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난립' · '희귀약 관리' 식약처 국감이 남긴 과제

[종합] 마통시스템 시행 3개월 공방… 허가 관련 제도 개선 요구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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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약 발사르탄 원료의 불순물 함유 사태에 따른 후속 대책 중 제네릭 난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 대책 추진으로 제약업계의 파장을 예고했다.
 
또한 20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온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희귀의약품 보관·배송 안전성 강화 대책도 조만간 현실화될 전망이다.
 
올해 처음 도입됐지만, 시행 이후 '허점'이 속속 드러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대해서도 내실있는 안전 관리 대책이 주문됐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를 통해 이 같은 현안 이슈를 지적하며 향후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 발사르탄 후속조치에 관심… 제네릭 난립 대책 주목 
 
지난 7월 발생한 발사르탄 사태는 이번 식약처 국정감사의 최대 현안으로 꼽혔다. 발사르탄 원료에서 발암 의심물질 NDMA가 검출된 이후 파장이 컸던 만큼 의원들의 관심도도 컸다.
 
다만 발사르탄 사태 이후 3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식약처가 신속한 대응으로 사태를 진정시켰다는 점에는 공감하며 후속조치에 대한 관심이 쏠리게 됐다.
 
의원들은 먼저 발사르탄 사태로 논란이 된 제네릭 난립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지적하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이날 제네릭 난립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기 의원은 "제네릭 난립이 너무 과도한 상황"이라며 "최근 5년간 제네릭이 4천개 넘게 생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대책을 고민했는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도 "하나의 의약품 성분에 품목이 무려 121개나 되는 제품이 나오는 등 국내 제약산업에서 제네릭 의약품이 난립하고 있다"면서 "제네릭 난립으로 인해 업체 간 과당경쟁, 저품질 원료 의약품의 대량 유통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이번 발사르탄 사태를 통해 위탁‧공동 생동성시험 허용에 따른 낮은 진입 장벽의 문제와 제네릭 난립에 대한 관리 체계 미흡이 지적됐다"며 "하루 빨리 제네릭 의약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제2의 발사르탄 사태가 발생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류영진 식약처장<사진>은 제네릭 난립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종합 대책을 만들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류 처장은 "발사르탄 사태를 보더라도 외국에서는 10~20품목을 회수했다면 우리나라는 175품목을 회수하면서 국민들의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제네릭이 너무 난립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류 처장은 "제네릭 문제에 대해서는 식약처만 규제를 강화해서는 안 되고 약가문제도 관련이 있어 복지부와 협의체를 구성했다"며 "생동성시험 위탁, 약가, 유통 등 종합적으로 대책을 만들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발사르탄 사태 후속조치 미흡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식약처는 사르탄 계열 의약품에 대해 조속히 검사법과 관리기준을 마련해 검사를 완료해야 한다"며 "제지앙 화하이사와 제조공정이 다름에도 NDMA가 검출된 3개사 품목의원인과 현지실사를 조속히 완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도 "유럽에서 NDMA 외에도 또 다른 발암 가능물질인 NDEA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추가 조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류 처장은 "NDEA 검출 보고가 있어 NDMA와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검사법을 만들어 중앙약심을 통해 자문받아 이달 말까지 발표하려고 한다"며 "제약사들이 기준에 맞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20년만에 희귀약 관리 시스템에도 변화오나
 
국정감사를 통해 새롭게 드러난 이슈에는 희귀의약품 보관·배송 시스템 부실이 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주된 업무인 희귀의약품 수입·공급 업무의 안전성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도마위에 오른 것.
 
센터의 의약품 보관·배송 안전성 문제는 국정감사 이전부터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의원들과 류영진 식약처장의 센터방문이 이어지며 공론화를 예고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사진>은 첫 번째 질의부터 센터 운영과 관련해 류영진 처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의약품 보관 장소 부족으로 일반 사무실에 의약품을 쌓아놓고 있었고 사무실 온도가 28도에 달하며 변질 위험이 컸다.
 
또 의약품 배송 시 아이스박스에 의약품을 넣고 아이스팩을 넣어 택배와 퀵서비스로 환자에게 전달하고 있었다.
 
이는 이동거리에 따른 온도 유지는 물론 충격에 의한 파손에 대책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센터는 이러한 배송체계에도 불구 환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배송 동의서를 받고 의약품을 전달하며 귀책사유를 환자에게 넘겼다.
 
