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육성 가로막는 법·제도‥"한의사, 보편의사 역할해야"

의사 중심의 의료에는 한계‥"한의사 일차의료에서 역할 할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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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한약진흥원에 대한 지원 확대 등 한의약기술 및 산업 진흥을 위한 개정 한의약육성법이 오는 6월 12일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한의계가 실효성 담보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특히 한의계는 한의사가 의사의 일종임에도 보편적 의사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하며, 한의사가 국민건강을 위해 일조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한약진흥재단이 '보건의료체계에서 한의약의 역할 및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제8차 한의약보건정책포럼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정책포럼을 주관한 한약진흥재단의 이응세 원장은 "한의약육성법의 개정으로 한약진흥재단이 '한국한의약진흥원'으로 명칭을 바꾸게 된다"며, "명실 공히 한의약 산업의 컨트롤타워로서 한의약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기준 전체 의료계에서 한방의료기관의 건강보험급여실적 비중 3.6%, 전체 의약품 건강보험 청구액 중 한약제제 청구비중 0.2%, 전체 보건의료 R&D 비중 5%로 국가로부터 외면 받아왔다"며, "국민 의료수준의 질 향상과 건강증진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 국가보건의료체계라는 큰 틀에서 법적·제도적 기반을 갖추어야 한의약의 성과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날의 정책포럼에 의미를 강조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고성규 경희대학교 동서의학연구소 소장은 열악한 한의과의 현실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한의사와 의사 비율이 1:5이지만, 한의의료기관과 의료기관 간의 비율은 1:2.4로 일차 한의의료기관의 역할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낮은 보장률과 제약산업 등 후방산업이 절대적으로 취약해, 현재 한의과 건강보험률은 3.5%에 불과하며, 한의 의료기관 진료비에서 진찰료 35%, 시술 및 처치료 54%로 그 외 투약료와 검사료는 합쳐서 2%도 되지 않는 현실이다.

여기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교육부 등을 포함해도 한의의료에 대한 R&D는 2% 이내이며, 2019년 한의분야 신규 사업과 미래지향적 범부처 과제가 전무하며, 연구개발비도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84억 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뒤이은 토론회에서 한창호 대한한의학회 정책이사는 "한의사는 법적으로 명백하게 보건의료전문인력 양대축의 하나이다. 국내적으로 의사인력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국제적으로도 세계 전통의학의 선두에 서기 위해 정부의 법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 정책이사는 한의약이 일차의료 중심, 통합의학 중심으로 발전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정책이사는 "의료인 수에서 의사와 한의사 수가 상당히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의 40%가 한방 의료기관이다. 환자들의 일차 접촉 공간이 한의원이라고 한다면, 한의사의 일차 의료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에 보편적 의사로서 한의사의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감염병, 백신 등 한의사가 시술하지는 않더라도, 국민에게 안내할 수 있는 수준까지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통합의학에 대해 "한의사와 의사 통합뿐 아니라, 그 외 모든 재원과 기술,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한의사가 세계 전통의학을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이날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역시 학문의 융복합 발전 및 한의사가 보편적 의사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주장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 의료가 급성병 중심의 시대에서 만성병과 예방의학 중심으로 변해고 있으며, 환자가 의료서비스를 찾아가는 형태에서 의료가 환자를 찾아가는 형태로 벗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시대의 보건의료전달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한의사의 활동 범위를 넓혀 국민건강에 일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의사와 한의사로 나누어진 독립된 카테고리가 아닌, 인접·유관 학문과 더 나은, 더 높은 수준의 의학을 창출할 수 있도록 융복합 발전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의사가 의사의 한 종류로서 의사로서의 기본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의사가 보편적 이고 공통적인 영역을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장애인 주치의제, 치매 국가책임제 등 지역사회 일차의료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차, 삼차 의료기관 중심인 양방 의료계만으로는 국민에게 다가가는 국가사업을 성공하기 힘들다. 이런 점에서 98%이상이 일차의료기관인 한의의료가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에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책포럼에는 지난 2월 18일 발령받은 보건복지부 이창준 한의약정책관도 참석해 한의계의 이같은 목소리에 응답했다.

이창준 신임 한의약정책관은 "1999년 한의약정책실에 사무관으로 1년 정도 있다가, 20년 만에 돌아왔다. 하지만 20년 동안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 그간 제도적 틀 안에 갇혀, 한의약이 발전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한의약의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그는 "한의약을 둘러싼 이해관계 문제와 객관화·과학화를 위한 노력 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는데,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에 우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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