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동아에스티는 '불운의 기업'이 돼야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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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약산업 제도 변화는 혼란스러울 정도다. 공동 생동시험을 규제하는 내용의 허가 및 약가제도 개편이 동시에 이뤄졌는데, 이는 지난 2007년 참여업체 수를 2개로 제한하는 공동생동 제한 규제를 시행했던 것에서 다시 2011년 공동생동 규제 조항을 삭제한 후 2019년 또다시 부활의 변화무쌍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책의 장기적 예측 가능성이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점을 주지할 때, 아쉬운 점이 많다.
 
그리고 여기 변화무쌍한 정책의 한 가운데 떨어진 불운의 동아에스티 급여정지 사건이 있다. 동아에스티를 '불운의 기업'이라고 칭하는 것은 급여정지의 원인이 된 불법 리베이트 행위를 감싸려는 목적이 아니다.
 
단지 정부 스스로 모순을 인정하고 4년 만에 개편한 그 과도기 정책 속에 묻어버려, 87개 품목을 정지하는 게 최선인지 묻고 싶다.
 
동아에스티는 지난달 15일 복지부로부터 87개 품목에 급여정지 2개월을, 51개 품목에 13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2009년 8월~2017년 3월 162개 품목에 대해 54억 7,000만원 상당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에 따른 것이다. 최근 동아에스티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급여정지는 중단 상태지만, 본안 소송에서 패소하면 재개된다.
 
이 처분에 적용된 정책은 작년 9월 폐지된 급여정지(투아웃제). 2014년 7월부터 작년 9월까지 4년여간 운영된 이 제도는 2017년 노바티스의 항암제 글리벡 처분 후 치명적 허점이 노출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제도다.
 
당시 복지부는 리베이트로 적발된 글리벡을 급여정지하는 게 마땅했으나 환자단체가 제네릭 사용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자, 환자 안전을 이유로 과징금 부과로 대신했다. 결과적으로 식약처가 공식적으로 허가한 제네릭을 인정하지 않게 된 셈이다.
 
결국 작년 9월 폐지되면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개정 이유에 대해 리베이트 제공 약제의 급여정지 과정에서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권이 제한되고 비의학적인 사유로 약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부작용 발생도 우려되며, 일회성 처분인 급여정지에 비해 약가인하는 효과가 항구적이어서 효과적인 제재수단이 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동아에스티의 리베이트 처분과 관련해 급여정지 제도를 적용하려 하고 있다. 글리벡 사태를 통해 경험한 항암보조제, 희귀의약품, 퇴장방지의약품, 동일제제 없는 단일품목 등에 대해서는 과징금으로 갈음했지만, 나머지 87개 품목에 대해서도 더 합리적인 방안이 없는지 강구해야 한다.
 
정책은 변화되고 그 중간에 모순성도 지적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모순을 인정하고 그것이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정책 주관자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주요 품목의 2개월 급여정지는 사실상 시장철수 수순을 밟는 일이라고 한다. 게다가 그 품목이 87개에 달한다. 한 기업이 이 같은 위기상황에서도 자사 임직원을 고스란히 지켜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리베이트라는 기업의 잘못된 결정이 구성원에 피해가 미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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