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 시민단체 반발‥필요하다는 산업계

또다시 불붙은 빅데이터 논의, 접점 찾을까?…"모두 아우르는 통합법 필요"
美·유럽 이어 日과 中도 활용 준비‥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 가치와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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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급증 등으로 의료비가 걷잡을 수 없이 폭증해 국가적 재앙이 될 것이라는 예고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이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분석해 개인 맞춤별로 예방의료를 실천하는 '정밀의료'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정밀의료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고, 이에 질세라 일본과 중국이 활용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정보보호'라는 가치와 대립돼 수년째 필요성만 제기될 뿐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정부와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등에서 의료기기업계의 애로사항 등 각종 의견을 수렴해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본격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4차산업위원회가 ▲데이터 이용제도 패러다임 전환 ▲데이터 가치사슬 전주기 혁신 ▲글로벌 데이터산업 육성기반 조성 등으로 구성된 전략을 마련했고, 정보주체가 기관으로부터 자기정보를 직접 내려받아 활용하는 방식의 마이데이터 시범사업도 즉각 시행하기로 했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의료·금융·통신 등 분야에서 대규모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며, 의료분야 시범사업은 건강검진결과를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 받고 계좌거래나 카드구매 내역을 오픈API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과기부는 데이터 가치사슬 전주기 혁신 과제도 추진한다. 산업별 실제데이터, AI 학습데이터를 전방위로 구축하고, 공공·민간 데이터의 획기적 개방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콘테스트, 데이터 보안성이 높은 블록체인, 동형암호 등 신기술 적용·실증 등도 시행할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빅데이터 정보 수집·축적·활용을 억제하는 규제나 통신업체의 사물인터넷(IoT) 장비 제조를 가로막는 규제, 의료정보의 축적·활용을 제한하는 규제 등을 적극 수정, 보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혁신경쟁 촉진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준비 부족으로 다소 연기된 대통령 주재의 제2차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도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개인정보 보호 분야 규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이 같은 정부의 변화는 의료기기업계의 지속적인 요구와 함께 폭증하는 의료비 증가 속도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의료기기협회 내부 4차산업위원회 이성웅 빅데이터 분과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제도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보건의료데이터가 축적돼 있으나 이를 활용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법제도 지적이 있어서 보건의료빅데이터 활용 터전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그렇다고 해서 아예 활용을 안 할 수는 없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에 따른 이점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 말 오마바 정부에서 정밀의료계획을 발표한 배경 역시 미국의 GDP 20% 가까이를 의료비에 지출할 것으로 전망했고, 의료기관간 소통 부족, 평균적인 진료로 인한 낭비가 예고됐기 때문.
 
이 위원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사결정을 통해 환자중심의 향상된 치료결과를 얻을 수 있고 적절한 의료진 배치, 정확한 진료 등으로 의료사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으며, 사전예방적 의료로 의료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은 "향후 시민단체 등과 사회적 합의 통해 보건의료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어디까지 공유할지 등 적정한 기준점과 법·제도 마련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는 이미 데이터가 잘 구축돼 있는만큼 제도적 장치만 있다면 충분히 서구사회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민준 스마트헬스케어분과위원장은 "빅데이터는 큰 틀에서 봐야 하는 분야"라며 "활용을 통해 의미가 있다면 서비스를 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절대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다고 막아서는 것은 옳지 않다"며 "빅데이터 활용 결과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얼마만큼의 가치를 주는지 짚어보고, 효용성이 크다면 개인정보 노출 방지 장치를 마련해 활용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시민사회단체와 일부 보건의료단체에서는 개인정보 활용에 대해 상당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까지 난항이 예고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현재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으로 분산된 개인정보 감독권한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개인정보의 활용을 위한 어떠한 계획도 동의할 수 없다"면서 개인정보 보호체계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좁혀지지 않은 입장 차에 대해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는 "빅데이터 중에서도 보건의료분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고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별도의 특별법이 마련돼야 한다"며 "보건의료빅데이터특별법에는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대한 정의를 바로세우는 것부터 시작해 활용목적, 의무범위, 활용절차, 처벌 및 제재방안 까지 모두 마련해 체계적으로 데이터가 이용·공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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