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故임세원 교수 사태, 전조(前兆)증상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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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까지 말이 어눌해지거나 어지럼증, 몸의 불균형 등 수많은 전조(前兆)증상이 발생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기 전에 나타나 보이는 기미를 '전조'라고 칭하는데, 전조증상이 오랜 기간 수차례 발생해도 대부분 환자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결국 뇌졸중이 발생하고 난 후 응급상황이 돼서야 병원을 찾는다.
 
겨울철 급증하는 심장마비 역시 갑자기 생긴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환자 70%이상이 전조증상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증·급성질병 뿐 아니라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한 대형 사건들의 전조증상을 경험한다.
 
지진이라는 자연재해도 어느 날 갑자기 닥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발생하기 전까지 다양한 전조증상들이 나타나곤 한다. 인재(人災)였던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붕괴 등도 모두 수차례 전조증상이 있었다.
 
그러나 전조증상이 나타나도 이에 대해 적극 원인을 규명하고 예방책을 세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복구 불가능한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해말 故 임세원 교수가 진료 도중 정신질환자에 의해 유명을 달리한 사건도 어찌보면 수차례 전조증상이 발생해왔다.
 
정신질환자의 관리, 적극적 치료에 대한 방안이 부재한 상태였음을 이미 강남역 살인사건과 경북 영양 경찰관 살인사건 등을 통해 우리는 충분히 인지해왔다.
 
앞서 사건들이 발생했을 당시 정신과 전문의들은 입을 모아 중증환자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환자 동이 없이 입원치료를 강제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역사회 내에 안전망이 체계화되지 않은 만큼 입원요건을 강화하는 정신복지법 개정도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정신질환자에 의한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한 직후엔 구체적 대안들이 쏟아져 나왔으나 현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임세원 교수 사건을 의료인 피해라는 측면에서 볼때도, 지난해 무수한 전조증상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만해도 일주일 단위로 주취자나 환자, 보호자 등으로부터 폭행, 폭언을 당했던 의료인 피해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실제 보건의료분야 종사자 10명 중 1명은 폭행을 직접 경험했다는 통계까지 있다. 이를 근거로 의료계 등에서는 보호조치 마련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했으나, 보건복지부가 이에 대해 '수수방관'으로 일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정신질환자 관리, 의료인 폭행 예방 강화 등 전조증상들에 대한 외면이 복합적으로 이어져 故임세원 교수 사건 발생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사건도 그간의 전조증상들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처럼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은 채 수개월이 지나고 나면 잊혀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사후약방문'격이기는 하나 깊숙히 자리잡았던 문제가 여론의 뜨거운 감자가 된 만큼, 이를 계기로 조속히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 강화와 의료인 보호 매뉴얼 마련 및 폭행 처벌 강화 등의 대안이 체계화돼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제2, 제3의 임세원 교수 사태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국회와 범정부, 의료전문가들의 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故임세원 교수 사건이 전조증상 중 하나가 되는 더욱 극악무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란 법은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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