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르탄 제약사에 손해배상? `무리수` 비난 빗발

공단의 구상권 및 손배소 청구 검토 소식에 제약업계 "법률적 근거 부족"
공단 "식약처 조사결과 나와야 결정, 세부적 법률 검토 아직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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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발사르탄 사태 손실에 대해 제약사에 손해배상청구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건보공단이 문제의약품 재처방·조제 등으로 발생한 추가 재정지출 규모를 파악한 후 구상권 또는 손해배상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세부 검토를 위한 자료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기관에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제약업계는 명분과 법률적 근거가 부족한 무리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 발사르탄 사건은 예측하지 못한 제3의 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에 의해 전세계적으로 발생한 돌발 사태다.
 
제약사들이 해당 제품들을 허가받는 데 위법 사항은 없었으며, 현재까지 발표된 내용으로는 안전 관리에서 드러난 귀책사유도 없다.
 
NDMA를 검출할 만한 공인된 시험법이 마련돼 있지 않았고, 의약품 출하 시 내는 시험성적서 항목에도 NDMA를 시험하도록 되어 있지 않았다. 즉, 이 수치 이상 검출되면 안된다는 관리 기준이 없었다.
 
식약처가 NDMA의 잠정허용기준을 `0.3ppm 이하`로 설정한 것은 사태 발발 이후다. 식약처 역시 보도자료에서 NDMA를 `비의도적으로 생성되는 불순물로, 세계적으로 NDMA 기준을 정해 놓은 국가는 없는 상황`이라고 소개했고, 제약사의 귀책사유와 고의성 여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식약처도 강제회수 명령이 아닌 자진회수를 권고했던 것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는 NDMA가 얼마나 암 발생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명학한 연구결과도 없다. 최근 유럽의 장기추적 연구에는 NDMA가 유의미한 발암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결과도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법하게 만든 약을 기준이 없어 회수하고 폐기하는 비용만 해도 손해가 막심한데 추가 비용까지 물리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발사르탄 사태에 따른 재처방 비용은 사회적으로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비용으로 봐야한다. 공단이 처방비, 조제비 손해를 봤다고 회사에 물리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의 손배소를 따라, 고혈압 치료 도중 암에 걸린 환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질 우려가 짙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고령의 고혈압 환자는 적지 않는 빈도로 암이 발생하는데, 책임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그 약을 한 알이라도 먹은 환자가 소송을 걸 수도 있다. 회사뿐 아니라 의사와 약사에도 줄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법조계 관계자 역시 무리수가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A로펌의 변호사는 "어떤 법률 위반으로 소송을 걸지 의아하다. 발사르탄은 제약사든 정부든 누구 하나의 책임으로 보기 힘든 사건인데 구상권이나 손배를 청구한다면 반대로 제약사는 식약처에 관련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책임을 물 수도 있다"며 "무리한 소송은 정부와 제약사 모두에게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고 주지했다.
 
손배 범위에 따라 비용 사이즈도 달라진다. 재처방에 따른 의사 처방료, 약사 조제료뿐 아니라 폐기된 약값까지 청구할 경우 배상액은 매우 커진다.
 
막상 소송의 주체가 될 건보공단은 유해성에 대한 식약처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만 소송 여부, 대상을 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조사 결과가 전제돼야 하는 사안인데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세부적인 법리 검토를 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공단 관계자는 "유해성 여부가 확인돼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조사 결과가 안나왔고 각 제약사의 공정과 관리 수준이 다 다르니, 무엇을 기준으로 손배소를 청구할지 정확하게 잡을 수 없다"며 "현재로써는 재처방으로 공단 부담금이 증가했으니 환수하겠다는 큰 틀만 그린 상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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