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표류하는 유전자 검사 규제, 봉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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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규제 샌드박스' 발표 후 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검사(DTC) 방향이 오히려 표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가 다른 방향을 가리키며 엇박사를 내는 것은 유전자 검사 업계를 혼란케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산자부의 '규제 샌드박스'에 사업이 선정돼 실증특례를 받더라도 74개 이상의 필수조건을 적용한 복지부의 인증 절차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문제는 산자부와 복지부의 규제 범위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산자부는 생명윤리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DTC 유전자 검사 항목을 뇌졸중·위암·파키슨병 등 '질병'까지 확대해주는 실증특례를 허용하며, 다소 의아한 규제 샌드박스 발표를 했다. 바로 앞서 작년 말 국가 생명윤리 정책 최고 심의기구인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유전자 항목 확대에 매우 보수적인 발표를 했음에도, 위중한 질병까지 검사 항목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와 달리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시범사업 적용 검사항목은 웰니스 위주 57개 항목. 유전자 검사 업계는 인증제 시범사업에 집단 불참을 선언했다. 기존 12개 허용 항목과 별 차이가 없으면서 매출과 무관한 시범사업을, 그것도 업체 비용으로 감당하라는 건 업계에 부담만 키운다는 지적이다.
 
즉, 정부가 몇년 동안 불허했던 부분을 '규제 샌드박스'로 일부 허용하려는 취지까진 좋았으나, 주무 부처와 상의 없는 단독 행보로 발표와 동시에 불협화음을 내고 있으며 업체가 규제 샌드박스로 혜택을 받고자 해도 사실상 방향이 다른 복지부의 재인증을 거쳐야 하니 업계로서는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렇게 부처간 화음도 안 맞는 상황에서 경실련, 참여연대, 건강세상네트워크 등 다양한 시민단체의 목소리에 응할 논리와 여력이 있겠는가. 이 역시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시민단체들은 DTC 확대를 의료민영화 확대로 보고, 필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홀로 샌드박스 안에 들어간 1등 업체 마크로젠에 불편한 시선을 보내며 각을 세우고 있지만, 위의 문제들에 비하면 오히려 약소한 편이다.
 
따로 움직이는 규제는 효과보다 역효과를 나을 가능성이 크다. 봉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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