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시 실기 체크리스트 공개 불가‥불씨 남아

법원, "체크리스트 채점항목만 준비할 가능성 높아‥응시자 자질 향상 저해"
의대생들, "무엇이 일차 진료의사 핵심 역량인지 알 수 없어‥공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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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의 채점기준에 해당하는 체크리스트 공개가 불발됐다.

체크리스트 공개가 우수한 의사 검증이라는 공익에 반할 수 있다는 국시원의 정보 공개 거부에 대해 법원이 합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의대생들은 '깜깜이' 의사국시를 탈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행정법원 제11부가 의과대학 학생 4명과 의사 2명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에 청구한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제기한 ▲CPX(표준화 환자 진료) 6문항의 각 항목 ▲OSCE(단순 수기 문제) 6문항의 각 항목 ▲각 항목별 합격/불합격 여부 ▲항목별 응시자의 점수 ▲OSCE 문항의 항목별 체크리스트 공개 5가지 요구 중 마지막 요구만은 이유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간 의대생들은 시험응시자들의 현재 실기시험이 객관적 평가시험으로써 공정하게 수행된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국시원 측에 OSCE 각 항목별 체크리스트의 공개를 요청했지만 국시원 측은 이를 거부해왔다.

국시원은 "OSCE는 진료의사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임상수행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으로 그 채점기준에 해당하는 항목별 체크리스트가 공개되는 경우 응시자들은 체크리스트에 맞춰 시험을 준비하게 되므로, 이는 임상수행능력의 평가라는 시험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고, 자질이 부족한 의사로부터 일반 대중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사 국가시험이 추구하는 공익에 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재판부는 OSCE 체크리스트 공개 항목에 대해서만큼은 국시원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OSCE 체크리스트 공개가 국시원의 공정한 시험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의사 국가고시의 공익적 목적인 우수한 의사 검증을 달성하기 어렵게 한다는 점이다.

현재 OSCE 항목별 체크리스트는 총 32개의 항목별로 그 구체적인 채점항목과 채점항목별 배점이 정해져 있다.

국시원은 이 체크리스트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는 경우 시험의 변별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체크리스트를 변경하거나, 구성을 달리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OSCE의 각 항목에 따라 응시자들이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임상업무의 범위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법원도 체크리스트의 구체적 내용을 매년 변경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국시원의 실시 및 관리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고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OSCE의 항목별 체크리스트가 공개되는 경우 실제 임상상황에서 우수한 수행 능력을 갖춘 의사인지 검증한다는 의사국시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제기됐다.

학생들이 OSCE 시험이 체크리스트의 내용에 따라 사전 준비가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응시자들이 체크리스트의 채점항목만을 기준으로 시험을 준비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이는 응시자들의 균형 있는 자질 향상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체크리스트 공개가 의사국시의 공익에 반한다며 국시원의 정보 공개 거부에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체크리스트 공개가 OSCE 시험의 변별력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처럼 변별력을 상실한 OSCE 시험으로는 국시원이 응시자의 일반적인 임상수행능력을 검증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소송에 참여한 의사 A씨는 안타까움을 표하며, "이렇게 체크리스트를 공개하지 않으면, 시험에 탈락한 사람은 물론 시험에 통과한 사람도 어떤 특정 행위를 하여 실기시험에 통과한 것인지 알지 못하게 된다. 각 임상과업에서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할 항목을 모두 외워 해당 행위를 할 수 있는 의사가 일차진료의사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을 갖춘 의사다"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학생들이 체크리스트 항목만을 외워서 지엽적으로 익힐것이라고 주장하는데, 해당 체크리스트가 특정 임상과업을 수행하는데 있어 각 임상과업에서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할 항목이라면 OSCE 항목별 체크리스트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은 응시자가 선택적으로 이행여부를 결정해도 되는 항목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A씨는 OSCE 시험은 기본적 수준의 문제로, 시험 자체도 변별력 시험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OSCE 체크리스트가 공개된다고 매년 출제 가능한 문제의 범위가 줄어들거나 출제가 어려워질 위험도 없고, 시험의 공정성을 해할 이유가 없는데도 이런 판결이 나온데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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