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故 윤한덕 센터장은 왜 격무에 시달렸을까?

응급환자 조정시스템 사실상 '부재'‥골든타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한 `한국의 아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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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설 연휴 사망한 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소식이 전 국민을 울린 가운데, 그의 사망 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식적인 부검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응급의료 인력 부족·환자 조정 시스템의 부재 속에 그간 윤 센터장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려온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설 연휴 기간인 지난 4일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국립중앙의료원에 위치한 센터 집무실 책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 7일 부검이 시행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부검소견으로 고인의 사인이 '고도의 관상동맥경화로 인한 급성 심장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아직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51세의 젊은 나이인 고인이 '급성 심장사'로 돌연 세상을 뜬 데 대해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고 있다. 이에 일찍부터 그의 사망 원인을 '과로사'로 추정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그의 동료들과 지인, 가족들은 그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며 정시에 퇴근하지 못했고, 대다수 센터 집무실의 작은 간이침대에서 밤을 지새웠다고 증언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장'라는 막중한 책임과 사명이 그를 과도한 업무로 몰아넣었으리라고 추측되는 가운데, 윤 센터장의 생전 SNS 글귀가 재조명되고 있다.

윤 센터장은 SNS를 통해 "오늘은 몸 3개 머리 2개였어야... 내일은 몇 개 필요할까"라는 글을 남기며, 과중한 업무에 대한 부담을 토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글귀가 올라온 것은 2017년 10월 추석과 개천절, 한글날로 이어지는 열흘간의 연휴를 한 달가량 앞둔 시점이었다.

그는 "연휴가 열흘! 응급의료는 그것만으로도 재난이다!"라는 글도 남기며, 대다수 병원이 문을 닫는 명절 연휴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재난응급의료상황실'에서 동분서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응급의료상황실은 응급환자 이송병원 안내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중증응급환자를 수용해 줄 병원을 섭외하고 원활히 이송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중증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수술실과 의료진을 갖춘 응급의료기관을 확인하고, 환자를 안내함으로써 환자의 생과 사를 좌우할 수도 있는 막중한 업무라고 할 수 있다.

윤 센터장은 환자들이 골든타임 안에 응급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고민했고, 직접 전화를 돌려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응급의료기관을 수소문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응급의료 인력 부족과 응급실 과밀화 현상 등으로 이처럼 환자 흐름을 조절해야 하는 업무가 한 둘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응급환자를 보는 권역외상센터 의료진(실루엣 처리)
 
지난해 감사원이 공개한 '응급의료센터 구축 및 운영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 16개의 권역외상센터의 중 전담전문의를 모두 충원한 센터는 단 한 곳도 없다.<관련 기사: 17개 권역외상센터 관리 안 돼‥인력기준 충족 '제로'>

지난 2016년 전주 소아외상 환자 '민건이 사건'에서도 전북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인력 부족으로 인한 가짜 당직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관련기사: 민건이 사건 2주년② 24시 응급체계 위한 '가짜 당직표'‥의사는 없었다>

게다가 환자 흐름을 조절하기 위해 1차적으로 경증과 중증을 분류하고 환자를 배치하는 콜센터(과거 1339)의 부재와 119구급대가 현장에서 환자를 분류해 이에 맞는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하는 KTAS(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 분류체계는 현장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그 업무는 고스란히 중앙으로 쏠리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역 내에서 각 응급의료기관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응급환자를 배치하는 조정시스템이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부족한 인력에 허덕이는 중앙응급의료센터가 도맡았으며, 이마저도 의료기관의 비협조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역시 윤 센터장의 영결식에서 고인을 부실한 응급의료체계를 떠받치는 '아틀라스(Atlas)'라고 표현하며, '지옥'과 같은 응급실에서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그를 추모했다.

모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교수는 "인력 부족과 시스템 부재 속에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는 사실상 돌아가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TV나 뉴스를 통해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골든타임을 놓쳐 살 수 있었는데도 사망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윤한덕 센터장은 이 같은 문제를 홀로 어떻게든 해결하고자 노력했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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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 saranara 2019-02-14 12:59

    골든타임 아니고 골든아워가 맞다고 이국종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기자님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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