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100일 김대업호(號), 약사회 변화 바람은 시작됐다

김대업 회장 의중 맞춰 방향 긍정적… '전문약 공공재' 슬로건 통해 제도개선 요구
수가협상·마통시스템 개선 등 민생 성과 부각… 정부·정치권과 대화 채널 주력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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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업호(號)가 19일(오늘) 출항 100일을 맞았다. 대한약사회의 개혁과 약사의 미래를 위한 변화를 내세우며 지난 3월 12일 출범한 김대업 집행부의 시계가 어느덧 3개월을 훌쩍 넘었다.
 
임기 초반 짧은 기간이지만 대한약사회가 가고 있는 방향은 김대업 회장의 의중과 맞물려 긍정적이다.
 
'공공의약품은 공공재입니다'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약사들이 겪고 있는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높은 점수를 줄 만 하다는 평가다. 이는 선거 과정에서 지적된 지난 6년 간의 회무 공백 우려를 불식시키기 충분한 행보다.
 
 
다만 산적해 있는 약사 현안에 대한 대처 능력은 아직 평가하기 이르다는 분석이다.
 
임기 초반 약학대학 신설 발표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후 약정협의체 구성 등의 논의를 통해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새롭게 마련했다는 점은 향후 기대감을 갖게 한다.
 
실무형 인재를 강조하며 꾸린 집행부 인선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시선이 존재한다.
 
50대 기수인 김대업 회장을 필두로 젊은 임원들의 비중이 높아졌고 발로 뛰는 회무를 펼치겠다는 의도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 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집행부 인선과의 차별화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 '전문약 공공재' 내세운 김대업… 불합리한 정책에 목소리 높여 
 
김대업 회장의 취임사는 이례적이었다. 회장으로 취임하며 강조한 첫 인사에서부터 김 회장은 '전문의약품은 공공재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제도 개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이 슬로건은 현재 대한약사회 집행부를 이끌어 가는 큰 정책 방향이 됐다.
 
마진도 없는 공공재 성격의 전문의약품이 약국 과세의 대상이 되고 카드수수료 부과의 기준이 되며 약사들이 처방량을 정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불용재고의약품은 반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약사들에게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약을 공공재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동안 약사들이 약국 운영을 하는 과정에서 겪은 불합리한 상황들과 연결고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회무 방향이라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약사회는 약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를 통해서도 '전문약은 공공재'를 홍보했고 전국 약국에 포스터를 부착해 슬로건을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김 회장은 또 취임 이후 상시적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점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발사르탄 사태처럼 생각지 못했던 위험이 주변에도 상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80일치 장기 처방 과정에서 가루약으로 된 여러 약이 섞이는 부분 등에 대해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김 회장이 주장하고 있는 전문약은 공공재, 상시적 위험 내용에 대한 정부, 보건의료계, 국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더욱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집행부 출범 후 수가협상·마통시스템 개선 등 성과
 
임기 초반 가장 큰 성과는 2020년도 수가협상이다. 집행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가진 수가협상을 통해 약사회는 3.5% 인상안에 합의하면서 전체 유형 중 인상률 1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 약국은 내년 1,142억원의 추가 재정을 확보하게 됐다. 1,000억원이 넘는 추가 재정을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약사회로서도 큰 성과지만 김 회장으로서도 대외적인 첫 시험대를 무사히 통과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 집행부에 이어 수가협상 단장을 맡은 박인춘 부회장도 건재함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수가협상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수가협상의 의미도 있지만, 대한약사회장으로 느끼는 마음으로는 약국의 현실들을 3.5%의 인상률로 공급자 유형 중 1등을 했다고 해서 좋아만 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문제를 비롯 근무약사에 대한 급여 문제 등 비용상승으로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갈 길이 멀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대외적인 성과가 수가협상이었다면 약사들을 위한 민생 회무에서도 빛이 나는 성과가 있었다. 마약류 연계프로그램 개선이다.
 
김 회장은 후보 시절부터 강조했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관련된 보고 간소화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고 행정처분 유예기간 만료를 앞두고 개선된 연계 프로그램을 배포했다.
 
그동안 약국에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연계 프로그램 간의 중복 보고 오류 등이 발생하면서 행정처분에 따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개선된 프로그램을 통해 중복 보고 사례를 차단하고 조제보고를 간편화하는 등 편의 기능을 강화시켰다.
 
약사회 관계자는 "개편 방향은 김대업 회장이 선거기간부터 강조했던 것처럼 사용자 중심으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 받아들여진 것"이라며 "약국 프로그램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서 이중으로 관리되던 부분을 약국 프로그램을 통해 구입, 사용보고 등이 원활하게 될 수 있는 방식으로 개편했다"고 강조했다.
 
 
◆ 약사회 패싱 논란 속 약정협의체·총선기획단 출범 예고
 
그렇다고 집행부 초기 성과만 나왔던 것은 아니다. 집행부 교체 시기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던 약학대학 신설 추진은 집행부 출범과 함께 현실화되며 타격을 입었다.
 
물론 전 집행부에서 해결하지 못한 현안인데다 복지부의 약대 정원 60명 증원 결정 과정에서 약사회가 패싱되는 모습이 나타났던 만큼 현 집행부의 책임으로 돌리기엔 무리가 있었다.
 
다만 약대신설 추진 과정을 통해 드러난 정부와의 논의 구조의 근본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이 더욱 명확해졌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이른바 약사회 패싱으로 불리는 현안들이 늘어나면서 집행부의 대 정부 방향도 구체화됐고 결국 현재 복지부와 약정협의체 실무 논의 단계를 진행 중에 있다.
 
이전 집행부에서도 시도는 됐지만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조정 논의 등 민감한 현안으로 인해 불발된 약정협의체가 사상 처음으로 가동될 수 있을지, 어떤 논의 결과를 가져올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김 회장으로서도 슬로건으로 내건 '전문약은 공공재'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약사 정책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정부와의 대화 창구가 절시한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대화 시도는 정치권을 향해 있기도 하다. 집행부는 2020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총선기획단을 발족해 약사 정책을 알리는데 힘을 모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불법 편법약국 개설, 약사 면허제, 약학대학 평가인증 등 국회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는 현안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집행부는 앞으로 정치권에 약사 현안을 알리기 위한 행보에도 주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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