전 의원은 "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현재와 같은 비정상적인 운영은 실낱같은 생명의 끈을 잡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환자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식약처가 시설, 배송 및 추적관리 시스템을 진단해 안전하게 환자들에게 공급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의약품을 단지 아이스박스에 포장해서 택배 또는 퀵 배송하는 것은 환자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센터가 할 수 없다면 전문의약품 도매상에 외주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류 처장은 "취임 후 센터를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 차례 개선을 지시했지만, 기재부나 자금 운용 사항으로 시행이 어려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류 처장은 센터 방문 소감을 전하면서 "센터가 방치된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현장을 직접 보고 깜짝 놀라 내부 시설을 바꾸고 인력을 확대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최대한 빨리 조치할 수 있도록 확인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의 희귀의약품 보관·배송 안전 문제가 공감대를 얻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개선 움직임이 나타날 전망이다.
 
출범 이후 20년간 변화되지 않았던 희귀의약품 보관·배송 시스템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식약처는 공간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센터 이전과 마약 업무 등이 추가되면서 인력 충원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통시스템 시작..국회 "허점" vs 식약처 "정보 공개"
 
올해 5월 새롭게 문을 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일선 개원가에서 프로포폴, 펜타민, 졸피뎀 등이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는데, 마통시스템은 실제 처방·사용량의 절반도 잡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약사, 도매상, 약국, 병·의원 등 제조부터 사용까지 연계해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최종단계인 병·의원의 투여량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DUR과 연계하지 않을 경우 '무용지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최근 사용량이 급증한 프로포폴의 경우 심평원에서는 2018년 5월~2018년 7월까지 3개월간 국내에서 273만 8,151개의 프로포폴이 처방됐다고 집계한 반면, 마약류통합시스템의 집계는 184만 6,889개로 무려 89만 2,262개의 처방을 놓쳤다.
 
게다가 마통시스템의 시행 3개월 운영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민등록번호를 제대로 입력하지 않은 채 무의미한 숫자를 넣거나 정보를 누락하는 등 마약류 관리법을 위반한 사례도 43건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사망한 사람의 이름으로도 졸피뎀, 프로포폴 등이 처방되고 있었으며, 이는 행정안전부의 DB와 연계해야만 파악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마약류에 속하는 식욕억제제인 펜터민, 펜디멘트라진, 암페프라몬(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로카세린 등이 환자 한명이서 복용할 수 없는 양을 처방받거나 16세 이하에서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었음에도, 마통시스템을 이용한 적정한 제재와 관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상습 투약한 성형외과 원장이 기소되고 버려진 프로포폴을 모아 재사용하다가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마약류 관련 의료사고 및 범죄가 증가하면서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되고 있는데도, 식약처가 이를 목적으로 마통시스템을 구축해놓고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사진>은 "병의원의 의도적인 허위·조작이나 반복적인 누락은 없는지 여부에 대해 식약처가 철저하게 감독하고,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심평원과의 정보연계가 필요하다"고 지시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역시 "의료기관의 인력 부족 등으로 프로포폴 등 마약류 관리 소홀이 심각한 상황만큼 보건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관리감독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미국의 처방약 모니터링 프로그램 등과 같은 사후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영진 처장은 부족한 부분에 대해 일부 인정했으나, "그간 문제됐던 처방들이 숨어있다가 마통시스템을 통해 확인되고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제도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제도가 쌓이면 현장조사와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통해 사각지대를 개선해나갈 예정"이라며 제도 이점과 효용에 주목했다.
 
당장 제도 평가 및 개선을 하기에는 '시기상조'이기는 하나, 제도 초기부터 강하게 '뭇매'를 맞은 만큼 정보 활용과 연계를 통한 효율적인 관리체계 마련이 머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기기 선발주자 불이익·의약품 허가갱신제도 등도 다뤄

한편 이번 식약처 국감에서는 의료기기 허가제도의 불형평성, 제약사들의 사전허가제도 악용, 유명무실한 의약품 품목허가갱신제도, 비현실적인 신약신청수수료 등의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현행 의료기기 허가제도 지침상 기존 허가제품과 사용방법이 동일할 경우 즉 후발주자의 경우에는 허가단계에서 임상시험 자료를 생략해주고 있는데, 이로 인해 선발주자들이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
 
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불공정한 제도로 새로운 의료기기를 개발하려는 의지가 없어지게 되고, 결국 국내 의료기기산업자체가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고, 류영진 처장도 "빠른 시일내에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해결의지를 피력했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신약허가 기간 단축과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 신약신청수수료를 인상하기로 했으며, 제약사들의 주식시장 먹튀 방지를 위해 사전허가 의약품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검토가 부실한 의약품 품목허가갱신제도도 개선하기로 했으며, 외국제도와 비교해 중간 평가 거쳐서 보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국감에서 식약처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들이 제기됐고 이에 대한 처장의 개선 의지가 뚜렷한 만큼, 앞으로 어떤 방향의 성과물을 내놓을지에 의약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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