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균조제 지침서 발간… 규제 아닌 안전 위한 방향 제시"

병원약사들이 직접 만든 가이드라인에 기대감… 천차만별인 병원 환경 적용은 향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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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이후 환자 안전을 고려한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병원약사회가 최근 처음으로 마련한 '주사제 무균조제 가이드라인'도 그 중 하나의 성과다.
 
주사제 감염으로 인한 의료사고의 연이은 발생으로 어느 때보다 안전한 주사제 무균조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현실에 맞춰 제작된 가이드라인이 나왔다는 것은 의미있는 부분이다.
 
가이드라인 제작에 참여한 병원약사들은 주사제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이 첫 단계가 돼 향후 병원약사 업무 표준화를 통해 약사 업무의 긍정적 변화도 기대한다는 점에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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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이드라인 발간을 주도한 병원약사회 표준화위원회 조윤숙 이사(사진, 서울대병원 약제부장)는 "주사제 관련 문제가 생긴 이래 정부에서 병원 내 약물사용에 관심을 가졌고 무균조제 가이드라인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병원약사회에서도 필요성을 인지해 준비하고 있던 차였는데 본격적인 발간에 들어가 23페이지 분량이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물론 국내에서 발간된 주사제 관련 가이드라인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식약처가 발간한 '주사제 안전사용 가이드라인'이 유일한 지침서였다.
 
그러나 유일한 가이드라인은 병원 현장의 상황을 반영하기에 부족했다. 국제가이드라인인 USP797, USP800을 참고하기는 했지만 항상 국내 상황에 맞는 지침서가 필요했다.
 
이 때문에 이번 가이드라인 발간 과정에서는 국내 현실에 맞게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식약처의 주사제 안전사용 가이드라인과 일본, 미국의 무균조제 관련 가이드라인 등을 최대한 반영하면서도 국내 상황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수차례 병원약제부서들과 의견을 맞췄던 것.
 
조윤희 서울대병원 약제과장은 "발간 과정에서 미국, 일본, 핀란드 등의 현장을 방문했는데 각 나라별로 자신들의 업무형태를 반영한 것을 확인했다"며 "우리도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 기존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면서도 국내 병원 현장의 상황을 반영하는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조 약제과장은 "여러 병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부분은 쉽지 않았다"며 "병원마다 다른 의견이 많아서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난 이후의 상황이 걱정스러웠지만 다행히 전체적으로 병원약사회 내에서 의견이 모아져서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자문을 맡았던 병원약사회 질향상위원회 나양숙 이사(서울아산병원 약제팀)는 "식약처 가이드라인이 유일했지만 부족했고 적어도 우리나라 기준이 필요했다"며 "이번에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이 무균조제 시설 등을 만들 때 기준을 제시하는 부분이라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면서 이후 실제 병원에서의 적용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병원마다 현실적 여건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지침 적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고종희 세브란스병원 약사는 “병원에 입사해 상당기간을 무균조제실에서 근무했었는데 점차 무균조제 관련 환자 안전과 의료진 안전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대형병원 안에서도 상황이 다르고 중소병원에서의 현실적 여건의 차이가 많다. 가이드라인이 발간된 것 뿐 아니라 이후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안혜림 서울성모병원 약사도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시설적 측면을 병원마다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 지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적용해야 할 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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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조윤숙 이사는 "가이드라인 자체가 규제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며 "시설투자나 개인보호 등을 위해 비용을 쏟을 수 있는 것이 쉽지 않다. 어느 병원도 다 맞추기는 어렵지만 가야하는 방향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는 "특히 가이드라인에 맞추지 못하면 인증평가에서 문제가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며 "병원약사회에서 인증원과 소통을 많이 했고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가이드라인은 최소한 지켰으면 하는 기준이자 환자와 직원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병원에 요구할 때 국내 기준을 마련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가이드라인 발간 과정에서 벌써 일부 병원에서 리모델링을 하면서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 지 문의가 오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이사는 "큰 이슈로 인해 주사제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을 발간했으니까 이것을 시작으로 향후 추가적인 가이드라인 발간 작업으로 업무 표준화에 나설 계기가 됐다"며 "궁극적으로 환자에 대한 대면업무, 상담을 통해 약사들이 환자에게 정신적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멘토약사가 돼야 한다. 가이드라인이 불필요하게 버리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약사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안전 뿐 아니라 약사 등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선영 삼성서울병원 약사는 "오래전부터 무균조제실 관리자로 일하면서 외국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관리를 해왔다"며 "외국의 선진병원과 비교했을 때 직원의 안전을 위해 어떤 부분이 부족한 지 고민을 했고 결국 무균조제 로봇에 대한 관심으로 2015년 처음으로 로봇을 도입했다. 무엇보다 무균조제 과정에서 직원의 안전 문제는 중요하다. 안전문제로 더 기준이 강화되는 만큼 우리도 발전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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