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C형간염 국가검진, 제자리걸음에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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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박으뜸 기자] 모든 준비는 끝났다.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에 대한 이야기다.
 
C형간염은 빨리 치료할 수록 효과가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매우 소수의 환자만이 치료받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갖고 있다.
 
20만명 정도가 치료대상자인데 실제 치료환자는 5% 수준이다. 본인이 C형간염인지도 모르고 있는 환자는 간경화, 간암에 이르러서야 의사를 찾는 케이스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C형간염을 조기에 치료해야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만성간염으로 진행되거나,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경우 사망률 뿐만 아니라 치료비용이 크게 올라간다.
 
다행히 현재 C형간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치료제들이 국내에 출시된 뒤 모두 급여에 성공했다. 하지만 C형간염 치료제의 접근성이 나아진다고 한들, 중요한 것은 숨겨진 환자의 발굴이다. 좋은 약이 있음에도 치료받는 환자가 적다는 것은 무언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소리다.
 
처음에 우려되었던 '비용효과성'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근거가 도출되고 있다.
 
C형간염이 국가검진에 도입되면 비용효과적이라는 결과는 프랑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발표됐다.
 
프랑스에서는 베이비 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C형 국가검진을 했을 시, ICER가 2만5000유로로 책정됐다. ICER는 각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GDP와 비교되는데, 이 연구결과는 결국 국가검진이 비용효과적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단순히 C형간염 항체 스크리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인터페론을 쓰지 않고 경구약제로 처방했을 때 더 비용효과적임이 강조됐다.
 
가장 최근에 보고된 미국 연구에서는 40~50대로 스크리닝 대상을 선정하지 않고,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했을 때 더욱 비용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도출됐다. 우리나라보다 유병률이 높은 미국은 치료비용이 더 비쌈에도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보다 먼저 이러한 연구가 진행됐고, 이를 바탕으로 전연령을 대상으로 C형간염 항체 스크리닝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도출됐다.  
 
'비용-효과성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본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타당성' 연구는 40대, 50대, 60대 인구를 대상으로 각각 1회 선별검사(One-time Screening)를 시행하고, 현재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합당한 DAA 치료를 하는 경우와 선별검사 하지 않는 경우를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비용효과 증가비(ICER)는 질보정 수명(QALY, Quality-Adjusted Life Year) 당 840만~1589만원으로 국내의 일반적 지불의사금액 한계치(willingness to pay threshold)를 27,512달러로 가정시 비용효과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 중 하나는, C형간염 검사 자체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서서히 진행되는 C형간염의 특성 상 60대 이후에 검진을 하면 이미 간경화로 진행한 환자가 많아 검진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 이에 국가검진을 연령을 크게 낮춰 시행한다면 12주의 약 복용만으로 큰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2017년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했으나, 이후 어떠한 입장이나 움직임이 없다. 질환이 국가검진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유병률, 사망률, 치료방법 존재 여부, 비용대비 치료 효과성의 원칙이 맞아야하는데, C형간염은 유병률 5%에 미치지 못하는 질환이라는 것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2030년에 C형간염 퇴치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러 이유를 대면서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을 미루고 있다. 숨겨진 환자를 발굴해 줄이는 것, 사회적 의료비용을 아낄 수 있는 방법, 어떤 것이 더 이득인지는 이미 답이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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