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원 민사 항소심 재판부 "정신적 손해 입증할 증거 부족"

1심 이어 원고 주장 기각 판결… "개인정보법 이전 행위, 손해배상 청구 적용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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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약학정보원과 IMS헬스코리아(현 아이큐비아)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재판부가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는 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일 서울고등법원 제13민사부가 약학정보원, 한국IMS헬스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기각 판결을 내린 내용에 대한 판결문을 통해 확인됐다.
 
이번 재판은 2014년 약학정보원 등이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검찰 기소되면서 의사와 환자 1,875명이 손해배상을 요구하면서 시작됐고 손해 입증 과정에서 3년 여간 법적 공방 끝에 지난 2017년 약학정보원 등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후 항소심을 통해 4차례 변론 과정을 거쳐 1심과 마찬가지로 피고 측이 손해배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약학정보원에 의해 개인정보가 수집되고 IMS헬스에 제공된 사실과 관련 정신적 손해가 실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판부에 따르면 증거를 종합해보면 이번 사건에서 약학정보원을 거쳐 IMS헬스에 제공된 정보는 제3자에게 유출되지 않았고 수집 경위나 목적, 이용방법 등을 고려하면 유출범위가 제한적이어서 통상의 제3자에게 유출된 경우와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IMS헬스와 관련 재판부는 "의약품에 관한 통계분석결과를 생산해 이를 기업, 정부기관 등에 제공하는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통계자료 생산을 목적으로 활용했을 뿐"이라며 "이 사건 정보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지는 않았으며 수집목적, 관리형태 등으로 보아 범죄에 이용되거나 원고들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판부는 "사건 정보가 환자의 주민등록번호와 처방정보가 포함되어 있는 고유식별정보와 민감정보지만,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환자의 주민등록번호는 개인정보 수집 당시부터 암호화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비록 피고들의 입장에서 별도의 프로그램조작을 통해 암호를 풀 수 있어 재식별 가능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외의 제3자의 입장에서는 이 사건 정보를 통해 특정 개인을 식별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정보가 원외 조제의약품 시장의 추정분석을 위한 통계자료 작성에 활용됐을 뿐 마케팅을 위한 스팸메일 전송에 사용되거나 신분 도용에 사용되는 등의 2차 피해를 발생시키지는 않았다"며 "(IMS헬스) 본사 글로벌 데이터센터에 저장되어 있던 정보는 전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원고들은 언론보도 등을 통해 피고들이 이 사건 정보를 수집, 이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수사기관에 대한 사실조회 등을 통해 비로조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위법하게 수집된 사실을 알게 됐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재판부는 "해당 내용을 법리에 비춰 살펴보면 이 사건 정보가 피고에 의해 수집, 제공됐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에게 위자료를 배상할만한 정신적 손해가 실제로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재판부는 법정손해배상책임에 대해서도 피고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 측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의2가 신설된 취지에 비춰 피고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것.
 
재판부는 "개인정보 보호법 부칙 제2조에 의하면 개인정보 보호법 제39조의2는 시행일인 2015년 7월 24일 이후에 분실·도난·유출·위조·변조 또는 훼손된 개인정보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분부터 적용된다"며 "피고들에 대해 2011년 1월 말경부터 2015년 초경까지의 개인정보 수집 및 제공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사건 청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즉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 이전의 수집, 제공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요구는 법적으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판결인 셈이다.
 
결국 재판부는 "원고들이 개인정보침해행위로 금전으로 위자할 만한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는 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며 "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해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판결한다"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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