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센다` 바로 알기‥이미 비만약은 '미(美)의 도구' 됐다

정상인에게도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현실‥삭센다 홍보부터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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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기관 진료실 전경(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련없음)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알레르기를 치료하고자 찾아간 피부과 의원은 들어서자마자 눈이 어지러웠다.
 
각종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광고 문구부터 겨울맞이 피부미용 할인 가격이 붙어있었고, 최신 의료기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흉터없이 제모와 점을 제거할 수 있다는 설명이 아주 친절히 벽에 부착돼 있었다.
 
멍하니 진료 차례를 기다리는 도중, 기자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대화 소리가 들렸다.
 
"삭센다, 이제 몇회 남았죠?"
 
'삭센다(리라글루티드 3mg)'. 노보 노디스크제약이 야심차게 내놓은 비만치료제다. 최초로 개발된 GLP-1 유사체 기전으로 당뇨병 치료제로 시작됐으나 체중감량 효과를 확인하며, 용량을 달리해 비만치료제로 탄생했다.
 
그런데 삭센다의 투여 횟수를 물어본 여성은 전혀 비만환자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늘씬한 체형이었다.
 

삭센다는 '치료제'이기에 당연히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의아함에 좀 더 자세히 의원 내부를 들여다보니, 삭센다를 10회, 20회로 묶어 이벤트처럼 홍보하고 있었다. 거기에 '삭센다 도입 기념'이라는 문구는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이런 와중에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12월 5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전국 주요 11개 도시에서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삭센다 바로 알기' 강좌를 개최한다고 한다.
 
삭센다를 비롯한 비만보조제가 올바르게 처방되고 사용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고.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라나 아즈파 자파 사장은 "비만은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비만치료제에 대한 정확한 의약학적 정보의 부재에 따른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해 안전성 문제 역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제약사가 우려하는 상황은 이미 도래했다. 오히려 삭센다의 유행은 너무나 커져 이전부터 비만치료제가 '美'의 수단으로 사용되던 것을 악화시켰다고도 느껴진다.
 
학회나,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대학병원 의사들은 삭센다가 이처럼 정상인에게 사용되는 것에 대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당연한 이야기다. 총 5,35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4가지 연구로 구성된 삭센다의 대규모 SCALE(Satiety and Clinical Adiposity – Liraglutide Evidence) 연구에는  비만환자만 참여했다.
 
이를 토대로 효과가 증명됐고, 안전성이 입증된 것이다.
 
SCALE 연구에 따라 삭센다는 국내에서 ▲국내 BMI 30 이상(BMI ≥30 kg/m2) 성인 또는 ▲체중 관련 동반 질환(고혈압, 제2형 당뇨병, 당뇨병 전단계, 이상지질혈증 등)을 최소 하나 이상 보유한 BMI 27 이상 (BMI ≥27 kg/m2) 성인의 체중관리에 있어 저칼로리 식이 및 운동의 보조요법으로 허가받았다.
 
만약 이 조건에 해당되지않는 정상인이 삭센다를 사용할 시, 그 효과와 부작용을 알 수 있는 데이터는 없는 것이다. 임상시험에 포함된 환자군이 아닐 경우, 보고된 이상반응보다 더 다양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게다가 일부 의원에서 행하지고 있는 삭센다의 10회, 20회 투여권은 정해진 용량과 용법을 지키지 않고 투약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삭센다가 미용도구처럼 불분명하게 사용된 이유는 분명히 드러났다.
 
먼저 일부 의원의 과대광고다. 성형과 피부미용을 주로 하는 의원에서는 지금도 버젓이 삭센다를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문구를 넣지 않는다. '부작용없이 살이 빠진다'는 말에 삭센다 열풍은 금새 찾아왔다. 
 
또한 제약사의 신중한 접근도 아쉬운 점이다. 삭센다의 효과를 알리려는 제약사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해당 치료제가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정상인을 대상으로는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가 없음을 분명히 알려야한다.
 
아울러 삭센다를 정상인에게도 사용하고 있는 일부 의사들의 자정도 필요하다. 과거 성형광고로 인해 피해사례가 급증한 것처럼, 삭센다가 전문의약품임을 명심하면서 '진짜' 비만환자에게 사용되도록 장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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