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간호사 태움으로 희생‥인정받기 어려운 현실, "달라져야"

故 박선욱 간호사 역시 태움 피해 인정 못 받아‥"태움 고발할 수 있는 시스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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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1년 전 서울아산병원 故 박선욱 간호사 사건으로 사회적 이슈가 된 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 '태움' 문제가 재발했다. 이번에는 서울의료원이다.

간호사 태움 문제가 쟁점이 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병원 현장에서 변한 것은 없다는 사실과 더불어 현실에서 고인의 억울함을 인정받는 방법이 쉽지 않다는 점이 간호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서울의료원 서지윤 간호사는 故 박선욱 간호사 사건과 닮은 점이 많다.

故 박선욱 간호사 사건 역시 지인과 가족들에 의해 뒤늦게 자살의 이유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경찰은 박 간호사가 근무하던 서울아산병원과 그의 주변인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지만, 유족들이 주장하는 폭행·모욕·가혹행위 등과 관련된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태움'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내사를 종결했다.

특히 경찰은 박 씨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병원 CCTV 영상에서도 병원 내 가혹행위에 대한 흔적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간호계는 단순히 눈에 드러나는 폭행과 가혹행위가 아니더라도, 지나친 근무시간과 과중한 업무 등이 박 간호사를 괴롭게 했으리라고 지적했다.

결국 지난 4월에는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동대책위)가 발족되었고, 공동대책위는 더 이상 고질적인 간호인력 부족으로 태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2의 故박선욱 간호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간호사들이 법 개정과 재발방지 시스템 마련을 촉구했다.

나아가 일차적 책임이 있는 서울아산병원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정부로 하여금 태움으로 인한 자살 역시도 산업재해로 인정해야 하며, 열악한 노동조건이 만든 태움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지만 1년이 다 되도록 큰 진전은 없다.

이에 공동대책위는 오는 2월 16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故 박선욱 간호사 1주기 추모집회를 통해 다시금 해당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페이스북
 
그런 가운데 故 서지윤 간호사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새서울의료원분회에 따르면, 故 서지윤 간호사는 서울의료원 5년 차 간호사로 지난해 12월 18일 간호행정부서로 이동한 뒤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가 목숨을 끊었다.

문제는 서울의료원 측이 해당 사건 직후 유가족과 접촉하지 않고 진상조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그의 사건 역시 故 박선욱 간호사 사건처럼 진상규명과 책임자 색출 등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 제기됐다. 

모 대학병원 간호사는 "故 박선욱 간호사 사건 이후로 병원에서 '태움'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병원들은 간호부서 안의 문제를 해당 부서만의 문제로 한정하여 모르는 척하는 것이 관례였다. 내부 사건에 대해 절대 함구하는 것이 암묵적 원칙이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태움이 원인이었다고 주장한들 정확한 진상규명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반복되는 사건에서 시스템적으로 태움 문제를 고발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개 간호사들은 속으로 끙끙 앓다가 이직을 하거나 극단적 선택밖에 할 수가 없다"며, "왜 피해자만 고통을 감내해야 하나. 그와 같이 태움으로 고통받는 간호사들의 억울함을 풀어줄 방법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서울의료원은 11일 오전 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을 조사하기위해 행정 부원장을 비롯해 감사실장, 변호사, 노무사 등 병원 내부 인사 8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서 간호사의 사망 원인 조사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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