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데이터 국민건강 위해 활용돼야 하지만‥"영리목적 우려"

의료데이터 활용 필요성에 공감하지만‥환자 동의 없이 '비식별화' 통한 활용에는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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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잘만 활용하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의료데이터. 하지만 기업의 영리 목적을 위해 사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가운데, 의료데이터 활용 방법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제3회 헬스케어 미래포럼'을 개최하고, '의료데이터,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송시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헬스케어 미래포럼 공동대표)는 의료데이터의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를 얻지 못해 활용되지 못하는 현실을 설명했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공공기관에 축적된 공공 의료 빅데이터가 6조 건을 웃돌고 있다.

이 의료데이터는 잘만 사용하면 개인 정밀의료, 희귀 난치 질환 치료, 신약 개발 및 의료 인공지능 등 국민 건강 증진을 도모할 수 있지만, 악용될 경우 개인의 민감 정보 유출 및 영리적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 등의 우려가 있어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송시영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의료데이터 활용을 놓고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가명화, 익명화, 가식별화 등을 통한 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한 찬반 토론이 벌어졌다.

먼저 윤형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의학은 경험의 학문이다. 과거의 경험을 분석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학문이다. 의료데이터를 활용하지 않으면 의료는 앞으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따라서 의료데이터 활용은 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런데,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가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목적이다. 이 의료데이터를 활용하는 목적이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냐 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라며, 정밀의료와 개인 맞춤의료로의 발전에 있어 개인의 의료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문제는 이 의료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보호의 측면에서 반드시 환자의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는 점이다.

윤형진 교수는 "전향적인 연구에서는 사전에 환자 동의서를 받아 연구를 진행하면 되지만, 후향적 연구의 경우 이미 사망한 환자도 있고, 동의를 받는데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이럴 경우 환자의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시영 교수 역시 "전향적인 연구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환자에게 동의서를 받아 인권을 보호하고 있지만, 그걸로 해결이 안되는 사례가 있다"고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의료데이터의 주인인 환자, 소비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의료기관에 또는 영리 기업에 자신의 의료데이터가 제공된다는 데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먼저 김재용 한양대 건강과 사회 연구소 교수는 "의료데이터의 활용 서비스의 첫 번째 이유는 환자의 진료를 위해서여야 한다. 하지만, 최근의 의료데이터 논의가 개인 건강을 위한 1차적 목적이 아닌,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업화 등 영리적인 2차적 목적에 초점을 두고 있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진정 환자의 건강을 위한 1차적 목적을 위한 활용이라면 당연히 누구의 의료데이터인지 식별이 되어야 한다. 이는 환자도 원하는 바이기 때문에 개인의 동의를 받아서 활용하면 된다. 그런데 최근의 논의는 환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가명화 등 비식별화 등을 통한 활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꼬집었다.

양홍석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변호사) 역시 "개인의 의료정보 활용과 빅데이터 활용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개인 건강을 목적으로 의료 정보를 활용한다고 하면, 환자가 당연히 동의를 하여 적극 활용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개인의 동의 없이 진료 목적이 아니라 2차적 활용에 초점을 두고 개인 정보를 활용하려고 하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영일 진보네트워크 대표는 최근 의료데이터 활용이 빅데이터를 통해 서비스 산업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개인정보를 '가명화'만 하면 개인의 동의 없이 제 3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병원의 의료데이터도 가명 처리만 하면 다른 보험회사나 일반 연구자에게 제공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경우 병원들이 혹은 기업들이 무상으로 정보를 공유할까? 물론 국민의 건강이라는 공익을 목적으로 의료데이터를 활용하겠다고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의료데이터를 가지고 병원 또는 기업들이 수익을 창출하는데 혈안이 될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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