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에 푹 빠진 의사…"지금도 나는 달린다"

[연중기획] 보건의료인들의 취미는? ①마라톤에 빠진 외과의사 이동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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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100세 시대' 얼마나 오래 살 것인지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고 즐기면서 살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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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의 과로사와 길병원 전공의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의사들의 건강상태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내과의사가 만성질환으로 유명을 달리하기도 하며, 간암의 명의가 알코올 중독에, 폐암의 명의가 폐병으로 사망하기도 하는 경우를 보면서 일반인들이 아이러니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에 의사들도 취미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의사가 있다.

메디파나뉴스와 만난 이동윤외과의원 이동윤 원장<사진>은 지난 1997년부터 지금까지 20여년간 마라톤을 취미로 건강을 유지하고 사회공헌 활동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는 "마라톤의 매력의 자신의 한계점을 극복해낸 후 성취를 통해 얻는 자신감이다"고 강조하며, 덤으로 건강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 가지산 산골 소년, 자연 속에 달리는 기쁨 알다

이 원장이 마라톤에 빠지게 된 계기는 아주 간단명료하다. 바로 운동을 하고 싶은데 비싼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할 수 있던 것이 바로 '달리기'였다.

경남 울산 언양 출신인 이 원장은 영남 알프스로 불리는 가지산에 태어나 신불산과 영지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자연스럽게 달리기를 해왔다.

이 원장은 "유년시절 운동은 하고 싶은데 마땅히 할 만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달리기를 시작했다"며 "건강관리 측면에서 계속하다 결국에는 마라톤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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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체육대회에서 이동윤 원장
 
어려서부터 산골을 달리던 소년은 부산대 의과대학을 졸업과 동시에 산악마라톤을 하다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마라톤 시합에 참여하게 됐다.

이 원장은 "처음 참가한 마라톤 대회가 바로 1997년 춘천마라톤이었다. 그동안 트레일런을 했던 경험에 처음부터 42.195km인 풀코스에 도전했지만, 절반을 뛰고 나머지는 걸어서 결승점을 들어왔다. 이에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반추했다.

불과 1990년 초·중반대만 하더라도 마라톤은 엘리트 선수들의 전유물로 지금과 같이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대회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1997년 IMF사태로 실업자가 많이 생기면서 이와 맞물려 마라톤 대회가 대중화됐다. 이 시기, 이 원장도 본격적으로 마라톤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이 원장은 "IMF때는 모두가 힘들었다. 당시 명예퇴직한 사람이 많았는데 산이나 고수부지에 가면 뛰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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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트레킹 중 (가장 좌측 이동윤 원장)

◆ "좋아하던 것이 즐기는 취미가 되었고 건강도 챙겼다"

이후 이 원장은 매년 몇 차례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최근까지 약 200번의 마라톤 완주를 했다.

42.195Km의 마라톤 완주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1년에 한 번 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200회 마라톤 완주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의 횟수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침마다 지속적인 달리기를 하는 꾸준한 자기관리와 강한 정신력이 함께 겸비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이 원장은 서울 옥수동에서 잠원동 병원까지 편도 7.5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거나 걸어 출퇴근하고 있다

이 원장은 "보통 건강관리를 위해 달리기를 하기 마련인데 장거리를 뛰다 보면 에너지가 소진돼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마라톤 벽'에 봉착한다. 완주를 위해서는 이를 이겨야 한다"고 돌아봤다.

과연 그가 느끼는 '마라톤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정신력에 그 해답이 있다고 자신했다.

이 원장은 "마라톤은 항상 힘들다. 따라서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뛰는 것이 중요하다. 풀코스를 완주하고 나서 남는 것은 바로 자신감이다. 나의 저력을 재차 확인하게 되고 스스로가 믿음직스럽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잘 달리기 위해서는 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달릴 때 몸에 힘을 빼고 가볍게 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마음이 안정되면 훨씬 더 편안하고 빠르게 달리는 등 운동 성적의 향상에 기여한다는 사실들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스포츠 분야에서도 정신적 안정이 강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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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회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 마라톤 (좌측에서 4번째 이동윤 원장)
 
◆ '달리는 의사들' 결성…소아암환우돕기 나서

이 원장은 지난 2000년 '달리는 의사들'이란 동호회 구성에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전국적으로 마라톤을 하는 의사는 약 1,300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여기에 가입된 의사는 800명에 달한다.

'달리는 의사들'은 마라톤을 하고 있거나 마라톤 완주를 꿈꾸는 의사들의 모임으로 이 원장은 여기에서 지난 2015년까지 약 15년 동안 회장직을 역임했다.

동호회 회장을 하는 동안 이 원장의 마라톤은 개인의 취미에 끝나지 않고 소아암 환우들의 삶이 더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꿈을 줬다.

이 원장은 "마라톤을 하다 보니 환우를 돕는 방안도 고민을 했다. 이에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를 따로 독립시켰고 본인이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대회는 수익금의 전액을 소아암 환우에게 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달리는 의사들'이 주최하는 행사가 두 가지가 있는데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는 2002년 시작해 올해 16회째로 누적 기부액 약 6억 5000만 원에 달하며, '소아암환우돕기 행복트레일런축제'는 2009년부터 개최해 올해 11회째를 맞이한다.

나아가 분기마다 달리기와 관련된 워크숍이나 심포지엄을 개최해 달리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달리기 부상의 치료와 예방에 이론적이며 실질적인 홍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 원장은 "'달리는 의사들' 모임이 결성되면서 가장 먼저 시작한 활동이 '레이스 패트롤'을 통한 주로에서의 응급상황에 대한 봉사였다. 마라톤 게시판 등을 이용한 지속적인 홍보를 통한 여론 조성에 힘쓴 결과, 지금의 수준까지 주자들의 안전에 대한 주최 측이나 참가자들의 인식이 높아졌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이제 달리는 의사들은 범위를 넓혀 일반 동호인들이 누구나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마라토너들의 가까운 친구로 의학적인 조언과 도움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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