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최대집 현 의협회장에서 노환규 전 회장이 보인다"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기자수첩] "최대집 현 의협회장에서 노환규 전 회장이 보인다."

이것은 기자의 시각이 아니라, 현 집행부를 바라보는 많은 의사들의 생각이다.

관점의 프리즘은 다양하고 해석이 분분할 수 있지만, 여기서 봐야할 초점은 대한의사협회장 취임 전후로 투쟁과 협상을 거듭 선회하는 행보에 대한 것이다.
 
그 입장변화에 명분이 있었는지, 또는 의료계에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각각 판단에 맡기며, 이와 유사한 행보를 보였던 과거를 통해 배울 것은 배우고 실기를 최소화하는 '온고지신'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최 회장은 문재인 케어를 막을 투쟁의 열사로 당선된 이후, 실리를 얻고자 정부와 대화에 나섰지만,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총파업을 고려하며 투쟁의 현장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의사 회원들의 가려운 부분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실리를 찾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으로 수가협상 결렬이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탈퇴를 강행한 의협이 한방추나 급여화 움직임에 명분 없이 다시 건정심에 들어간 것.

이를 지켜본 한 지역의사회원은 "투쟁에서 협상으로 선회를 했으면, 기조가 바뀌더라도 밀고 나가야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형국이 되어 버렸다"고 토로했다.

최대집 회장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막을 사람", "의료를 멈춰서라도 의료를 살릴 사람"을 기치로 회원들의 지지를 얻어 의협 회장에 당선됐다.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에 반발해 의협회장 당선자 신분 때부터 강경한 시위로 의사들의 의견을 피력했으며, '문재인 케어' 반대를 외치며 청와대 앞 시위 등을 통해 분위기를 달구고 5·20 제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렇게 강경한 투쟁모드를 이어가던 최 회장의 기조가 바뀐 것은 여름이다. 의정협의체를 재가동하면서 정부와 협상을 돌입하더니 9월에는 "투쟁의 목표는 정책수정, 대화로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9월 27일 '필수 의료 중심'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을 의-정 간 충분히 논의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의 의정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이젠 정부와 대화의 물꼬를 트는 듯했다.

그러나 8세 아동 사망사건으로 인해 의사 3인이 구속되면서 사법부에 대한 규탄이 이어졌고, 11·11 제3차 궐기대회를 열며 준법진료선언 및 24시간 파업 나아가 총파업까지 시사하고 있는 상황.

이런 집행부의 행보에 "헷갈린다. 의협 회원들도 회원이지만, 정부도 어떤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를 것이다"는 의견과 "설득력이 떨어지는 투쟁에 의사회원들을 동원하기 요원하다"는 지역의사회장의 한숨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의료계 외곽에서는 "협상 이후 합의문을 가져왔는데 원점에서 뒤집는 격"이라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이렇듯 투사에서 협상가로, 협상에서 투쟁으로 선회하는 일련의 모습들이 지난 2012년 5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제37대 의협 회장을 역임한 노환규 전 회장의 행보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의료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처음부터 투쟁의 기치를 높여 의사들의 울분을 토해내도록 장을 만든 것은 2012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포괄수가제 반대를 외치며 당선된 노환규 전 회장은 투쟁의 대표주자로 이전 의사단체와 다른 결집력과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이 같은 영향 탓인지 2012년 7월 당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의 중재로 포괄수가제 조건부 수용과 7개 질환 수술거부를 철회하며 정부, 국회와 대화모드가 마련됐다.

그러다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11월 관치의료 타파와 의료민주화를 기치로 토요휴무를 지휘하다가 12월 4일 당시 임채민 복지부장관의 만남이 성사돼 결국 의협은 전국의사 대표자회의를 통해 전면 휴·폐업을 유보하고 의-정 협상을 진행했다.

그리고 불과 1년 뒤인 2013년 11월 원격의료와 의료민영화 정책이 추진되자 2기 비대위를 구성해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전국의사궐기대회'와 2014년 3월 의료기관 집단휴진으로 이어졌다.

비록 중간에 탄핵이 되었지만, 2년의 임기를 보내며 투쟁과 협상을 여러 번 병행한 노 전 회장과 불과 7개월 임기를 보낸 최 현 회장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또한 당시의 의료계 내·외부 상황과 지금이 다르고 사건을 세부적으로 쪼개보면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의사회원들은 ▲협상과 투쟁을 왔다갔다 하는 점 ▲총파업 이전 24시간 휴무와 준법투쟁 용어 등장 ▲앞서 협의한 내용을 백지화 하는 등의 일련의 행보에 유사점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두 회장의 이력에서 의료계 내 개혁 세력으로 분류되는 전국의사총연합 상임대표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고, 재야에서부터 투쟁을 외치며 투쟁의 퍼포먼스가 다양하다는 것은 비슷하다.

그리고 최대집 의협회장의 후보 시절 노환규 전 회장은 선대본부장을 역임해 그를 당선시켰고, 최 회장 스스로도 노환규 전 회장의 후계자를 자처해 그의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일련의 사건의 원인과 결과는 물론 의료환경도 2013년과 2018년은 다르지만 의사 회원이 느끼는 의협 집행부 행보는 닮아 있다.

노 전 회장이나 최 현 회장에 대한 평가는 각자가 다르기에 몇 개의 단어로 규정하고 싶지 않다.

다만 현재 의협을 이끌어가고 있는 최대집 집행부가 노환규 전 회장 시절을 돌아보며 배울것은 배우고 고칠 것은 고쳐 의사회원들에게 실리를 찾아줄 집행부가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 많은 의사들의 생각이다.

"그림자를 털어내야 본연의 모습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현 의협 집행부만의 향후 행보를 기대해본다.
<ⓒ 2018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
'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 메디파나뉴스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이메일 기사목록 인쇄
기사속보

이 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메디파나 클릭 기사
  1. 1 제약사 사회공헌 확대 필요..복지부 "기부는 공익기구에서"
  2. 2 2025년까지 1세 미만 아동 의료비 "제로" 프로젝트 시작
  3. 3 급성장중인 중국 제약 시장‥적극적 개편과 투자가 이유
  4. 4 복잡하고 긴 임상시험‥"미국·중국에 기회 뺏긴다"
  5. 5 영리병원 허용 원희룡 제주지사 퇴진운동 시작
  6. 6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 퍼스트무버 제품들이 조기 선점
  7. 7 "영리병원 반대" 최대집 의협회장, 제주도 항의 방문
  8. 8 방문간호사, 전담공무원 전환‥ 커뮤니티케어 활약 기대
  9. 9 `삭센다` 바로알기‥이미 비만약 '美의 도구' 됐다
  10. 10 동아에스티 B형 간염치료제 '비리얼정', 삼성서울병원 입성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포토
블로그
등록번호 : 서울아 00156 등록일자 : 2006.01.04 제호 : 메디파나뉴스 발행인 : 조현철 발행일자 : 2006.03.02 편집인:김재열 청소년보호책임자:최봉선
(07207)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로21가길 19, B동 513호(양평동 5가 우림라이온스벨리) TEL:02)2068-4068 FAX:02)2068-4069
Copyright⒞ 2005 Medipana.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