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의료계 금기어 '원격의료'…추진과 반대 '잔혹사'

박근혜 정부에서부터 본격 추진‥ 개원가와 병원계 온도차 존재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강원도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시작으로 알려진 원격의료 추진 파문이 의료계에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는 지난 24일 강원도를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면서 원주, 춘천, 화천, 그리고 철원 지역의 산간·격오지에 의원급을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특례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강원도 격오지의 만성질환자(당뇨병, 고혈압) 중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 동네의원에서 원격의료 모니터링 및 내원 안내, 상담교육, 진단 처방을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같은 발표에 의료계는 "한동안 잠잠했던 '원격의료'라는 망령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격렬한 반대의사를 내비쳤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이하 의협)는 지난 25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반대의견을 피력했으며, 해당 지역 의사회인 강원도의사회도 27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밀어붙이는 원격의료 정책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의료계의 원격의료에 대한 우려는 오늘 내일 일이 아니다. 2013년 이후로 ▲전문의가 많고 높은 의사밀도 등 우리나라 현실 외면 ▲대면진료보다 떨어지는 안전성 ▲의료의 공공재적인 성격과 대치 등 이유로 원격의료를 반대해왔다.

그러면서 의료계는 "원격의료가 아닌 저수가 개선, 의료 취약지 의료기관 및 의료인 지원책 마련, 또는 방문진료 활성화 등을 통해 의료 격차를 해소가 먼저 되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원격의료의 포문을 연 것이다.  
 

1. 원격의료.jpg      

 

 
◆ 박근혜 정부서 구체화 된 '원격의료'…의사-환자 원격의료 허용 추진

'원격의료'와 관련한 문제는 개원가에서 금기시될 정도로 반대가 분명한 사안으로,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을 골자로 통신기기를 이용해 원격지의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료 시스템을 갖춘다.

2013년 의료계 반대의 불구하고 정부는 원격의료 허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에 반발한 2만여 명의 의사들이 2013년 12월 15일 여의도공원에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당시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정부가 원격의료 도입으로 의료를 살려주겠다는 취지로 추진했으나, 실제로는 의료계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자해해 이슈가 집중된 바 있다.
 

0000.jpg


2014년에도 원격의료와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이 극에 달해 3월 10일 의료계 총파업을 하는 실질적인 이유 중 하나가 됐다.

이 과정에서도 정부는 계속 드라이브를 걸며, 6개월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시간이 흘러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가 또 한차례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2017년 3월 법안심사소위에서 마지막 논의된 뒤 의료계 반대로 더는 다뤄지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 추진 중 전화상담의 내용이 들어가자 의료계에서는 원격의료의 시발점이라며 반발의 목소리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어 2016년 8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관한 원격의료 시범사업 현장에 의협 추무진 전 회장이 모습을 보이면서 의료계 내부의 소요가 일어나는 해프닝도 있었다.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로 탄핵을 당하면서 원격의료에 대한 논란은 더 이상 없어지는 듯했다.

왜냐하면,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계속해서 원격의료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며,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도 공약에 "원격의료는 의료인-의료인 사이의 진료 효율화를 위한 수단으로 한정하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기 때문이다.
 

33333333333.jpg


◆ '스마트 진료'로 이름 바꿨지만…결국 원격의료 추진 강행한 문재인 정부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비급여의 전면급여화 일명 문재인 케어가 발표되면서 의사단체와 또다시 대립각을 세웠지만, 원격의료와 관련된 사안으로 부딪히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2018년 2월, 국회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은 원격의료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 발의하자, 의사단체가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여기까지는 입법부의 움직임이기에 예상할 수 있었지만, 2018년 하반기부터 보건복지부 장관이 원격의료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재추진 분위기가 일어났다.

이후 2019년 3월 복지부는 '2019년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국민의 의료접근성 제고를 위해 스마트 진료 활성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바로 '원격의료'를 '스마트 진료'로 이름을 바꿔서 진행한다는 계획. 이에 국회에서는 바로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도 "의료사각지대를 대상으로 의사·환자 간 스마트진료 허용 추진한다고 하는데, 이름을 원격의료에서 '스마트 진료'로만 바꿨다"고 꼬집었다.

또한 6월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커뮤니티케어를 추진하면서 전자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의사-방문간호사 간 'ICT 방문간호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하자, 의사단체는 바로 맞받아쳤다.

의협은 "ICT를 활용한 의료인 간 원격협진 확대는 구실일 뿐 편법적인 원격의료의 시도에 불과하다"며 정책 추진 중단을 요구한 것.

이런 일련의 상황속에서도 정부는 끝내 최근 "강원도 규제자유특구지역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진행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 "원격의료 프레임 벗어나자" 개원가와 분위기 다른 병원계

의사회 입장과는 달리 일부 병원계에서는 "원격의료는 시대적 흐름으로 의사 주도로 모델을 확립해 실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저변에 깔려있다.

다만 '원격의료'에 대한 개원가의 부정적 기류가 강한 탓에 이를 공식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서울 소재 대학병원 A교수는 "원격의료를 언급하면 의료계 내부에서는 부작용을 먼저 떠올린다. 진단적 오류의 문제는 기술의 문제라기보다는 의료 본질의 문제로 ICT 융합으로 의학적 오류가 많아지지 않느냐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발전된 ICT기술이 원격의료에 막혀 있다"며 "스마트폰 있는 시대에, 폴더폰 쓰라고 강요하는 격이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2018년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서울대병원 서창석 전 원장은 "고령화 시대 방문진료와 원격의료는 일정 부분 필요하다"며 "법 개정은 개원가의 반대가 있지만 고민해 보겠다"고 공식적으로 답했다.

또한 부산대병원 이창훈 전 원장과 전북대병원 조남천 원장 역시도 "원격의료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경기도 소재 대학병원 B 교수는 "통신기술이 발달하고 있는 흐름상 시간이 지나 결국 원격의료는 도입될 수 밖에 없다"며 "원격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원격의료를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사속보

이 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메디파나 클릭 기사
  1. 1 건보공단 文케어 홍보 100억.."국민에게 정확한 내용 알리려고"
  2. 2 "20대 막바지, 의료민영화 법안 대거 통과 시도"
  3. 3 2020년 상위 제약사 '긴 터널 지나 재도약' 전망
  4. 4 연말에 IPO 러시…침체된 제약·바이오주 활력 줄까
  5. 5 회수명령 내려진 '디카맥스' 회수 사유 두고 현장은 '혼선'
  6. 6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이번엔 분당서울대병원 갈등
  7. 7 심평원 의정부지원 사옥 건립에 218억 6,300만원 투입
  8. 8 메디톡스 중국 허가 적신호…주가 하락 뒤따라
  9. 9 빅파마 또 한번 '황금알'로 택한 B형간염‥'RNA치료제' 개발
  10. 10 MRI 급여기준 들쑥날쑥..척추염 급여-두통·만성손상 비급여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포토
블로그
등록번호 : 서울아 00156 등록일자 : 2006.01.04 제호 : 메디파나뉴스 발행인 : 조현철 발행일자 : 2006.03.02 편집인:김재열 청소년보호책임자:최봉선
(07207)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로21가길 19, B동 513호(양평동 5가 우림라이온스벨리) TEL:02)2068-4068 FAX:02)2068-4069
Copyright⒞ 2005 Medipana. ALL Right Reserved