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폭력, 청원경찰이 막는다?‥병원에 떠넘기는 꼴

응급실 청원경찰 배치 법안에 병원들 "경찰도 못 막는데‥폭력 예방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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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국회가 응급실 의료진 폭행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청원경찰 의무배치를 제안한 가운데, 해당 내용에 대한 병원들의 반응이 냉소적이다.

올여름 응급실에서 환자 또는 보호자가 의료인을 폭언·폭행한 사례가 연이어 보도되며 그간 쉬쉬하던 의료인 폭행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이 이뤄졌다.
 
응급실 내 의료진 폭력은 다른 응급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큰 위협을 가할 수 있어 국민들의 큰 관심을 불러왔고,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8월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 보호 전담인력을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의료법 개정안에는 ‘안전 보호 전담인력’을 별도로 배치할 것, 응급실에 청원경찰을 배치할 것 등 응급실 내 폭력예방을 위한 인력 배치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한병원협회는 10일부터 협회 회원들에게 의료기관 내 청원경찰 현황조사를 실시하며, 청원경찰 및 안전 보호 전담인력 배치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을 청취 중이다.

응급실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인력'을 동원하는 대책에 대해 의료계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실제로 응급실에서 행패를 부린 취객을 제지했다가 경찰서로 입건된 보안요원의 사례, 경찰관이 배치된 '주취자응급의료센터'에서 조차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사례들은 단순히 인력 배치만으로 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모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A 교수는 "그동안 진료현장에서 무수한 폭력행위가 발생했음에도 대개의 의료기관에서는 대응하기 귀찮아서, 병원 이미지가 훼손될까 봐, 추가적 협박이 두려워 등의 이유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가운데 현 청원경찰들도 병원의 입장에 따라 최대한 문제를 쉬쉬하는 데 집중할 뿐, 의료인 폭행 문제의 예방이나, 사후 대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라며, "적극 나서고 싶어도 현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괜히 나섰다가 자기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경찰조차 인권 등의 문제로 주취자 통제 등에 한계를 가지면서 의료기관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 중소병원 관계자 B씨는 "주취자응급의료센터에 파견된 경찰조차 권한이 아니니 112에 신고하라는 입장을 반복하며 책임을 회피하며, 주취자가 행패를 부리고, 의사가 얻어맞아도 경찰관이 방관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에도 응급실 폭력 예방과 대응에 대한 매뉴얼이 있고, 교육이 진행되지만, 권한이 아니라는 이유로, 의료기관에 문제를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단순히 의료기관에 인력 배치를 의무화하는 것은 의료기관에 부담만 가중 시킬 뿐"이라며, "인력 배치에 앞서 정부와 사법당국의 의료기관 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부터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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