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규모 의료기기업체를 위한 차등정책 필요

의료기기규제연구회 이진휴 위원

메디파나뉴스 2019-03-09 17:16 이메일 기사목록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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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의 꽃이라는 의료기기 산업은 다가오는 미래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동시에 산업으로서의 성장 가능성 또한 상당히 밝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재인정부 초기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구성되고 이어 헬스케어특위가 구성된 것도 산업의 전문성과 더불어 시장 성장의 가능성에 대하여 높은 평가를 받기 때문이며, 이로 인한 국민의 실질적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첨단 및 혁신의료기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의료기술의 발달은 진단과 치료의 범위를 넘어 개인맞춤형의료의 틀을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세계적인 다국적 회사들 또한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어려운 심사를 거처 회원국으로 등록한 국제규제조화기구인 IMDRF는 이미 몇 년전부터 개인맞춤형의료기술에 대한 국제기준을 논의하고 있어 향후 기술의 가시화와 함께 제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기준과 규격이 연구되고 있다.
 
의료기기는 환자에 사용된다는 특성상 안전성과 유효성이 매우 중요하다. 생리적 기전 뿐만 아니라 공학적, 물리학적 기술이 모두 적용된 종합적 학문의 결정체인 만큼 이를 검증하기 위한 방법 또한 학문의 한 분야로 발전하여 이를 규제과학이라 칭한다.
 
과학이 발달하는 폭만큼 규제과학 또한 그에 따라 발전을 하게 되고 각 나라의 안전성 강화 노력이 바탕이 되어  국제 규격 또한 고도화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이 전기전자규격이나 전자파 규격 등이 지속적으로 개정되고 있으며, 점차로 전문화 되어 지고 있다. 검증의 절차가 복잡해 진 것은 매번 새롭고 정교한 의료기기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기구의 노력의 결과다.
 
문제는 이러한 안정성 입증의 고도화에는 필연적으로 비용의 증가와 절차의 복잡성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의료기기 허가 제도상의 변화를 몇 가지 정리하면 의료기기 산업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
 
우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시험성적서의 인정범위를 GLP기관으로 제한했다. 이는 선진국의 기준을 적용 한 것으로 성적서의 신뢰를 높이고 시험기관의 관리 능력을 향상하여 안전성 강화에 따른 국제시장에서 추세변화를 따르기 위한 목적에서 시행됐다. 
 
또한 의료기기 허가 시 임상자료의 제출을 의무화는 현재 산업계와 논의 중이다. 작년 국감에서 선발 기업의 허가 노력에 비하여 후발 기업이 동등성이라는 허가 요건을 적용 받아 상대적으로 쉽게 허가를 받는 역차별적 요인을 반영한 것으로 품목별 지정을 통하여 임상자료를 의무화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허가에 대하여 갱신제를 도입하여 일정 기간마다 과거사용 이력에 따른 평가나 부작용 사례의 분석을 통한 허가유지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의료기기를 제조 및 판매하는 업체들에게 무거운 책임을 부과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안정성을 강화한 규제의 증가가 거시적 차원에서 산업계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우선 규제의 강화에는 당연히 비용의 증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최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비임상시험실시기관에서 책정한 GLP성적서의 시험검사 비용이 많게는 100% 올랐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세포독성시험이 기존 12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인상됐고 급성독성시험은 110만원에서 170만원으로 인상됐으며, 피내반응 시험은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감작성 시험은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두 배가 오른 항목도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비용부담이 되는 제도는 임상의무화다. 어느 나라던 최초 개발 제품에 대하여 당연히 엄격한 임상이 요구 된다. 하지만 기존 제품의 원리를 이용한 일부 개선제품이거나 재료나 원리상의 과학적 안전성이 입증된 원재료를 사용 하거나 원리가 적용된 제품의 경우 비임상 시험으로 대체하거나 기존과 동등하다는 입증을 통하여 허가를 받았다.
 
문제는 선발 기업과 후발기업의 역차별의 보정 방법으로 임상을 의무화 할 경우 대부분의 의료기기 회사들이 신규임상을 해야 하는 현상을 가져 올 것이다. 의료기기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특성으로 허가 비용의 증가는 시장에서 신규 제품에 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
 
다국적사는 우리나라에 신제품의 진입을 늦출 것이고, 더 큰 문제는 국내 제조업의 재무적 취약으로 인하여 신제품 연구개발에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 역시 국내 제조산업의 부담을 키울 것이다.
 
작년 7월 19일 대통령의 첨단의료기기 규제혁신 발표 후 많은 시민단체가 우려했던 바도 역시 안전에 대한 불안이 우선했고, 이를 반영하여 각종 안전장치에 대한 제도적 도입을 고려하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다.
 
산업계가 갖는 안전성 확보를 위한 비용에 대한 부담이 신제품의 대한 진입장벽으로 작동하여 새로운 제품의 개발이나 수입을 회피하고 원가의 증가로 인한 제품 가격의 상승은 결국 국민이 더 나은 제품을 사용 할 수 있는 기회나 제품 가격을 증가를 통하여 가격을 통한 사용 접근성을 제한 할 것이다.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은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발전을 거듭하는 4차산업혁명의 기술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차등정책을 고려 한다면 신규기업 진입의 부작용은 줄이고 안전성은 강화할 수 있다.
 
우선 제품에 대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십여간 문제없이 사용 되고 있는 제품에 대하여 굳이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 추가 비용을 투입하는 면에서 의문이 든다.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된 제품에 대하여는 기존 요건을 인정해 줄 수 있다.
 
임상의 경우 업계에 상당한 부담이 가는 만큼 꼭 필요하다면 임상에 대한 요건을 다양화 하고 첨단 기술의 통한 RWE 등의 조기 도입을 통하여 조건부 허가 등을 검토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미국서도 이미 적용되고 활발한 도입 논의가 있는 모델링 앤 시물레이션도 도입하여 임상을 대체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후 시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기업 우대 정책 도입을 통한 진입장벽의 개선이다. 미국의 경우도 매출 100만불 미만의 기업에 대하여 허가 비용을 차등화 하고 있다. Small business exemption 이란 제도를 통하여 FDA는 다양한 차등 정책을 제공하여 허가에 드는 각종 비용에 대하여 할인을 하거나 면제를 해주고 있다.
 
소규모 의료기기업체를 위한 차등화 정책은 안전성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기업 운영의 동기를 잃게 해서는 안된다.
 
제도적으로 허가시 인증 요건의 범위를 다양화 하는 방법이 선택을 늘릴 수 있는 모두의 방법이라면 소기업에 대한 허가비용의 차등화는 산업구조를 대기업 중심이 아닌 규모별 다양화로 질과 가격에 대한 경쟁을 고취하고 새로이 진입하려는 창업기업의 부담을 줄여줄 것이다.
 
의료기기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것은 시차가 있을 뿐 세계적 추세이며 국민의 바램이다. 하지막 비용의 상승이나 절차의 어려움은 자칫 자본 규모가 큰 다국적 회사들에게 유리한 제도로 작용 할 수 있으며 필연적으로 국민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증가시킨다.
 
의료기기의 새로운 기술 발전에 대한 진입을 촉진하고 산업구조에 대한 미래를 위하여 소규모 기업 차등 정책이 고려되어야 한다.
 
"누구를 위한 규제인가?"라는 대통령의 규제혁신 현장의 발표가 주는 무거움이 새로운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 위하여 지금 업계가 고민하고 있는 규제의 강화에 대하여 산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었으면 한다.
 
 
[기고] 의료기기규제연구회 이진휴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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