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논란 '정신건강복지법'‥현행법, "본래 취지 달성 못해"

정신질환자 인권 보장 위해 개정됐지만, 인권위, "불완전 시행·장기입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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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지난 연말 故 임세원 교수 피살 사건으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이슈가 뜨겁다.

정신질환자의 치료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환자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현 정신건강복지법이 '탈원화'와 '인권 보장'이라는 본래 취지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故 임세원 법'으로 불리고 있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이 치료 강화를 주장하는 의료계와 인권침해를 우려하는 환자 및 보호자의 격렬한 논쟁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사실 현 정신건강복지법은 구 정신보건법이 비자의입원 조항을 통해 환자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받아 개정 추진돼 만들어진 법이다.

구체적으로 정신과 질환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강제입원(비자의입원)의 조항이 환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지적에 따라, 해당 법은 비자의입원의 절차를 강화함으로써 환자 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추진됐다.

정부는 '탈원화'를 목표로 장기입원을 줄여 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인권을 보장받으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장밋빛 꿈을 안고 법을 시행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환자 인권 강화를 위해 비자의입원 시 두 명의 서로다른 의사의 교차 진단을 의무화했지만, 의사 부족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스템으로 인해 3년째 예외 규정을 두어 현 정신건강복지법은 불완전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의 애초 취지인 비자의 입원 감소, 장기 입원 축소 등 탈원화의 목표도 달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2018년 정신장애인 당사자 375명과 정신장애인 가족 1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장애인 지역사회 거주·치료 실태조사' 발표에 따르면, 입원 경험이 있는 정신장애인 중 입·퇴원을 본인이 결정한 경우는 각각 19.8%와 20.9%에 불과해 여전히 부모·형제·배우자 등 가족에 의한 입·퇴원 결정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원 총 기간이 1년을 넘는 장기입원의 비율이 52.2%에 달했고, 입원 기간이 5년이 넘는 비율도 16.6%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은 입원이 장기화된 이유(중복응답)에 대해 24.1%가 '퇴원 후 살 곳이 없기 때문에'라고 답했고, 22.0%는 '혼자서 일상생활 유지가 힘들기 때문에', 13.3%는 '병원 밖에서 정신질환 증상관리가 어려워서', 8.1%는 '지역사회에서 회복/재활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라고 응답했다.

인권위는 초점집단 면답조사를 통해 △병원과 지역사회의 정신재활서비스기관 및 정신건강복지센터 간의 연계 미흡 △지역의 심리․상담치료서비스 부족 △급성기 증상 발생 시 이용할 수 있는 지역사회 응급서비스 이용의 어려움 △회복수준과 증상수준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 부재 △광역 및 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 역할 미흡으로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 치료가 연속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신과 관계자는 "현 정신건강복지법은 법 자체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환자 인권도, 치료권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故 임세원 교수의 유지에 따라 하루빨리 조기치료 및 탈원화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법이 개정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개정 정신건강복지법이 정말 환자를 위한 법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에서 정신질환자가 거주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그 기반 서비스 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인프라 마련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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