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무장병원서 급여청구와 사보험진료수가 청구 차이

최미연 제약회사 사내변호사

메디파나뉴스 2019-04-15 05:55 이메일 기사목록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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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A 명의로 개설된 의료기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의사가 아닌 B가 병원을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 병원에서 의사 A가 환자를 진료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은 경우 B에게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할까. 그 경우 의사 A는 어떠한 처벌을 받게 될까.
 
사무장 병원이란 의료기관이 의료인 명의로 개설되었더라도 비의료인이 그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09도2629 판결).

따라서 비의료인이 자금을 투자했지만 의료인이 주도적으로 병원을 운영했다면 사무장 병원이라고 볼 수 없고,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이나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비영리법인의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을 개설했다고 해도 사무장 병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판례는 위와 같은 논리에 기반해, 비의료인에게 고용된 의사 A가 환자를 진료한 후 사무장 병원이 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는다면 B에게는 사무장 병원 개설에 대한 의료법위반죄 외에도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한 사무장 병원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기관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의사 A가 자신이 고용된 병원이 사무장 병원임을 알면서 B에게 명의를 대여하고, 자신 명의의 통장을 제공해 비의료인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는 것을 용이하게 했다면 의료법위반죄의 공동정범 이외에도 사기죄의 방조범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공단에 대한 요양급여비용 청구와 달리, 사무장 병원에 고용된 의사가 한 진료에 대해 보험회사에 자동차보험진료수가를 청구한 경우와 실손의료보험에 따라 의료비를 청구한 경우에는 사무장인 비의료인에게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판결이 있다(대법원 2017도17699 판결).
 
우선 자동차보험수가 청구와 관련해 주된 판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무장 병원에서 의사가 교통사고 환자를 진료하고, 해당 의료기관이 사무장 병원이라는 사실을 보험사에 고지하지 아니한 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자동차보험진료수가를 지급을 받았더라도, 실제 진료가 있었던 이상 보험금은 환자에게 반드시 지급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무장 병원이라는 사정이 보험회사의 진료수가 지급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병원이 보험회사에 자동차보험진료수가를 청구할 수 있는 이유는 보험금청구권을 가진 환자가 자동차보험진료수가를 병원에 직접 지급해 줄 것을 보험회사에 청구했기 때문이지, 병원이 보험회사에 대해 가지는 별개의 권리에 근거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무장 병원임을 고지하지 않고 진료수가를 청구한 것은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행위가 아니다.
 
이러한 논리는 실손의료보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병원에서는 환자로부터 진료비를 받은 후, 환자의 요청에 따라 진료사실증명 등을 발급해주는데, 대법원은 이러한 발급행위가 환자의 보험금 청구를 단순히 도와주는 절차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즉,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면 보험계약에 따라 실손의료비를 청구할 수 있고, 이때 병원이 사무장 병원이라는 사실은 실손의료비 지급에 영향을 미치는 사유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해당 병원이 사무장 병원임을 고지하지 않고 환자에게 진료사실증명 등을 발급해주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는 보험회사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두 판례의 차이는 해당 비용의 청구권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공단에 대한 요양급여비용 청구는 환자가 아니라 병원이 청구하는 것이고, 적법하게 개설된 병원만이 해당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사무장 병원에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는다면 사무장에게 사기죄가, 의사에게는 사기죄의 방조가 성립한다.
 
그러나 자동차보험진료수가나 실손의료비의 경우는 환자가 진료받은 병원이 사무장 병원이든 아니든 진료를 받은 환자로서는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요청에 의해 사무장 병원이 자동차보험수가를 지급받거나 실손의료비청구를 위한 진료사실증명을 발급해주어도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기고| 최미연 제약회사 사내변호사
-사법시험 제55회 합격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 대학원 행정법 석사과정
-전) 보건복지부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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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시간 : 2019-04-1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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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 제약 cp팀 2019-04-16 08:14

    사무장 관련하여 법적 근거가 많이 궁금했는데, 알기 쉽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의료팀 2019-04-18 14:29

    최근 대법원에서 나온 판결의 구체적 내용이 궁금했었는데, 이 글을 보니 그 취지를 확실히 알 수 있네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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