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선욱 산재 심의‥간호사 태움·과로 국가가 인정할까?

근로복지공단 산재승인 심의 진행‥유족·시민단체, "병원 구조가 만든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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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아산병원 신규 간호사 故박선욱 씨의 산재승인 심의가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초 결론을 짓는다.

앞서 경찰 조사에서 '병원 내 태움은 없었다'며 종결된 사건이지만,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은 산재 승인 과정을 통해 고인의 자살 원인이 병원 측의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및 태움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국가가 이를 인정해 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6일 근로복지공단이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에 대한 산재승인 심의를 진행했다.

유가족과 대리인이 심의에 참석해 최종 진술을 한 가운데, 같은 날 故 박선욱 간호사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가 심의가 이뤄지는 판정위원회 앞에서 '박선욱 간호사 산재승인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해 산재 승인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최원영 간호사(서울대병원 9년차 간호사)는 고인과 같은 내과중환자실에서 처음 병원생활을 시작했다며, 고인과 자신뿐 아니라 병원에 근무하는 모든 간호사들이 겪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정부의 해결책을 촉구했다.

최 간호사는 "병원은 항상 말로는 환자의 안전을 강조하면서 정작 그 환자들을 안전하게 간호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을 해주진 않는다. 환자에게 안전한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도 주지 않는다. 그러면서 환자가 잘못되면 그 책임은 간호사들에게 떠넘긴다"고 병원들을 비판했다.

나아가 "그 두려움과 공포, 압박감, 초조함, 출근길에 차라리 교통사고가 났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불쑥불쑥 고개를 드는 그런 상태를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신입 간호사 당시의 트라우마를 고백했다.

특히 "박선욱간호사 자살사건에 대한 아산병원의 내부감사보고서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故박선욱에게 심한 압박감을 주었다. 故박선욱에게 과도한 업무스트레스를 주었다고"라며, "신입간호사에게 과도한 업무스트레스를 준 아산병원이 박선욱간호사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웠다"고 주장했다.

최 간호사는 "이 자살사건을 산재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문제의 해결이 시작된다. 아산병원이 민간병원이라고 손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다시는 이런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차원에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간호사가 죽을 것 같이 힘들 때, 환자들은 진짜 죽을 수도 있다. 간호사들을 연료로 태워가며 이윤을 추구하는 병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뒤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내사 결과 병원 내 태움은 없었다며 사건이 종결된 바 있다.

공대위는 병원에서 선배와 상사가 고인을 괴롭혔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을 인정하며, 태움의 증거는 없지만, 당시 고인이 겪은 장시간 과로 노동, 미흡한 신규교육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권위적인 조직문화 등 병원의 구조적 병폐가 명백하고, 아산병원에 취업하지 않았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 고인의 죽음을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과 공대위는 "산재를 승인해 병원 문화를 바꾸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고인의 죽음이 산재로 인정돼야 다른 간호사들도 병원의 구조적 병폐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초 서울시의료원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과 스트레스로 故 서지윤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잇따른 간호사 자살 사건으로 병원 내 간호사의 근무 환경 및 태움 문제의 심각성이 떠오르는 가운데, 정부의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노력이 별다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근로복지공단이 고인의 죽음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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