이 가장 큼에도 임산부들은 의사로부터 이와 관련된 경고나 주의, 교육 등을 받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산부인과나 보건소 등 가장 영향이 깊은 진료과에서 미세먼지 예방과 구체적 대응 메뉴얼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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