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 중심 평가원, 심사체계 개선으로 신뢰 회복"

[인터뷰] 이동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기획조정관 경험 살려 예산·인력 확보 노력… 특별 심사팀 꾸려 깊이있는 심사"
"의사 심사인력 부족 지적? 낮은 보수·지역적 한계로 심사위원 확충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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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사태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제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심사 체계 개선 등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지난 6월 임명된 이후 인보사 사태에 대한 후속 대책 마련으로 분주하게 뛰고 있는 이동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의 말이다.
 
우석대 약대를 졸업하고, 1991년 보건복지부 약정국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동희 원장은 28년째 공직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화장품관리과장, 의약품정책과장, 바이오생약국장 등을 두루 경험하고 약무직으로 드물게 기획조정관을 역임한 베테랑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이 원장에게 최근 인보사 사태로 식약처에 쏟아지고 있는 질타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인보사 허가 과정의 심사와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모두 담당했다는 점에서 신임 원장으로서의 책임감과 동시에 향후 개선 의지도 크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출입 전문기자단은 23일 이동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사진>을 만나 인보사 사태에 대한 대응방안과 함께 향후 평가원 운영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인보사 사태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평가원장으로 취임했다. 소감을 전한다면.
 
- 인보사 사태로 식약처와 평가원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사상 초유의 검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그로 인해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렸고 중심에 평가원이 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현재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평가원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지 구상을 하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신뢰회복을 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평가원이 인보사 사태의 중심이라고 했는데 어떤 이유 때문인가.
 
- 당시 인보사 허가와 심사를 평가원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중심에 있다는 말이었다.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이 왜 없었겠나. 서류에만 의존하지 말고 더 깊이 들여다보고 했어야 했다.
 
국민들에게 신뢰회복을 하기 위한 대책이 있나.
 
- 심사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각 과별로 업무가 있기는 하지만 신약이나 첨단 제품들의 허가신청이 들어오면 특별 심사팀을 꾸려서 가용할 인원을 최대한 활용해 깊이있게 들여다 볼 생각이다.
 
특별 심사팀에는 전문 심사자 그룹을 따로 두려고 한다. 역량있고 경험이 많은 심사자를 위주로 전문 심사자 그룹을 만들 생각이다. 허가신청에 대해 한 과에서만 보지 말고 다른 과에서도 교차 검증을 해서 혹시라도 미비한 점이 있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평가원에 연구직이 1,000명 근무하고 있는데 반은 공무원, 반은 공무직이다. 그들이 연구와 심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
 
심사체계 개선과 관련해서 최근 평가원 내 심사관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의사 심사인력 부족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어떤 입장인가.
 
- 해당 심사관이 주장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의료제품 심사에서 의료인들이 심사할 부분이 충분히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의사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 그러나 공무원으로 채용을 하고 싶지만 낮은 보수와 오송이라는 지역적 한계가 있어 어려운 상황이다.
 
의료인은 전체 6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3명이 의사, 3명이 한의사다. 현실적인 이유로 부득이하게 허가 심사부분에 심사관으로 13명을 두고 있지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더 많은 인원에게 전문적인 자문을 받고 싶지만 예산에 한계가 있다. 더 많은 예산을 받도록 협의하고 있고 예산이 확보되면 각 분야별로 의료인력을 확충하려고 한다. 특히 임상시험 부분에 도움을 받고자 한다. 예산과 수반되는 부분이 있어 조심스럽지만 목표는 25명 정도가 최선이다.
 
임상시험 검토 등의 업무 뿐 아니라 식약처 정책이나 허가 등 관리자로서도 의료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현재로서는 심사위원을 확충하는 것이 최상이 아닌가 싶다.
 
의사 심사관들에 대한 인력 확보 계획이 있다고 하셨다. 일각에서는 임상시험에 대한 경험이 없는 의사들을 채용해 실질적인 심사 과정의 어려움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전공과목은 내과, 신경과 등 다양하다. 정원 17명 중 실제로는 15명이 근무 중이고 2명은 육아휴직 중이어서 13명이 실질적으로 근무 중에 있다. 대부분 병원에서 근무를 해봤고 상당한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다. 대학교수도 있고 제약사에서 실제로 임상시험을 디자인했던 분들도 있어 우려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빅5 병원에서 디자인하는 임상시험에 대해 예상되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피험자에 대한 안전문제 대책이 강구됐는지, 제외규정은 어느 정도 되어 있는지, 안전성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등 포인트를 보기 때문에 충분히 전문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만약 전문성 부분에서 이해충돌이 생긴다면 외부전문가를 통해 협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다시 인보사 이야기로 돌아가면 허가 당시 인보사의 허가와 심사를 평가원에서 담당했었다. 담당 관계자들에 대한 후속조치는 있었나.
 
