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등 신약 급여 빠르게 하되..사후관리·퇴출 시행

文케어로 불확실성 크고 초고가 약제들 대거 급여화..체계적 재평가 '불가피'
재평가 기준 '리얼월드'..제약업계 급여 퇴출 불만에 연구진들 "환자 아닌 비즈니스 먼저냐"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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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면역항암제 등 고가 신약의 급여화가 이뤄지면서 건강보험 재정부담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문제는 신규 급여 약제들의 효과가 적거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등 임상적 유용성이 매우 적다는 점. 실제 췌장암 치료의 경우 '젬시타빈+얼로티닙' 병용시 1,500만원에 2주 생존 개선이 증명되는 임상시험 결과로 급여화됐으나,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7,900만원이 더 들고 3일 더 사는 데 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학회 등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실제 임상현장의 근거자료(RWE)에 기반한 재평가와 급여 퇴출 등 사후관리를 시행하기로 했다.
 
제약사 임상시험 아닌, 병원의 실제 '리얼월드데이터' 근거로 재평가
 
이에 앞서 건보공단은 의약품 급여 등재 후 평가 및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대한항암요법연구회(연구책임자 국립암센터 김흥태 교수)에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재정영향이 크면서 사회적 이슈가 있는 약제부터 우선적으로 유럽 임상의학회(ESMO) 등의 도구를 활용해 사후평가를 시행해야 한다는 중간연구 결과가 도출됐다.
 
현재 신약 등재절차는 '제약사의 급여 신청-심평원 급여적정성 평가-공단 약가협상-복지부 상한금액고시'지만, 약가협상과정에서 제약회사는 물론 전문학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과 급여 후 RWE를 통한 재평가를 시행하는 과정을 추가하는 개선안을 제시했다.
 
또한 공단 내부에 복지부 및 공단 소속 2~3인을 포함해 임상전문가, 환자, 시민단체, 경제성평가 전문가로 구성된 '약제사후관리위원회(가칭)'를 마련하고, 사후관리 대상 약제 선정과 관리 및 검토에 대한 자문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제도 운영방안에 대해 이화의대 안정훈 교수(연구팀)는 "급여등재 전 심평원 약제급평위에서 검토한 'ICER'(약의 가격과 질환발생 및 개선 확률, 의료비용, 약의 임상적 유용성 등을 포함한 값)와 리얼월드 데이터로 계산한 ICER 간의 차이를 통해 비용효과성을 재확인하고, 유럽종양학회의 임상가치 평가 툴을 통해 유용성도 다시 봐야 한다"면서 "이 같은 재평가 결과에 따라 약가를 조정하거나 급여 목록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으로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상선정과 관련해 서울아산병원 이대호 교수(연구팀)는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은 물론, 해당 약제가 건강보험 재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사회적으로 얼마나 이슈인지 등에 따라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사후평가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면역항암제 등 신약으로 인해 암환자에 사용하는 비용이 지난해 130조원을 넘어섰다. 앞으로 우리사회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미 외국에서는 다양한 비용과 효과에 대해 가치평가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를 반영해 급여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시행 취지를 밝혔다.
 
정부, 임상적 유용성 떨어지는 급여 의약품 문제 심각..'퇴출' 고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곽명섭 과장도 "최근 들어 불확실성이 큰 약제들에 대해 제약사와 환자들의 강한 요구로 대거 급여로 들어오고 있고, 이들 약제 대부분은 급여 등재 근거가 되는 제약사 임상시험 결과와 달리 실제 급여 후 임상현장에서 환자가 사용할 때 임상적 유용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더욱 문제는 목록정비나 약가인하 외에 별도의 급여약제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해도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점.
 
곽 과장은 "급여 약제에 대한 평가 시스템 도입을 고민하면서, 공단과 함께 사후관리제도 마련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중복적 요소들을 최대한 제거하고 효율적으로 제도가 집행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평가시스템을 마련하고, 공단과 심평원, NECA 등이 각 특성에 맞게 역할을 부여해 시스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후관리 제도 추진 계획에 대해 시민단체(경실련)와 환자단체 모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환자안전 위협과 건보료 폭증 등을 막기 위해서 사후관리는 물론 퇴출까지 정부가 추진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심평원 박영미 약제기준부장은 "사후평가기전 마련은 물론 사실상 환자들이 새로운 약제, 특히 면역항암제에 대한 급여 요구가 매우 큰 상황이므로 학회와 임상현장 등에서 의료진이 환자에게 약에 대해 제대로 알려야 한다"면서 "리얼월드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학계의 근거마련 및 건의가 지속돼야 하며, 췌장암 병용요법처럼 윤리적 문제까지 있을 경우에는 급여 퇴출 뿐 아니라 식약처 허가 취소도 동시에 검토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제약업계 부분 인정했지만 퇴출 우려..연구진 "비즈니스가 먼저냐" 재반박
 
이 같은 제도 추진 계획에 제약업계에서는 RWE 분석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완전한 급여 퇴출에 대해서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국MSD 김소은 상무는 "리얼월드데이터를 한국에서 약가결정, 재정영향 평가에 쓰일 수 있다고 보면 한 획을 긋는 연구가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사후관리는 약제의 가치평가와 병행돼야 한다. 신속급여등재 등 환자 접근성 확대하는 과정, 효율화로 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최정인 팀장은 "사후관리를 '급여 퇴출, 약가 인하' 목적으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 임상 진료지침 반영이나 허가 사항 변경 등에 활용해야 하며, 의약품 오프라벨 사용 입증과 기존 신약 급여 등재 등에도 조화롭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박성호 전무도 급여 퇴출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연구책임자인 국립암센터 김흥태 교수는 "비즈니스가 먼저냐, 환자가 먼저냐"라고 강하게 질타한 뒤, "10년 전에 산 텔레비전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사서 쓰는 것처럼 환자안전을 위해서 퇴출될 약은 퇴출시켜야 한다. 이미 유럽에서는 급여 퇴출된 약제들을 우리나라만 아직도 쓰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사후평가관리방안은 면역항암제를 전체 퇴출시킨다는 의미도 아니다. 문제되는 약제들을 확인한 다음 2-3년마다 사후평가를 시행해 약가조정이나 급여기준 수정, 또는 퇴출 등을 결정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사후평가기전 및 퇴출 기전을 마련하면 신속 급여등재가 가능해져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연구자인 이대호 교수도 "당장 제약사에 불리할 수 있지만, 제대로 제도가 시행될 경우 오히려 신약이 빨리 급여로 들어오고 적정 가격을 받을 수 있어 더욱 효율적"이라고 했다.
 
또한 "사후평가제도는 허가를 취소하자는 소리가 아니라, 효과를 증명하지 못하는 약제에 대한 건강보험 재정 낭비를 막자는 것"이라며 "8개월만에 BMS가 니볼루맙(옵디보) 하나로 2조원을 벌어들이는 등 면역항암제 하나에 들어가는 재정이 막대한만큼, 효과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약제는 개별 환자가 수억원을 들여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는 유지하되 급여는 퇴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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