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이대로 두면 안 돼..정신 커뮤니티케어 시급

공급체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정신건강복지법 시행..사고 증가·편견 악화
복지부 "법 시행 초기 문제..정신 응급대응체계·지속치료·복지체계 연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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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최근 사후관리 없이 가정에서 지내던 중증 정신질환자가 영양군 경찰관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제대로된 공급체계 마련 없이 추진된 정신건강복지법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백종우 정신보건이사는 10일 이 같은 국내정신건강서비스 공급체계 문제를 지적하면서, 정신건강 커뮤니티케어 서비스 강화 방안을 제안했다.
 
 

앞서 지난달 살인 경력이 있는 중증정신질환자가 보호자 요청으로 퇴원해 가정에서 머물렀고, 퇴원 후 투약 중단으로 질환이 재발한 상태였음에도 외래치료명령제나 퇴원 후 사례관리체계 미비로 인해 방치돼왔다.
 
사실상 해당 환자에 의해 경찰관이 살해당하지 않았더라도, 현행법상 보호의무자 동의 없이 입원이 불가능하므로 환자가 다시 퇴원해 지역사회로 돌아와 또다른 문제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국이나 일본, 대만 등 다른 나라였을 경우 보호의무자가 아닌 정신건강전문가가 퇴원 또는 응급입원을 결정하고 이후 자타해위험성에 근거해 판사가 지속입원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중증정신질환자의 경우 경찰관만 출동하지 않고 정신건강응급개입팀이 함께 출동해 살인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게 전문가 입장이다.
 
신경정신의학회 백종우 정신보건이사<사진>는 "국내 정신건강서비스는 장기입원, 급성기 위주의 치료 중심이다. 병원기반 사례관리와 지역정신건강서비스에 대한 공급이 부족해 제대로된 환자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공급체계를 개선하지 않은 채 지난 1년전 정신건강복지법이 시행되면서 자의입원은 증가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으나 사고가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도의 보완 없이는 사고 증가와 편견 악화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정신건강복지법 이후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 이에 걸맞은 커뮤니티 서비스 확대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백 이사는 "해외에서 정신질환에 대해 커뮤니티케어서비스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퇴원 후 사례관리, 가정방문, 재활, 직업재활 등의 공급체계가 적정하게 갖춰져 있는 점을 감안, 우리도 법적, 제도적 개선과 함께 커뮤니티케어 중심의 복지서비스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법대 이동진 교수도 정신건강복지법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면서, "보호입원 중심의 개입에서 탈피하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며 "비자의입원과 외래치료명령의 요건 및 절차를 통합하고, 비자의입원에 준하는 정보제공과 지원이 법제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적인 판단 개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인센티브(유인)체계를 설계하고,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 지역사회 내 치료관리 등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의 투입이 확대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보건복지부 홍정익 정신건강정책과장도 같은 시각이라고 전제하면서, "정신건강복지법이 이제 막 시작 단계인만큼, 사회에서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아 탈원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 과장은 "가장 먼저 경찰청, 소방 등과 함께 다기관이 참여하는 정신질환 응급대응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어 환자본인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과 지속적인 사후치료, 보건-복지 연계 등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 자조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와 병원-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접점을 찾는 시범사업도 개발, 시행하려고 한다"면서 "점차 투자 확대와 체계 마련을 이어가면서 복지제도 확충과 지속 치료 등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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