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응급실 폭력 대책 발표에도‥의료진 반응은 "글쎄"

응급실 폭언·폭행 표준화된 보고체계 갖추는 것이 우선‥"이를 바탕으로 대응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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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응급실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안전진료대책 발표에도, 현장 의료진들의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제로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환자들의 폭언, 폭행 문제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인 환자와 의사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한, 현장에서의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나아가 정부의 각종 대책 속에 응급실 폭언·폭행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인 보고체계가 부재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대한의학한림원이 21일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소강당에서 '임상현장에서 보건의료인 안전 확보를 위한 정책 방안'을 주제로 보건의료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이형민 경희의료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실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입장 차이가 응급실 폭언·폭행 문제를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응급실 환자들은 빠르게, 친절하게, 본인의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 주길 기대하지만, 응급실 의료진은 친절보다는 중증 및 응급환자를 우선으로 진료하는데 초점을 두고, 정확하고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는 응급실 의료진과 환자 간의 입장 차이 속에, 우리나라는 의료진 안전을 위한 예방 및 사후 조치 부재해 지난해 익산 응급실 폭력 사태와 같은 응급실 폭언·혹행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실제로 대한응급의학과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급실 응급의료인 97%가 폭언을, 응급의료인은 63% 폭행을, 전체 응답자의 55%가 근무 중 생명의 위협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폭력예방을 위한 활동 및 노력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국가 및 지자체의 노력에 대한 점수는 5점 만점에 1.2점, 보건복지부와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대한 점수는 1.3점, 병원장과 병원 차원의 활동은 1.8점에 불과했다.

이형민 교수는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가해자의 처벌이 아닌, 현장의 안전이다"라며, "응급실 폭력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응급실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지자체, 정부, 병원 자체의 노력들은 안전한 진료 환경 마련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응급실 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응급실의 환경개선, 폭력예방 디자인 도입 ▲응급실 폭력에 대한 구체적 매뉴얼 및 절차 ▲직원에 대한 적극적인 폭력예방 및 대응교육 ▲안전요원의 배치 ▲표준화된 보고체계 및 관리, 감독을 주장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표준화된 병원폭력 신고 및 관리가 필요하다. 지속적인 통계 및 분석을 통해 대응책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에 병원폭력 신고센터를 설립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가 지적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의료인 폭언 폭행 등에 대한 실태조사는 지난해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정부와 의료계의 안전진료TF를 통해 처음으로 이뤄졌던 것이다.

덧붙여 폭언 등의 경미한 폭력에 대해서도 경찰이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진들은 폭언을 들은 그 순간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해결 노력을 하고, 퇴거 조치를 취해도 통하지 않을 경우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참다가 경찰을 부르는 것이다"라며, "경미한 폭력에 대해서도 경찰이 출동하여 중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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