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부있게 시작된 '임상'‥지연 이유보니 '환자 모집'이 난항

프로토콜, 목표수, 지역, 대체제에 따라 환자 모집 변수 많아‥임상 지연의 가장 큰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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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제약사·바이오기업의 임상 지연 이슈는 국내외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가장 큰 이유는 '환자 모집'의 난항이다.
 
임상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록 신약의 성공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해당 질병의 혁신적 치료제가 출시됐는지, 너무 중증 또는 희귀질환이라 환자 모집이 어렵진 않을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키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리서치 기관 Pharma Intelligence가 CRO부터 중소형 및 빅파마 155개 업체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임상 데이터 발표에 가장 중대한 문제로 `임상 지연`을 꼽았다.
 
임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임상이 완료되어야 하고, 임상이 완료되려면 환자가 모두 모집이 돼야 한다. 그러나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임상시험 중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환자 모집과 모집한 환자를 유지하는 부분이었다.
 
IBM Global Business Services에 의하면, 임상 시험의 75% 이상이 정해진 기한 내 환자 모집에 실패했다. 이들은 1상부터 3상까지 평균적으로 계획했던 임상 기간보다 30% 정도 지연됐다. 또 임상 참여에 수 차례 병원을 오고 가는 번거로움과 불편함 등으로 임상 시험의 85%는 충분한 환자 수 유지에 실패했다.
 
1상에서는 주로 건강한 환자를 모집하며 금전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자신이 실험용 쥐가 된다는 불안감에 참여를 꺼려하거나 참여한다고 해도 실험에 적합한 질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에 탈락하기도 한다.
 
2상과 3상에서는 환자를 대상으로 모집하는데, 특히 항암제 환자 모집이 어렵다. 플라시보 군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우려와 생사를 다투는 상황에서 시험약이 표준치료보다 효과가 적을 수 있다는 불안감 등 때문이다.
 
이 밖에도 프로토컬 디자인 때문에 환자 모집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비현실적으로 너무 많은 환자 수를 디자인 하거나, 너무 긴급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임상 기간이 길어지며 때로는 임상 프로토컬 수정으로 이어져 시간이 더 길게 소요될 수 있다.
 
국내 제약사에서도 환자 모집 이슈는 흔히 볼 수 있다. 녹십자랩셀의 NK 세포치료제 'MG4101'은 간암 화학색전술을 받은 후 간세포암 환자 대상으로 2016년 1월 2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았고, 첫 환자 투약은 2016년 9월에 이뤄졌다. 목표 환자수는 78명이었으며 2년이 지난 2018년 9월 완료됐다.
 
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는 "임상 설계 후 의료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며 Grade B가 아닌 Grade A에서 색전술을 시행하는 등 의료 지원 증가로 환자가 조기에 발견되며 환자 모집이 당초 예상했던 기간보다 늦춰진 사례"라고 설명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중증 진행성 유방암 화학치료제 환자(72명)를 대상으로 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EC-18' 또한 2016년 7월 FDA로부터 2상 시험을 승인받고 환자를 모집 중이다. 그런데 오히려 2017년 7월 임상을 시작한 구강점막염 환자(90명) 모집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허 애널리스트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가 중증 진행성 유방암 환자 대상이다보니 모집 후 급격히 환자 상태가 나쁘지는 등 돌발 이슈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구강점막염은 대안 치료제가 없어 환자 모집이 수월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라젠은 간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중이다. 2018년 6월 중국에서도 3상 환자 모집을 개시했으며, 2018년 말까지 380명이 모집됐다.
 
이는 간암 임상이 진행되는 동안 면역항암제가 2차 치료제 적응증을 획득했고, 에자이의 '렌비마'도 간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는 등 치료옵션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
 
아이진은 2015년 하반기부터 'EG -Mirotin'을 당뇨병성 황반부종이 있는 당뇨망막증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2a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3년간 절반 정도의 환자가 모집됐다.
 
만성 당뇨 환자 대부분이 유럽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데, 기존 프로토컬에서는 아스피린 복용환자를 제외해야 했기 때문에 환자 모집이 어려웠던 셈이다. 결국 아이진은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 환자군도 포함시키는 것으로 프로토콜을 변경했다.
 
글로벌로 진출하려는 제약사들에게는 미국 임상 진입이 중요한 첫 발자국이 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임상이 오히려 진행을 더디게 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허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환자를 모집하는 경우, 표준치료(standard of care)의 대안으로 새로운 치료제 임상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오히려 표준치료 수가 적은 지역 및 치료제가 적은 지역에서 환자를 모집하기가 수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실제로 20개 빅파마 대상 설문조사에서 3상의 30%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 수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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