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과실 없는데, 1천5백만원 배상?‥"설명의무 위반"

특별한 사정 없는데 환자 동생에게만 설명한 병원‥법원 "환자 자기결정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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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최근 한 의료사고 손해배상 소송에서 병원 측에 의료과실이 없음에도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병원 의료진이 환자에게 '설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 17민사부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1심 판결을 뒤집고, 병원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위자료 1천 5백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해 관심을 모았다.

원고인 A씨는 B대학병원에 입원하여 대퇴골 연장술을 받는 과정에서 병원 의료진의 의료행위상 과실로 인해 노동능력을 상실하는 등 후유증을 입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B병원 의료진의 사용자인 B병원으로 하여금 1억3천여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B병원 의료진이 고령인 A씨의 사정을 고려해 수술 결정에 주의를 더 기울여야 했음에도 그러지 않았고, 수술 과정 및 수술 전후 감염에 대한 주의 소홀 및 감염에 대한 적극적 치료 소홀 등으로 A씨에게 골수염을 발생시키고 이를 악화하게 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나 A씨는 B병원 의료진이 수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A씨에게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 부작용, 합병증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의무가 있음에도, 자신이 아닌 동생에게만 설명하는 등 '설명의무'를 게을리하여 A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 역시 우선 A씨가 주장한 수술 결정상의 과실, 수술 시행 전후 감염관리 소홀 및 발생한 감염에 대한 진단 및 처치 소홀의 과실 등에 대해서는 이유가 없다며, A씨의 후유장해에 대해 병원 측의 의료과실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해당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협 등에 대해 설명해 환자가 스스로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보고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며, B병원 의료진이 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A씨는 2009년 7월 21일 병원에 처음 외래로 내원할 당시 B병원 의료진으로부터 대퇴골 연장술 후 우측 무릎 관절의 운동범위 회복은 어렵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은 바 있고, 2개월 뒤인 2010년 1월 24일 수술 당시 작성된 수술 동의서에 수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후유증이 수기로 작성되어 A씨의 동생이 서명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판부는 "합병증과 부작용이 드물지 않고 수술 후 적극적 물리치료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여 환자와 보호자의 상당한 노력이 요구되는 수술 시행 결정에 앞서 B병원 의료진이 감염을 비롯해 수술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후유증에 관해 설명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A씨가 직접 의사의 설명을 듣고 수술에 동의할 수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B병원 의료진이 A씨 본인이 아닌 그의 동생에게 이를 설명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환자가 성인으로서의 판단능력을 갖추고 있는 이상 친족의 승낙으로써 환자의 승낙에 갈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재판부는 "B병원 의료진으로 인해 수술 시행 결정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받음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B병원은 A씨의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결국 재판부는 A씨의 수술 내용과 필요성, 발생한 후유증의 내용과 발생 경위 및 경과, A씨의 나이와 가족관계 등을 고려해 B병원으로 하여금 위자료 1천 5백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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