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 "허울만 좋은 다국적사 공동판매"..국내사들, 기피 현상

평균 15~20%, 심지어 5% 미만 마진도 다수…"팔수록 손해" 영업이익률 하락 '주범'
"차라리 임상중이거나 개발완료 단계서 프론트피 지급, 판권 확보전략 더 낫다"

메디파나뉴스 2019-01-23 06:07 이메일 기사목록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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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견제약사인 H제약. 이 회사는 최근 다국적제약사에서 들여온 순환기계(CV)제품 공동판매권을 반환했다. 아무리 신약이고 회사매출에 도움이 되지만 팔아봐야 수익성이 안나기 때문이다. 계약이 만료되기 전 해당 다국적사에 마진 상향을 요구했으나 본사로부터 거절당해 자진해서 제품을 '드롭'시켰다.

#국내 상위제약사인 D제약도 유명 다국적사의 항우울제 제품군을 3년간 판매하고 있으나 5%도 되지 않는 판매 마진 때문에 적자를 보고 있다. 이 회사는 팔아봐야 손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다국적사에 마진을 올려달라는 소리를 못한다. 자사의 주력제품군 중 하나여서 공동판매 계약이 다른 곳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많은 돈을 들여 시장에 안착시켰더니 계약을 해지되고 다른 회사로 넘어가는 사례도 있다. H제약은  유명 다국적사의 폐경기여성 골다공증치료제를 연간 40~50억 제품까지 키웠으나 3년 계약이 끝나고 더 갈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제품을 회수 당했다. H제약은 "전체를 계산해보니 우리 돈 50억원이 더 들어갔다"며 보상도 없이 다른 회사로 넘긴 다국적사의 갑질계약을 원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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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 유행했던 외자제약사 공동판매(코프로모션)가 요즘 기피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평균 15~20% 정도의 팔아봐야 겨우 원가를 건지는 수준의 박한 마진인데다 심지어 5%도 안되는 초저가 마진으로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다국적제약사의 우월적 계약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기간도 예전에는 3년 계약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에는 1년 단위로 계약이 짧아지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국내 제약사는 말그대로 한해살이 시한부영업에 끌려다니고 있다.
 
사례에 등장한 H사의 경우 너도 나도 다국적제약사의 제품 도입에 혈안이 되었을 때 회사 매출을 올릴 욕심에 외자사 제품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한해 두해 영업을 해보니 적자만 쌓여가 회사 영업이익률이 점점 하락하는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이 회사의 최근 3년간(2016~2018.3Q) 영업이익률은 2.1%, 1.5%, 1.4%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상장제약사 평균 영업이익률인 9.7%와 비교하면 한참 떨어지는 이익률이다.
 
D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16년도에 4.7%이던 영업이익률이 해마다 떨어져 2018년 3Q 기준으로 3.4%까지 떨어졌다. 이대로 간다면 제약사업의 핵심인 R&D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은 점차 멀어져만 갈 판이다.
 
반면에 회사 매출은 꾸준히 늘어 겉보기에는 회사가 계속 성장세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매출액은 늘지만 해마다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기형구조에 있는 것이다.
 
제네릭 의약품에 의존하는 국내 제약사의 이같은 애로는 비단 이들 회사의 몫만이 아니다. 업계에서 외자제품 도입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J, Y, D 등 다수의 회사들도 마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글로벌시장에 진출한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이 55%에 달하는 것과는 너무 비견되고 심지어 자체 품목 비율이 높은 부광, 삼진, 대한약품 등 영업이익률이 20% 초반대를 넘나드는 회사들과도 대조된다.
 
이 때문에 최근 외자사의 우월적 라이센스 계약에 염증을 느낀 일부 국내사들은 남의 제품 도입 비율을 점차 낮추고 단순 코프로모우션이 아닌 색다른 제품개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에서 임상중이거나 개발완료단계에 있는 약들을 물색해 미리 '프론트피(Front fee)'를 투자하는 방식이다. 소위 '미리 발을 담궈놓는' 전략으로 일시적으로 돈은 들지만 제품이 상용화됐을 경우 특허권이 있는 독자 품목 확보가 가능하다. 예컨데 최근 현대약품이 유럽 개발사에서 개발완료단계에 있는 신규 피임약을 계약금과 판매금액에 따른 로열티 지급 계약을 맺고 한국내 판권 등 일정 지분을 확보하는 전략 등이 해당된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제품 개발전 판권확보 계약에 일시적으로 돈이 들지만 시판됐을 경우 회사의 주력품목으로 부상할 수 있는 회사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제약계 관계자는 "외자사 공동판매는 마진이 점차 박해지고 계약기간도 짧아져 메리트가 점차 없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M&A 바람이나 글로벌 시장 흐름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많이 발생하는 추세"라며 "국내 제약사들이 점차 외자사 도입품목 취급을 하더라도 미구에 변수가 많아 기피심리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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