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18.07.17(화)19:37
 
 
 
   
   
   
   
발사르탄 사태로 야기된 혼란 속에 때아닌 의-약 갈등
"성분명처방 문제 여실히 보여줘" vs "의사들의 상품 처방 행태 위험 입증"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8-07-1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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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지난 주말 발표된 고혈압 치료제 원료의약품인 '발사르탄'의 판매중지 및 제조·수입 중지 원인을 두고 의사와 약사 간 갈등에 불이 붙고 있다.

의사단체에서는 이 문제의 원인이 대체조제의 근거가 되는 '생동성시험'에 있다며, 복제약(제네릭)을 약국에서 임의로 골라 조제하는 '성분명처방'이 안 된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약사단체 측에선 "의사들이 특정 제약사의 상품을 처방하는 행태의 위험성이 입증된 것"이라고 반박하며, 의·약사 간 갈등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9일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이하 의협)는 "식약처장을 엄중 문책하고, 생동성 검사를 전면 재검토해야한다"며 "성분명처방·대체조제 절대 안되는 이유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건이다"고 논평했다.

발사르탄 사태로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국민의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해 식약처에서는 현재 시판되는 모든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원료의약품의 안전성 재조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생동성 검사에 대해 보다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신뢰할 수 없는 현행 생동성 검사에 대한 보다 엄격한 기준마련을 포함한 철저한 조치가 따라야 한다"며 "약효가 환자의 상황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의사의 처방약을 임의로 대체조제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기에 임의 대체조제는 엄격하게 금지되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사단체들은 성분명처방이 안 된다는 증거로 더 이상의 논란을 없애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고혈압 치료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한개원내과의사회(회장 김종웅)도 지난 10일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성분명 처방정책을 추진한다면 유사한 사태가 반복될 것이 명약관화 하기에 해당 정책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또한 지역의사회인 전라남도의사회(회장 이필수) 역시도 "심평원의 저가약 인센티브 제도를 즉각 폐지하고, 약사들의 조제 기록부 부재로 인한 실태 파악을 개선하며, 제각각인 환자의 상태와 제네릭 의약품의 효능을 고려하여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 주장을 근절할 것"을 촉구했다.

이처럼 의사단체가 발사르탄 사태와 관련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가 안 되는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하자 약사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10일 의사단체들의 성명서에 반박하며 "이번 사태는 리베이트에 만취된 의사들의 싸구려 약 처방행태로 인해 문제가 커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처방대로 조제한 약사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문제의 본질을 희석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본질은 중국산 원료 고혈압 치료제에 발암성 성분이 함유된 것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그 재료로 생산된 저가의 의약품을 사용하게 한 것은 의사의 처방에 있다는 사실을 회피하려는 의도에서 아무 관련도 없는 약사직능을 걸고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약사회와 경기도약사회, 약사단체인 새물결약사회 등도 발끈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문제 제품을 처방한 것은 의사이다. 의사가 구체적인 상품명을 지목해서 처방하는 우리나라에서 약사는 상품명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즉 문제가 있는 발사르탄 제품을 처방해온 것이 바로 일선 의사들이기에 현재의 '상품명처방'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성분명처방'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약사회와 대척점에 있는 이슈로 지난 2007년에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한 바 있으나 의사와 약사 간 첨예한 대립으로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

이후에도 관련 문제가 제기되면 성분명처방을 두고 의사와 약사 간 갈등이 표면화돼 왔는데 이번 '발사르탄' 사태에서도 이런 갈등이 다시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국민건강권 문제가 달린 사안에서 '성분명처방'으로 의사와 약사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결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발사르탄 사태는 10일 현재, 문제가 해결이 된 것이 아니라 진행 중인 사건이다.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가 단체들이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해 힘을 모아야함에도 불구하고 밥그릇 싸움에 혈안이 된 모습이 보기에 좋지는 않다"고 바라봤다.

그는 이어 "직역간 갈등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로 의약품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계기로 삼는 데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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