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케어 '의료 생태계' 파괴‥병원계 입모아 "향후 10년 우려"

상급종병, 급격한 환자 증가 및 수익 증가 vs 중소병원, 아사 직전
건강하지 않은 의료 생태계‥"우리나라 의료 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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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우리나라 10년, 20년 후 의료계에 대한 바람직한 청사진은 없는 것 같다."

현 의료 정책의 큰 줄기인 문재인 케어, 즉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의료 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가운데, 상급종합병원과 중소병원, 의료계 전문가 및 교수 모두 입을 모아 향후 10년 후 우리나라 의료계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5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국내외 보건의료관계자 및 병영경영관리자가 참석하는 아시아 최대 병원 관련 국제학술대회 'Korea Healthcare Congress(KHC)'에서 대한병원협회가 '위기인가 기회인가, 한국 병원의 오늘과 내일을 말한다'를 주제로 패널토의를 개최했다.

먼저 상급종합병원을 대표하여 이진우 세브란스병원 진료부원장은 "특진비가 없어지고, 2인실까지 보험이 되면서 상급종합병원들은 진료 수익이나 진료량이 연일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계속되는 환자 수 증가로, 1일 당 외래 환자 1만 명을 넘긴 것이 불과 2~3년 밖에 안 됐는데, 지금은 하루에 1만 1천 명이 넘는 외래 환자가 병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케어 시행 전부터 예견됐던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으로 대학병원의 수익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상급종합병원들은 문재인 케어에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을까?
 
 
이진우 진료부원장은 "환자 쏠림으로 환자들의 주차난, MRI·CT 검사를 위해 한 달 이상 대기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채혈을 하기 위해서도 1시간 이상 기다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의료진들은 연장 근무에 시달리고 있고, 인력 충원을 요청하는 서류가 하루에도 10번씩 오고 있다. 이에 병원은 인력을 늘리고 시설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인가 심각한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무조건 적으로 시설을 늘리고, 인력을 늘리는 것도 고민"이라고 밝혔다.
 
박종훈 고려대 안암병원장 역시 공감을 표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상급종합병원,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이 심각하다"며, "일각에서는 수익이 증가해서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굉장히 불안하다. 엄살이 아니라, 좋지 않은 방향으로 대형병원 쏠림이 심각해지면서 대형병원이 감당하기 힘든 건강하지 못한 운영상태 돌입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의료비 폭증으로 이어질 거고, 올바르지 않는 의료전달체계 왜곡으로 이어져 결국은 의료계 다 같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우려했다.
 
 
중소병원을 대표하는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과 박진식 세종병원 이사장 모두 문재인 케어로 인한 의료 생태계 문제를 지적했다.
 
이왕준 이사장은 "보장성 강화의 핵심은 3차 병원의 문턱 낮추기다. 그러다보니 환자 쏠림과 안 그래도 왜곡된 의료계 양극화 체계가 심화됐다. 결국에는 의료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취약하게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박진식 이사장은 "우리 사회가 무한정 자원을 늘릴 수 없는데균형성 보다는 의료질 만을 너무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학병원으로 모든 것이 집중되면서 의료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지역의료는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박개성 엘리오앤컴퍼니 박개성 대표"10년 전 대학병원 중에 이익 내는 병원 거의 없었다. 지금은 대학병원 수익 못 내는 병원이 없다. 그 와중에 중소병원의 폐업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심각하다"라고 분석했다.
 
이상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병원경영학과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 의료 생태계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게 문제다. 의료 생태계는 다양한 주체로 구성되어 있다. 의료 생태계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개별 주체가 모두 건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정책 방향은 당장 대학병원 돈 벌어도, 전체 생태계는 망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경영학에서 기업 생태계 연구를 많이 하는데, 쇠퇴하고 있는 생태계의 가장 큰 특징이 수익성이 혁신성을 압도하는 형태다. 선도 기업이 해야하는 역할은 혁신을 이뤄내는 것인데, 대학병원들이 돈은 잘 벌지만 수익성에 매몰되서 혁신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수익성이 혁신성을 압도하는 것은, 쇠퇴하는 생태계며 건강하지 않다"며, "전체 생태계가 망가지면 대학병원도 존재할 수 없어서, 생태계 건강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이 조절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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