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릴레이 단식' 체제 의협, 정말 출구는 필요없나?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20160622161553W0220H0255.jpg

[기자수첩] 지난 2일부터 이촌동 (구)대한의사협회관에서 시작됐던 최대집 의협회장의 단식이 건강악화로 8일차인 7월 9일 마무리됐다.


제5차 전문학회 의료계협의체 회의 이후 의식저하로 중앙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인데, 현재 안정을 취하면서 몸을 회복하는 단계에 있다고 한다.

의사단체의 단식은 최대집 회장에서 그치지 않고,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이어받았다. 그리고 "우리는 의사다"라는 슬로건으로 집행부 전원이 연대 단식 투쟁에 나선 상황.

이런 모습을 지근거리에서 바라보자면, 제3자 입장에서 조차 결연함이 느껴지며, 열정적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동안 지켜본 최대집 회장은 연일 폭염경보로 40도에 육박하는 천막안 더위 속에 물과 소금에만 의지하며, 의료계 관계자 및 여·야 의원들을 맞이하며 주장을 피력했다.

또한 이를 보필하는 집행부 이사진들도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며, 이번 단식투쟁에 온 몸을 던지는 희생의 정신을 보였다.

이런 모습 덕분인지 이례적으로 의료계 내부 각 지역·직역의사회의 지지선언이 이어졌고, 대한의학회, 나아가 전공의까지 단식투쟁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좋은 모습은 딱 여기까지인 것 같다. 의료계가 바라는 문재인 케어 정책변경과 관련한 결과물 측면에서는 '릴레이 단식'이 효과적인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출구전략으로써 타이밍도 놓쳤고, 이때까지의 세를 모았던 결집력이 장기적으로 갈수록 허물어 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실제로 과거 2011년 의약품 약국 외 판매저지를 외치며 단식 투쟁을 했던 대한약사회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

2011년 6월 16일 당시 김구 약사회장은 의약품 약국 외 판매 저지를 위해 단식을 했지만, 최대집 회장과 똑같이 단식 8일차 인 23일 건강악화로 응급실 신세를 졌다.

이후 분기탱천한 약사회는 이후 시도약사회장단, 대한약사회 부회장단, 분회장 등이 바통을 이어받아 단식을 진행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정부가 약사법 개정안을 그대로 추진하면서, 투쟁 동력은 약해져 갔고, 결국 2012년 11월 15일 일반의약품 13품목이 '안전상비의약품'이란 이름으로 24시간 편의점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약사회 내에서는 회장의 실신으로 마무리됐어야 했던 단식을 한 달 넘게 끌면서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결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진행한 정책에 단식만으로 시간을 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이 방문했지만, 의료계가 기대하던 전향적인 입장은 없었다.

그렇다면 의료계 내부의 지지와 여·야 국회의원들의 방문, 대한의학회, 전공의들이 투쟁에 힘을 보태겠다고 선언한 이 시점에서 단식 이외에 다른 형태로 투쟁의 모습을 바꾸는 것은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단식에 중심에 있는 의협 의쟁투 관계자는 "출구 전략이 무엇인가 질문하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질문이다"며 "이번 단식은 눈앞의 결과물을 가져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의료계가 한데 뭉쳐 큰 파도를 만드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눈앞에 보이는 하나의 열매보다, 전체적인 제도의 틀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동력을 모으는데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식을 끝내기 위한 출구는 분명히 필요한 것이다. 역사는 결과물을 생각한다. 고로 이번 단식을 통해 협의체가 만들어지든, 또 다른 투쟁의 발판이 되든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 의료계 내부에서 계속 집행부를 지지할 이유와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최대집 회장이 단식을 시작하면서 정부에 요구한 것은 ▲문재인 케어의 전면적 정책변경 ▲진료 수가 정상화 ▲한의사들의 의과영역 침탈행위 근절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의료에 대한 국가재정 투입이다.

이 6가지 내용들이 포괄적이고 거시적이기에 정부가 무엇하나라도 수용하겠다고 하기는 어렵다.

의료계도 이 부분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면, 끝이 보이지 않는 단식에 집중하기 보다는, 단식투쟁의 효과가 극대화된 지금, 국민 공감대 형성을 기반으로 다음 투쟁 단계인 의사총파업 시기와 건강보험 거부 운동의 디테일에 주목했으면 한다.
<ⓒ 2019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
'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 메디파나뉴스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이메일 기사목록 인쇄
기사속보

이 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메디파나 클릭 기사
  1. 1 국회 복지위, 추가경정예산안 통과..응급실 청원경찰 가결
  2. 2 여야 정쟁으로 닫힌 국회 법사위, 또다시 통과 무산된 첨바법
  3. 3 치협, 2020 총선 정책제안서 등 기획단 구성
  4. 4 투쟁 복귀 최대집 의협 회장, '조직화 총력전' 선언
  5. 5 중증응급환자 신속 헬기이송, 6개 부처 힘 모은다
  6. 6 약사 면허신고제 법안소위 합의…6대 법률 개정안 추진 '순풍'
  7. 7 국내 조혈모세포이식 관심 높아져‥해외·유관학회 교류 활발
  8. 8 `백신`도 블록버스터 시대‥시장 더 커지고 다양화
  9. 9 혈액백 담합 2개사에 77억 부과..녹십자MS 검찰 고발
  10. 10 의협, 16일만에 단식 종료…"실무투쟁 시작"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포토
블로그
등록번호 : 서울아 00156 등록일자 : 2006.01.04 제호 : 메디파나뉴스 발행인 : 조현철 발행일자 : 2006.03.02 편집인:김재열 청소년보호책임자:최봉선
(07207)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로21가길 19, B동 513호(양평동 5가 우림라이온스벨리) TEL:02)2068-4068 FAX:02)2068-4069
Copyright⒞ 2005 Medipana.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