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18.07.19(목)23:56
 
 
 
   
   
   
   
[초점①] RSA가 '빛 좋은 개살구' 딱지 떼려면
적용대상 확대와 재평가 간소화‥"좋은 제도 '제대로' 활용돼야"
박으뜸·신은진 기자 acepark@medipana.com 2018-07-09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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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신은진 기자] 처음부터 모두가 만족하는 제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는 끊임없이 보완되고, 개선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신약 등재 제도가 수없이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문재인 케어'를 통해 비급여 치료제들이 필요하다면 급여권에 들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를 위해 현존하는 급여 등재 제도가 활용될 가능성이 큰데, 제약업계는 `보완`없이는 절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제약사들이 신약의 급여 등재를 위해 많이 활용하는 제도에는 `위험분담제(Risk Sharing Agreement, RSA)`가 대표적이다.
 
2013년 12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의 일환으로 '대체 치료법이 없는 항암제나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해 위험분담제도가 도입됐다. 
 
환자의 신약 접근성은 확대하면서, 신약이 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이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근거의 불확실성을 제약사와 분담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그런데 대상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계약기간은 짧으며 절차가 복잡하다. 오죽하면 이런 상태에서의 위험분담제를 '빛 좋은 개살구'라고 할까.
 
◆ 현재의 RSA =
위험분담제 약제 조건은 ▲대체 가능하거나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제품 또는 치료법이 없는 항암제·희귀질환 치료제로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질환에 사용되는 경우 ▲질환의 중증도, 사회적 영향, 기타 보건의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부가조건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평가하는 경우 중 1개 항목을 만족하면 된다.
 
특히 첫째 조건에서는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제품이 없는 경우,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질환, 일부 적응증에 대해 치료적 위치가 동등학 약제가 있고, 일부 적응증에 대해서는 없는 경우 등으로 나눠졌다. 
 
2013년 12월 시작된 위험분담제 약제는 위와 같은 조건 하에 대부분 항암제 및 희귀질환 치료제로 한정돼 있다.
 
여기서 두드러진 특징은 대부분의 약제가 환급형 계약 형태를 주로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환급형은 '등재가와 별도로 보험자와 제약사가 협상한 약가를 적용하고, 표시가의 차액을 환자에게 환급하는 방식'이다.
 
환급형은 실질적으로 보험자가 재정의 위험을 분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보험재정을 보존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게 된다. 제약사도 세계 여러 국가에 판매되는 약제의 가격을 표시가격 기준으로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국내 도입시 본사와의 가격협상이 더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 RSA 4년, 빈틈 발견 =
위험분담제가 환자의 접근성 향상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일반 등재 과정을 거쳐서는 '확신'할 수 없던 여러 혁신신약들이 환자들에게 보다 빨리 처방될 수 있었던 것에는 이 위험분담제의 역할이 컸다.
 
이 RSA가 4년을 맞이했다. 4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재평가 시기가 도래했고, 그동안 위험분담제에 대한 아쉬운 부분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메디파나뉴스가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아쉬운 점' 중 하나는 `위험분담제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한다는 의견이었다. 
 
단적으로 '대체 가능하거나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제품 또는 치료법이 없는 항암제, 희귀질환치료제로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질환'이라는 대상 범위는 한정적이라고.
 
기술의 발달과 미충족 수요를 채우려는 방향에 따라 '항암신약'은 대부분 이 분야에 치중돼 있다. 그렇지만 항암제와 희귀질환 이외의 RSA 세부 요건을 충족하는 기타 급/만성질환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는 주장.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사망 및 의료비 질병부담이 규모, 그리고 건보재정 자원배분의 질환 간 형평성을 고려했을 때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이외의 혁신적 신약이 존재한다. 이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RSA 적용 대상질환을 확대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환급형의 경우 대체약제가 있으면 후발약제는 추가적인 위험분담제 적용이 불가능하다. 이는 실제로 먼저 위험분담제를 통해 등재된 약제가 시장을 독점하게 하는 문제점이 있다. 
 
