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 사건서 배우는 특허권 전쟁…"제약기업들 대비 필요"

조원희 변호사 "내년부터 대학·정부 연구과제 이전절차 엄격해져"… 권리관계 설정 명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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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젠 사건을 계기로 기업이 정부 및 대학의 연구과제를 이전받는 절차가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제약기업의 대비가 필요하다.
 
법무법인 디라이트 조원희 변호사(사진)는 28일 '제약·바이오 시장의 주요 현안 및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대학, 출연연(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과제의 기업 양도 기준이 엄격해지고 내년부터 절차가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연내 기술 이전 완료를 제안했다.
 
툴젠 사건은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이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동료들과 개발한 크리스퍼 원천기술과 관련해 서울대에 거짓으로 직무발명 신고를 한 후 자신이 최대주주인 툴젠으로 빼돌렸다는 의혹으로 시작된 사건이다. 
 
김진수 교수팀은 2010~2014년 한국연구재단의 창의연구사업으로 29억 3600만원을 지원받아 이 기술을 완성했는데, 핵심특허의 직무발명 신고서에는 재단 지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지 않고 툴젠이 연구비의 100%를 지급한 것으로 기재된 반면, 핵심특허 관련 논문에는 재단의 지원 사실이 기재돼 있다는 지적이다. 
 
툴젠 출원의 크리스퍼 기술이 재단의 지원으로 개발됐느냐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기업과 대학의 공동연구 시 권리 관계 설정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조 변호사는 "재단의 지원으로 개발됐는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애초 정부지원금이 사용되는 연구와 기업 본인의 지원금이 사용되는 연구를 구분한 후 향후 권리 관계가 복잡해지지 않도록 서류로 정리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정부의 연구비 지원이 있는 경우 연구성과 귀속이나 실시권 허여, 양도에 있어 제한이 있다"며 "장기 공동연구개발 과제의 경우 일부라도 정부 지원이 있는 경우 전체 연구결과의 활용에 제한이 발생한다. 향후 기술이전이나 M&A에 있어 불리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 대학·출연연과 공동 연구개발 시 유의사항
 
 
권리 귀속의 쟁점은 그 연구결과가 직무와 연관된 '직무발명'이냐, 아니면 '자유발명'이냐의 개념에서 출발한다.
 
조 변호사는 "교수·연구원 발명의 대부분은 소속 대학이나 출연연의 시설, 인력을 이용한 발명이므로 직무발명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학에서 대부분 직무발명에 관한 규정을 갖고 있어 업무 시 당연히 규정이 있을 것이라는 전제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무발명의 통상실시권은 사용자(그 기관)에게 있고, 사용자에게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나 특허권을 승계하는 계약 또는 근무규정이 있는 경우 이에 따라 권리 관계가 결정된다.
 
그는 "사실 규정대로 지켜지지 않는 일이 많고 문제가 생겼을 때 판례나 법률 해석이 충분치 않다"며 "관련 규정이 애매하다면 아예 권리를 회사로 양도하는 양도계약을 미리 체결해 사후 입증 근거를 마련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들은 대부분 전담조직(산학협력단 등)을 두고 있는데, 공무원의 직무발명은 별도 특칙에 따라 국가에 귀속되고 전담조직이 있는 경우 이에 귀속된다. 즉, 어떤 대학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할 경우 그 발명의 권리가 산업혁력단에 속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 산학협력단은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으며, 다시 기술지주회사는 연구소기업을 설립할 수 있어 발명의 권리 역시 움직일 수 있다. 동시에 양도 시 전문기관의 장 또는 중앙행정기관 장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조 변호사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성과를 제3자에 이전하는 데 제약을 둔 것"이라며 "따라서 기업이 대학과 공동연구를 할 때는 그 대학이 해당 특허에 대한 지분을 넘길만한 지위를 갖고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권리 귀속 명확화
 
통상 연구결과의 권리 귀속을 명확화하는 방법으로 공동소유 계약을 맺는다. 공동소유 계약으로 기업이 지분 이전을 받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특허권자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에도 국가별로 공동소유의 법률관계가 달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상대방 동의없이 실시권을 허여할 수 있으나 대가는 꼭 분배하도록 '공동소유'를 정의하는 등 한국과 크게 다르다. 
 
조 변호사는 "여러 국가에 특허가 등록된 경우 등록 국가의 법을 적용받으므로 통일적인 권리관계 설정을 위해 미리 계약을 통해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련 규정 체계는 복잡하다. '과학기술기본법',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과 같은 상위 법령 외에 각 부처별로 별도 규정을 두고 있고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대학 및 출연연도 별도의 지식재산권 관리 규정을 두고 있다.
 
추가연구나 복합제 같은 개량 발명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의 경쟁금지 의무 등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지 살펴야 한다. 
 
◆ 툴젠 같은 사건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조 변호사는 "핵심 연구는 기업 또는 부설연구소가 수행토록 하면서 핵심연구의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연구책임자 관여가 불가피하다면 공동소유 관계를 미리 정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지분확보가 제일 바람직하지만 만일 그렇지 못한 경우 독점적 실시권을 통해 사실상 특허권자와 같은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며 "초기 단계에서 기술가치산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가는 경상로열티 방식을 채택해 탄력적으로 대응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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