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쏠림 문제는 알겠는데"…해법 고심하는 醫-政

고질병인 대형병원 쏠림문제, 문 케어 가속화 영향 두고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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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의료계의 고질적 문제로 지목되는 대형병원 쏠림현상.

이에 대해 몇십 년간 해법을 찾고 있지만, 각 직역이 모두 만족할 만한 대안이 나오지 않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그 사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비급여의 전면급여화를 골자로 하는 문재인 케어가 발표되면서 대형병원 쏠림현상의 가속화 여부를 두고 일선 의료 현장과 정책 입안자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와 병원계, 정부, 여당 관계자들이 모여 각자 자리에서 대형병원 쏠림 현상에 대한 대안 제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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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병원 쏠림 현상, 일선 의료현장에선 '아우성'

"현장의 목소리는 쏠림현상 심각한데 탁상에서 하는 이야기 들으니까 답답하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이하 의협) 이세라 기획이사는 19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대형병원 환자집중 현황 분석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일선 의료현장의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대형병원 쏠림현상으로 신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획이사는 "MRI가 급여화되고 그달 바로 대형병원의 촬영이 10%가 늘었다고 한다.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이후에도 분명 이런 문제가 있었을 텐데 통계에 잡히지 않았을 뿐이다"며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사들이 심평원에 청구할 때 가급적이면 삭감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청구하게 되는데 자꾸 여기에 얽매이게 한다. 의사가 환자에게 더 좋은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대한민국 의료제도는 허당이다"고 규정했다.

대형병원 쏠림 현상 때문에 개원가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는 것은 의협이 지속해서 하고 있는 주장이다.

개원가에서는 지속적으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과 저수가로 파산 직전인 상황이다"며 진찰료 30% 인상 및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

또한 대형병원에서 중증질환을 진료받게 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경증질환을 진료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유도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기획이사는 "상급종병을 내원한 암환자에 대해 3분 진료를 하는데 처음에는 교수에게 존경을 표하다가 나중에는 욕을 하는 형국이다. 무엇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지 알아야 한다며 "삶의 질을 따지듯이 의료의 질도 따지며 개선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증환자에 대한 진료시간을 보장할 수 있도록 현재 몇 군데에서 시행하고 있는 심층진료를 확대하면 쏠림현상이 줄어들 것이다. 또한, 의료서비스는 분명 대형병원에서 제공할 게 있고 소형병원에서 제공할 게 있다. 환자 의뢰·회송 시스템도 각 단계 병원에 맞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경상대병원의 경우, 가정의학과를 없애면서 수익률이 증가했으며, 고신대병원의 경우, 전산이 잘못되어서 중증환자만 보게 된 상황에서 되려 수익율이 늘었다.

이처럼 중증질환자는 대형병원으로 경증질환자는 동네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기획이사는 "의원급은 문턱을 낮춰야 쏠림 현상을 막고 대학병원 교수들은 연구 및 전공의 수련에 힘써야 한다. 정부는 의료자원 재원이 한쪽으로 쏠려 빈부격차가 없어지도록 정책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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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전달체계 귀책은 대형병원? "마치 죄인 같아"

대형병원 쏠림현상의 문제점이 지난 몇십년 간 지적되면서 마치 대형병원이 문제에 근원인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임영진, 이하 병협)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대형병원 쏠림과 관련해 빅 5병원이 질타를 받고 있는데 언론보도를 보면 마치 큰 병원이 죄인인 것 같다"며 "해당 병원들이 단지 상업적인 관점에서 유치하고 있다고 오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왜곡된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해 상급종병에만 그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 민간보험사 위주로 운영되는 건강보험제도 체계이기에 소비자 통제 기전이 강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가입된 건강보험제도로 모든 선택을 소비자의 선택에 맡기기에 소비자의 기호 변화를 제도적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는 의견이다.

송 상근부회장은 "환자가 대형병원에서 6달 치 약을 받아가는 것이 동네의원에서 1달 치 약을 6번 타는 것보다 이익이라는 것을 분석해서 이용하는 등 우리나라 의료소비자가 영리하게 의료이용을 하고 있다.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물꼬를 터서 유도하지 않는 한 이용형태 변화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가 대형병원 쏠림과 중소병원의 위기를 가속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 병원계는 대형병원 쏠림은 과거부터 지적되던 문제지만 해당 정책이 일조를 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연세대 예방의학과 장성인 교수는 "대형병원으로 쏠림현상이 있다는 것은 이견이 없다. 여기에서 문제는 문재인 케어가 어떤 영향을 줬는지가 문제인데 올해 5월 말 진료비 통계 보면 상급종병 20% 증가했다는 발표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양적 통계 근거는 현장의 문제를 수치화하는 수단이다. 현장에서 쏠림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아우성이기에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대형병원 쏠림은 십수 년 된 사안…"근본적 문제 집중해야"

여당에서는 대형병원 쏠림은 오래된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확하게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전문위원은 "대형병원 쏠림 현상은 몇십 년 간 논의된 문재라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데 여기에서 핫이슈는 과연 문재인 케어가 더 큰 영향을 줬는가이다"고 돌아봤다.

이번 정부의 대표적인 공약으로 대통령의 이름이 붙은 '문재인 케어'가 가진 정치적 의미 때문에 일각에서 비판의 대상으로 삼기 위해 대형병원 쏠림현상의 의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조 전문위원은 "예를 들어 살은 어느 날 갑자기 찌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식습관, 생활습관 등이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누군가는 어젯밤 먹은 야식 때문에 살쪘다고 한다. 이처럼 과거부터 오래된 문제를 종합적으로 보지 못하면 쏠림현상을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당초 정부는 대형병원 쏠림 현상해소에 앞서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먼저 시행하려고 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2년간 20여 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2017년 말, 4가지 기본원칙과 5개 권고 사안이 담긴 초안이 공개됐다.

하지만 의협과 병협의 이견, 외과계열 의원의 단기입원 허용 여부의 대립과 더불어 올해 초 마무리된 의협 회장 선거 등 의료계 내부 정치적 대립 때문에 결국 채택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조 전문위원은 "의료전달체계 개선 이후에 보장성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못했다. 책임공방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 사안의 중심에 있었던 단체가 의료전달체계 고려 없이 보장성 추진을 하고 있다고 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정부는 제도변화를 위한 명확한 용어설정이 먼저 되어야 하며 정부안 주도로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을 마련해보겠다고 언급했다.

보건복지부 예비급여과 손영래 과장은 "대형병원 쏠림의 정의가 상급종병에 몰린다는 것인지 아니면 '빅 5'라는 것인지 종합병원으로 몰린다는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다. 그냥 대화 용어는 몰라도 정책학적으로는 불문명하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이에 대한 정의가 우선되어야 하며, 정책은 대게 증례로 이뤄지는데 이번에 의료이용 10년 치를 분석해보니 상급종병이 두드러지게 올라가지 않거나 의원들 두드러지게 떨어지지 않는다"며 "정부 내에서 어떻게 수치를 해석해야 하는지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이번 달에 초안을 만들어서 논의하려고 한다. 정부안을 중심으로 관련 단체에 의견을 구하면서 조정할 부분을 조정하겠다"며 "모두가 손해를 보는 것을 감안하고 옳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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