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준비 중 돌연 심정지로 사망‥"의료과실 단정할 수 없어"

심정지 원인 밝혀지지 않아‥합리적 범위 내에서 의료진 주의의무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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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교통사고 후 골절 수술을 준비 중이던 환자가 심정지로 결국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가족들은 막연히 의료진이 앞선 검사 및 치료 과정에서 무언가 주의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에 심정지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환자의 심정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의료진의 과실을 의심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는 오토바이 운전 중 사고를 당한 A씨의 유가족이 B병원을 상대로 5억6천여만 원의 손해배상을 제기한 소송에서 B병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2015년 9월 13일 2시 45분경 발생한 교통사고다. A씨는 해당 사고 후 119 구조대를 통해 사고지역 인근의 C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C병원은 진통제와 항생제를 투여하고 산소를 공급한 후 골절에 관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으나, A씨의 유가족들이 연고지에 가까운 병원에서 수술받기를 희망함에 따라 A씨는 같은 날 오후 7시 50분경 구급차를 통해 D대학병원 응급실로 전원된다.

다음날인 9월 14일 새벽 12시 40분경에서야 D대학병원에 도착한 A씨는 각종 검사를 실시하여 응급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D대학병원의 사정상 수술이 지연되면서 A씨 가족들은 다른 병원에서 빨리 골절에 관한 수술을 받도록 전원조치 해줄 것을 요청했다.

D대학병원 의료진은 A씨의 전반적인 상태가 좋지 않으므로 일단 상태가 호전된 후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것을 권유했지만, 가족들의 희망에 따라 A씨는 결국 2015년 9월 14일 오전 11시 40분경 B병원으로 전원된다.

B병원 의료진은 A씨에 대한 각종 검사 결과 및 앞선 병원이 전달한 일련의 증상을 확인하고, 같은 날 오후 7시 30분경 A씨를 수술실로 옮겨 골절 수술을 시행하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B병원 의료진은 A씨에게 국소 마취제인 마케인과 진정제인 프리세렉스 등을 투여했는데, 그때 갑자기 A씨의 맥박과 혈압이 떨어지는 등 이상 징후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결국 수술 준비 중인 A씨의 심장이 정지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B병원 의료진은 A씨에게 페닐에프린과 에페드린 등 승압제를 투여하고, 심장마사지와 제세동을 시행했다.

B의료진의 노력으로 A씨가 다소 안정을 찾은 뒤 B병원은 A씨에게 갑자기 심정지가 발생한 이유를 찾기 위해 각종 검사를 시행했으나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고, CT 촬영을 통해 저산소성 뇌손상과 뇌부종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B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A씨는 결국 2015년 11월 30일 사망에 이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의 부검 결과, 수술 준비 중에 발생한 심정지로 인한 저산소성 뇌손상 등의 합병증으로 A씨가 사망한 것이나, 수술 당시 심정지가 발생한 원인은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A씨의 유가족들은 B병원 의료진이 A씨를 진단 및 치료하는 과정에서 의료상 과실을 범해 A씨의 사망 원인이 된 심정지가 발생했다고 의심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요한 사망 원인이 된 수술 준비 중 발생한 심정지의 원인을 알 수 없고, 실제로 의료진이 A씨에게 행한 의료행위는 일반 상식에서 벗어나 주의의무를 위반한 정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재판부는 "의사는 진료를 행할 때 환자의 상황과 당시의 의료수준 그리고 자기의 지식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진다"며, "그것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닌 한 진료의 결과를 놓고 그 중 어느 하나만이 정당하고 이와 다른 조치를 취한 것은 과실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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