제약업계는 환자의 치료 선택권과 형평성 등을 고려해 후발약제를 포함, 약제의 특성에 제한을 두지않고 확대 적용되길 요청했다.
 
또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들은 RSA 제도를 선택한만큼, `과정의 혜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껏 RSA 적용 대상이 된 약제들은 대부분 대체약제가 없거나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약제가 부재한 약제에 해당함에도 비교대상약제와의 상대적 비용효과성 입증 자료 제출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RSA 조건에 부합하는 약제는 비교약제의 선정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뿐더러 상대적 비용효과성을 입증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아울러 경제성평가자료 검토에 물리적 시간이 길게 소요될 수밖에 없어 신약 접근성 개선 관점에서도 신속한 보험등재의 장애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약 연장 및 재평가 과정의 간소화`도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사항으로 꼽혔다. 
 
2017년 초, 위험분담제의 적용 약제의 재평가 기간이 최초로 도래했다. 현재 잴코리 캡슐과 에볼트라 주 등 16개 품목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중이다.
 
그런데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의 재계약 과정에서 RSA의 빈틈은 여실히 드러났다. 엑스탄디는 사례는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약제에 대한 RSA 재평가 연장이 어려운 현 RSA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제약업계는 후발약제 등재 시점에 따라 RSA의 계약이 유지되거나 또는 종료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이 밖에도 재평가 과정에서 또다시 '변경사항을 고려한 비용-효과성 평가'가 변수가 됐다. 즉, 최초 계약 당시와 변동된 부분을 포함한 경제성 평가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재계약을 원하는 약제가 급여 확대가 되는 등 변경사항이 있다면 경제성 평가는 다시 필수적으로 포함된다.
 
하지만 위험분담제의 계약기간은 4년, 재평가는 3년만에 찾아온다.
 
실질적으로 경제성 평가가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약사는 RSA로 보험 등재 후 급여확대를 원한다면 2년 이내 바로 새로운 경제성 평가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제약사는 추가적인 연구비를 포함한 행정비용과 자원 소요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부담은 급여확대를 꺼리게 되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결국 환자의 접근성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위험분담제의 재평가에 있어 비합리적이고 비예측적인 재평가 절차가 가장 큰 문제"라며 "최초 등재시 이미 비용효과분석을 하고 등재됐는데 재평가시 다시 비용효과 분석을 해야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후발약제 유무에 따라 비용효과성을 따져야하는 대상이 달라져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 결국 후발약제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이 유동적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위험분담제 재계약 여부는 후발약제 유무와 상관없이 업체가 희망할 경우 재계약을 진행하고, 비용효과 입증없이 공단 협상만으로 위험분담제 종료 혹은 재계약할 수 있도록 단순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다국적사의 성토는 복지부와 심평원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사항이었다. 이들 역시 기자들과의 만남 및 토론회 등에서 RSA 제도는 충분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RSA는 곽명섭 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이 직접 "장단점이 분명한 제도"이기에 "최대한 빨리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전한 제도이기도 하다.
 
정부 측은 RSA가 신약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장점이 있으나, RSA 계약 약제가 이미 있다면 후발약제가 진입할 수 없는 현행 제도의 한계를 분명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심평원 관계자는 "RSA 도입 당시 예측하지 못했던 변수들이 발생하면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고, 정부도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제도개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현재 내부검토를 진행중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개선안이 금방 마련되기는 힘들다"며 "RSA계약 만료 약제가 있고, 대체약제들이 진입하고 있어 지금은 각 안건들과 함께 문제가 예측되긴 했으나 도입당시 세밀하게 규정에 담지 못했던 내용들을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진행중인 내부 검토가 마무리 되면 자문단을 꾸려 자문 및 검토를 받아 RSA 개편 방향을 보다 구체화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외부 전문가자문단의 구성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점을 볼 때, 개정 시기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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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애독자  2018-07-09 16:42    답글 삭제
기사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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