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수술 급여화 한달, 달라진 진료실 풍경‥남은 과제는?

'비만은 병' 인식 전환·비용절감에 치료의지 강화‥한달 새 환자 4배 늘어
하태경 교수 "검증된 병원·의료진에게 치료받을 수 있는 구조, 정부가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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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수술 급여화는 환자들이 비만을 치료받을 수 있게 만들어줬다. 이제는 검증된 의사에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게 정부가 시스템 마련을 도와야 할 단계다."
 
2019년 1월, 비만은 질환이라는 의료계의 외침끝에 마침내 고도비만 환자에게 치료적 목적으로 시행하는 수술에 대한 보험급여 적용이 시작됐다.
 
고도비만 수술 급여화 한달이 지난 지금 진료실의 풍경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메디파나뉴스가 하태경 한양대병원 외과학교실 교수(맞춤형 비만 치료센터)<사진>를 만나 달라진 진료현장과 비만수술이 안착하기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하태경 교수는 비만수술의 급여화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고 밝혔다. 급여화를 통해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할 수 있게 했기에 비만환자들의 병원문턱을 낮춰줬다는 것이다.
 
하 교수는 "비만수술 급여화는 의료진보다도 환자에게 더 큰 변화를 불러왔다. 고도비만은 미용의 범주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병이라는 인식으로 바꾼 것이기 때문이다"며 "비만은 '운동해서 살을 빼면 되지 무슨 수술을 받느냐'는 시선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했던 환자들이 이제는 국가에서 질환으로 인정한 비만을 치료받으러 병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양대병원의 경우, 고도비만수술 급여화 시작 이후 수술사례가 3~4배 증가했다. 한달에 1건 정도에 불과했던 고도비만수술이 급여적용 이후 일주일에 1~2건으로 늘어났다. 고도비만 치료문의는 그 이상으로 많다.
 
하지만 늘어난 환자만큼이나 의료현장의 걱정이 크다는게 하 교수의 설명이다.
 
급여화에 따른 무분별한 고도비만수술 시행의 조짐, 비만수술 후 환자관리 과정에서 필수적인 다학제진료 시행의 어려움이 큰 과제라는 것.
 
하태경 교수는 "우리나라는 수술이 대중화되고, 병원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수술이 가능하다고 하는 의사들을 초빙해서라도 어떻게든 하려고 한다"며 "고도비만수술은 실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외과의나 비만전문기관들이 환자를 유인하는 경향이 있어, 고도비만수술은 꼭 필요한 수술임에도 비만수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생길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도비만환자들은 일반사람들과 신체대사가 다르기 때문에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없는 의료진이 수술을 시행할 경우, 환자에게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음은 물론이고 자칫 환자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하 교수는 "결국 이러한 문제는 의료계 스스로 자정하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하겠지만 정책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는 환자가 병원을 찾아가는 구조이기에 환자가 제대로 된 병원에서 좋은 의사에게 치료를 받게하기 위해서는 고도비만수술전문의·전문병원 인증제 등을 정부가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보건당국은 고도비만수술전문의·전문병원 인증제 등의 개념이 자리잡혀야 고도비만수술 급여화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면서 "학회도 노력하고 있지만 인증제는 정책적으로 도움이 많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고 덧붙였다.
 
비만수술 급여화와 함께 신설된 '비만수술 통합진료료'는 다학제적 진료시스템 안정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만수술 통합진료료'란, 수술 전후 비만환자 상태에 대한 통합적인 진료를 독려하기 위해 집도의 및 내과 정신과 등 관련분야 전문의가 함께 모여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방침을 정하는 경우 산정하는 수가다.
 
하 교수는 "비만환자들은 대개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 등의 동반질환이 있는데 수술 후에는 치료방법이 수술 전과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당뇨병이 있던 비만환자의 경우 수술 후 당뇨가 완전히 나아 더이상 약을 먹을 필요가 없어지기도 하고, 고혈압 환자들은 복용 개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며 "치료방법이 완전히 달라지기에 다학제적 진료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수술 통합진료 수가 자체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다학제적 진료는 돈을 준다고 해야하는 문제가 아니라 필요하다면 당연히 해줘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필요성에 비해 다학제진료 시스템을 만들기는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돈을 많이 준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이는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한편,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비만수술대상자는 ▲생활습관개선이나 약물 등 내과적 치료로도 개선이 되지 않는 체질량지수(BMI,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 35kg/m2 이상 또는 ▲BMI 30kg/m2 이상이면서 동반질환(고혈압, 당뇨병 등)이 있는 비만환자이다.
 
급여가 적용되는 비만수술은 위소매절제술, 문합위우회술(루와이형, 단일), 십이지장치환술, 조절형위밴드술 등이다.
 
하태경 교수 약력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사·석사·박사
2011년 마르퀴즈 후즈 후, IBC, ABI 세계인명사전 등재
2016년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이사 및 편집위원장
대한외과학회 평생회원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평생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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