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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의료인 폭행 저지와 국민 공감 '코끼리'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8-07-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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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 소재 한 병원에서 발생한 응급실 내 의료인 폭행사건은 7월 초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할 정도로 사회적 관심이 쏠렸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의 굵직굵직한 외교안보 사건과 6·13 지방선거 등 정치 이슈가 가라앉은 시기에 발생한 이 문제는 국민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비록 폭행을 당한 당사자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악몽이지만, 의료계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의사들도 국민이기에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과 "일선 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을 위협하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나아가 이 문제를 어려운 개원환경의 대표적인 예로 연결시켜 의료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 주장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물론 의료계가 진부하게 주장하는 '저수가' 문제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단어 언급 없이 자연스럽게 말이다.

하지만 의사단체가 이런 기회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의료진 폭행사건 이후 각 종 성명서가 쏟아지고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 논의를 수면아래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는 '문재인 케어' 등 각종 정책의 문제점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케어나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등 최근 이슈에서는 국민의 여론과 의사단체의 입장이 엇갈렸지만, 의료인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오랜만에 의료계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게 됐다.

폭력으로부터 보호는 천부인권적 성격으로 누구나가 보호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있는데 특히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는 의사들의 방어권은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다수가 인정하고 있는 것.

이런 지지를 바탕으로 '의료기관 내 폭행 재발 방지'라는 눈 앞에 일뿐만이 아니라 의료기관을 어렵게 하는 각종 규제들과 지원책도 필요하다는 점도 제시해 점차 국민 여론을 환기하는 것도 필요한데 이런 중장기적 시각의 일명 '프레임' 전략이 의사단체가 부족해 보인다.

아울러 당장의 경찰청 앞 궐기대회를 통한 대응도 자칫 국민의 반감을 살 수 있다.

이번 응급실 의료진 폭행문제는 법률적 측면의 문제를 제기해 의협회장이 헌법과 법률에 의해 항의해야 했다는 의견도 의료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궐기대회 현장에서 의사들이 모인 반경 100m정도는 열기가 뜨거웠지만, 조금만 그 장소를 벗어나보니 주변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의사들이 또 거리에서 시끄럽게 한다"는 불평 불만.

한 두 번의 야외시위는 그렇다치더라도 사안마다 거리에서 외치는 의사들의 목소리가 이제는 국민에게도 식상해 보일뿐이다.

조지 레이프스가 지은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책에는 프레임의 중요성이 나와있다. 책의 요지는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이 말을 듣는 순간, 누구나가 다 역설적으로 코끼리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의료인 폭행사건 재발방지 대책으로 간만에 국민 여론을 등에 업은 의료계가 그들이 원하는 '코끼리'(프레임)를 만들어 국민과 함께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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