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두 달째 미동 없는 '의쟁투'…기억 속에 잊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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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초저수가, 살인적인 근무 시간, 가혹한 법적·행정적 탄압 이에 맞서 싸우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행동에 나설 것이다."

지난 4월 4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최대집 회장은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이하 의쟁투) 발대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종합계획안 전면 재검토와 건정심 구조개선, 의료전달체계 확립, 필수의료 우선, 근거 중심의 급여화 원칙 확립, 진료권을 침해하는 보험심사체계 개편 등을 요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의료를 멈춰 의료를 살리겠다"는 최 회장의 공약과 같은 궤로 "아주 강경하고 전대미문의 투쟁 모습을 보여주겠다"로 닻을 올린 의쟁투는 그러나 두 달이 지난 지금, 아이러니하게 너무나도 조용하다.

지난 5월 17일까지 비공개로 제4차 회의까지 진행했지만, 투쟁의 방향성은 고사하고 슬로건과 결의문 채택만 간신히 한 상황.

의쟁투 조직 당시 병협과 병의협 소속 인사 추천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지만, 최대집 집행부가 들어섰던 2018년 5월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통한 이슈화 정도는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또한 최대집 회장이 의사단체의 수장이 되기 전 의료혁신투쟁위원회, 전국의사총연합 상임이사로서 보여줬던 강력한 투쟁 퍼포먼스 역시도 다시 나오리라 전망됐다.

그러나 현재 의쟁투는 두 달 넘게 그 어떤 행보도 보여주지 못하고 회의만 한다고 해서 '회의투', 쉬고 있다고 해서 '휴식투' 등의 조롱을 받는 상황까지 왔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 4월 28일 열린 제71차 의협 대의원회 정기총회에서도 일부 회원들은 '투쟁 코스프레 의쟁투 해체, 생존권 비대위 구성'이라는 피켓을 들고 "집행부가 만든 의쟁투가 이름뿐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다행이다. 의쟁투가 구성됐다는 사실조차 조용히 묻혀가고 있는 것이 더 문제이다. 회의를 진행할 때 외부 공개를 금지하며 신비주의를 고수한 의쟁투가 그야말로 신기루처럼 기억 속에 '신비한 위원회'가 되고 있다.

이쯤되면 정부와 대화단절을 선언한 의협 집행부가 수가협상에 참여하기 위한 출구전략으로 투쟁 조직을 만든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투쟁과 협상 조직을 분리 이원화해 실리와 명분을 쥐자는 것인데 의쟁투가 강경한 투쟁의 모습을 보여야 테이블 앞에 앉은 의협 집행부가 더 많은 패를 쥘 수 있다.

하지만 의쟁투는 투쟁의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한 채 당초 5월 말로 예정되었던 제5차 회의도 수가협상의 영향으로 6월로 연기했다.

수가협상 결과, 의협이 참여했던 의원급 의료기관을 제외한 모든 유형의 계약이 마무리됐고, 정부가 제시한 수치와 간극을 좁히지 못한 의협만이 도장을 찍지 않았다.

수가협상 결과로 인해 결국 의쟁투가 더욱 투쟁하기 위한 명분이 생긴 것이고 향후 정부와 의료계의 관계 정립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대이하의 결과가 나온 만큼 "투쟁을 할 거면 제대로 해라"는 회원들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이젠 의쟁투가 잠에서 깨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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