- 당시 인보사 허가를 담당했던 부장은 의사였고 임기가 끝나 대학에서 근무 중이다. 허가와 심사를 각각 담당한 과장들은 업무에서 배제를 했다. 내부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정부가 사과를 했고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말씀을 드려야 하기 때문에 오랜 고민 끝에 업무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조치는 잘못을 질책하는 차원은 아니다. 우선 조치하고 식약처가 절처하게 한 점의 의혹이 없이 조사한다는 취지에서 우선 배제를 시켜놓고 검찰 조사가 끝나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질책이나 문책은 아니고 우선 대기시켜 놓고 철저하게 진상과 원인을 규명하고 잘못을 따진 다음 후속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담당 관계자들에 대한 업무 배제 조치에 대해 향후 업무에 있어 경직될 수 있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아직 조사 중인데 조치를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한편에서는 더 강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개인적인 잘못은 아니고 정부에서 사과를 했기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국민들이 납득한다는 것이다. 다 맞는 말이다.
 
타 부처 사례도 검토했는데 대부분 업무에서 배제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도 있지만 업무에서 배제해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바이오 분야 등에 전문성이 있는 간부가 많지 않다는 고민으로 인력 운영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이해해달라.
 
최근 국제 신인도를 높이기 위한 식약처의 활동이 활발하다. 평가원장으로서 향후 어떤 노력에 나설 예정인지 설명한다면.
 
- 약대를 졸업하고 정규직 공무원이 됐을 때 제약업계에 희망이 있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다. 그러나 현재 제약산업은 많은 발전을 했다. 우리나라 의약품이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기술수출하는 시대가 왔고, 기업들이 대단히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식약처도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국제협력을 하고 있다. ICH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스위스와는 GMP 상호협정을 맺었다. 유럽에서도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 등재하면서 한국 원료의약품 수준을 인정했다. 베트남과의 입찰기준 2등급 유지 낭보가 전해졌다.
 
평가원이 WHO 교육 센터 지정돼 있어서 다른 나라 공무원을 교육해주고 있다. 식약처 내, 평가원 내 ODA 사업도 열심히 하고 있다. 공무원들을 초청해서 규제와 실험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베트남에도 여러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다양한 국제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약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식약처의 정책을 비롯해 대관 업무와 예산  편성, 조직 관리 등을 총괄하는 기획조정관을 역임했다. 이러한 경험이 원장직을 수행하는데 있어 어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지.
 
- 개인적으로 큰 기회였고 약사가 하기에 어려운 자리였다. 업무를 하면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조직을 어떻게 꾸려나가는지 그림을 그려본 적이 있고 국회와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도 몸소 알게 됐다. 기획조정관 출신의 경험을 살려 예산과 인력확보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
 
평가원장으로 재임하면서 꼭 이뤘으면 하는 계획은 무엇인가.
 
- 무엇보다 평가원은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규제정책이 있어야 한다. 우수인력을 확보하는 부분도 중요하다. 과학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활용하는 부분은 꼭 이루고 싶다.
 
조금 더 가능하다고 한다면 너무나 열악한 허가, 심사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의약품, 의료기기 다 합쳐 76명의 공무원들이 허가, 심사를 하고 있다. 업무가 늘어났지만 인력 확보를 하지 못해 직원들이 힘들어 하고 국민들이 요구하는 안전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산업계와의 소통도 중요한 부분이다. 어떤 계획이 있나.
 
- 산업계와의 소통은 중요하다. 기업과의 소통이 왜 중요하냐고 생각하냐면 항상 기업은 파트너면서 실제로는 고객이다. 어쩔 때는 관리대상일 수 있기도 하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산업계와는 주기적으로 소통을 하겠다. CEO 등과 소통을 해서 그 분들이 가지고 있는 비전, 생각에 우리가 어떻게 맞출 수 있고, 국민 안전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논의해보는 자리를 만들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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