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삽 논란 종지부… 바이오시밀러에 강력한 근거 제시"

램시마, 세계 최초로 항체 적응증 근거 확보… 국내 연구진 주도
"모든 경우로 확대는 안돼… 기초 연구서 과학적 근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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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삼성서울병원 김영호 교수, 서울아산병원 예병덕 교수

 
"외삽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전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외삽 임상시험을 이끈 국내 의료진들은 최근 발표된 '램시마' 적응증 외삽 연구 결과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영호 교수(총책임연구자)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예병덕 교수(제1저자)는 19일 셀트리온제약 미디어좌담회에서 최초 확보된 외삽 근거를 소개했다.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의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 환자 대상 적응증 외삽(extrapolation) 임상 연구(PLANETCD)는 지난달 28일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게재됐다.
 
적응증 외삽이란,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오리지널 제품의 특정 적응증에 대해서만 동등성을 입증하면 나머지 적응증도 인정해주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램시마는 오리지널 '레미케이드'의 대표 적응증인 류마티스 관절염 임상시험만으로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건선성 관절염 ▲판상 건선 등의 레미케이드가 가진 적응증을 모두 획득했다.
 
외삽 적용 적응증 간 질환 기전이 유사하므로 한 적응증에 대한 동등성 임상 디자인이 잘 설계됐다면 외삽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게 주요규제기관의 입장으로, 한국에 이어 유럽, 미국 FDA까지 인정하면서 외삽 논란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이견도 존재한다. 바이오의약품은 같은 공정에서 생산되더라도 제품마다 온전한 동등성을 갖추기 어려운데 다 분자 구조 크기와 복잡성 때문에 오리지널과 완벽히 동일할 수 없어, 각 적응증에 대한 개별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의료진들은 램시마 외삽 적응증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외삽 적응증인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램시마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다. 크론병은 염증성 장질환의 일환이다.
 
전 세계 16개국 58개 연구센터에서 크론병 환자 2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중 한국은 가장 많은 54명 환자가 포함되면서 사실상 연구를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연구진은 환자를 무작위로 ▲램시마 투여유지군 ▲오리지널 투여유지군 ▲램시마에서 오리지널로 교체투여군 ▲오리지널에서 램시마로 교체투여군 등 4군으로 나눠, 54주 치료기간 동안 크론병 활성도 지수(CDAI-70), 임상적 관해율, 안전성 데이터 등을 분석했다.
 
서울아산병원 예병덕 교수는 "항TNF제제를 쓴 적 없는 4~5년 이상 질환을 앓은 활동성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환자의 베이스라인은 CDAI 스코어, SIBDQ(삶의 질) 스코어, SES-CD 스코어(내시경적 점수), Calprotection(칼프로텍틴) 모두 램시마와 오리지널 투여군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양군 환자가 균형있게 배정됐다"고 설명했다.
 
1차 평가 변수는 6주 후 베이스라인 대비 CDAI가 70점 이상 감소한 환자의 비율이었다.
 
란셋에 공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CDAI 7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초기 램시마 투여군(램시마 투여유지군 및 램시마에서 오리지널로 교체투여군)이 69.4%(77명)로 초기 오리지널 투여군 74.3%(81명)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오리지널과 유사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전체 환자 중 67%(147명)가 치료로 인한 이상반응(TEAE)를 겪었으며, 이는 램시마 투여유지군 64%(36명), 램시마에서 오리지널로 교체투여군 62%(34명), 오리지널 투여유지군 69%(37명), 오리지널에서 램시마로 교체투여군 73%(40명)로 각각 나타났다.
 

예 교수는 "최초 6주간 진행된 임상에서 오리지널 대비 램시마의 비열등성이 확인됐고, 30주 후에는 약을 교체했는데 CDAI 70 혹은 100 이상 감소 반응률을 볼 때 교체 후에도 양군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 연구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시했던 외삽의 유효성·안전성에 대한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중요한 연구"라며 "처음으로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에비던스를 확보했고, 이는 외삽 적응증에 대한 강력한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김영호 교수는 "어떤 논문에서는 바이오시밀러를 외삽의 과학이라고 칭할 정도로, 외삽은 시밀러의 핵심"이라며 "모든 적응증에 임상하려면 시밀러의 가격경쟁력은 확보될 수 없다. 외삽이 인정 안 되면 시밀러의 개발 자체가 무의미해진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13년 유럽에서 램시마가 허가됐을 때만 해도 의사들은 외삽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형성되면서 지금은 많은 의사가 외삽을 인정하고 있고, 이번 결과로 정당성을 확보했다. 이 연구는 추후 다른 바이오시밀러에도 길을 제시할 것이며, 환자·국가 재정부담에 이득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모든 약에 대한 외삽 적용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았다. 기초 연구에서 동등성이 증명될 때만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무조건 외삽을 인정해선 안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허용해야 한다"며 "실험실 연구, 동물시험, 1상 연구 등에서 동등성이 어느 정도 규명되면 외삽 정당성이 강력하게 제시될 것이다. 휴미라도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면 외삽하는 데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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